미친개가 필요해미친개가 필요해

Posted at 2009. 5. 9. 22:03 | Posted in 수령님 단상록
오랜만에 경상도에 있는 집에 내려왔다. 가기 전 시간이 좀 비어서 회사 사람들을 억지로 꼬드겨 술을 살짝 먹었는데 어쩌다보니 터미널에서 두 시간이나 기다려야 하는 일이 생겨버렸다. 술기운에 책은 읽기 힘들어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낸 후 겨우 버스에 탈 수 있었다.

버스에 타고 내려 다시금 음악을 재생시켰다. 그러자 귀가 찢어질 정도의 큰 소리가 고막을 자극했다. 별로 찢어진다고 큰 문제가 생길 정도로 비싼 귀는 아니지만 반사적으로 이어폰을 뽑아버렸다. 서울에서 수 개월간 유지하고 있었던 볼륨이 지방으로 내려가서야 비로소 엄청난 데시벨을 자랑하는 소리임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그간 넘치는 소음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 이상의 데시벨을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속에서 내 귀가 얼마나 상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사실 뭐, 소리만이 그렇겠는가? 우리의 삶은 온통 오감을 자극하는 소음으로 가득 차 있다. 신문을 보아도 소음, 티비를 보아도 소음, 인터넷을 해도 소음. 더 웃긴 것은 소음 생산자들끼리의 애널서킹과 자화자찬, 이를 넘어서서 가지고 있는 대단한 자부심과 있는 척인데 보고 있기가 참 거시기하다. 마치 이어폰으로 청각적 소음을 폐쇄하듯 그냥 적당히 내 스스로 필터링을 하고 있지만 내 영역까지도 알아서 넘어올 정도로 커져가는 소음을 보면 정말 미친개가 필요하다는 생각만 머리 속을 감돈다.

깨물어 버릴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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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악하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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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야새
    무슨 음악 좋아해?
    소녀 시대 말고...
    • 2009.05.10 14:54 신고 [Edit/Del]
      소녀시대는 소녀를 좋아하지, 음악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_-
      좋아하는 음악은 음악을 별로 안 듣는 편이라 한정되어 있어서 밝히기가;;;
  2. 엉덩이 깨물다가 이빨 튕겨져 나갈만큼 탱탱해 보이네염..;;
  3. 소음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소음을 재생한다..라는 글귀가 참으로 애석하지만..
    저 깨물고 싶은 엉덩이야말로 나를 지키는 원천이 된 것은 확실하군요..ㅋㅋ
  4. 윔비쉬
    저런 엉덩이를 보면 왠지 도망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상일까요?
  5. 김선생
    블라인드 안당하시기를 비옵나이다 ㅜㅜ
  6. 판대기
    WhiteNoise 효과를 보셨군요.
    한밤중에 2층아래집으로 추정되는 자가 음악을 어찌나 세게 틀어대던지,
    문제는 벽에 귀를 대보니 옆집인것도 같고, 바닥에 대보니 아랫집인것도 같고.
    결국은 2층아래 여사님으로 결론내렸는데, 그와중에 갑자기 어느 작가가 했던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왜냐하면 옆집.아랫집 소음으로 누군가가 이 공간에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말이 떠올랐네요
  7. 사진 좀 올리지 마세요.
    회사에서 보다가 깜딱 놀랐자나요..
    가뜩이나 장가 못가 변태취급 받는데...
  8. 달아요
    저도 사무실서 보다가 깜;;; 놀;;;;;;
    윽...
    야해요... 마니.................. @@
  9. 이승환이라 남기넘 뭐란겨.. 똘빡이 좆순같은 딸딸이치고 있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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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개기는 가수들은 어디로 간 걸까?사회에 개기는 가수들은 어디로 간 걸까?

Posted at 2008. 9. 29. 22:25 | Posted in 풍기문란 연예부
딸갤의 문화 대통령이라 할 수 있는 충용무쌍횽께서 최경태 선생님에 대한 포스팅을 해 주셨습니다. 저 역시 음란물에 관계된 일이라면 나름 불을 켜는 족속이라 최경태 선생님의 존함은 익히 들어왔으나 충용무쌍횽이 친히 포스팅을 해 주니 이해가 한 층 깊어짐은 물론 크게 느끼는 바가 있군요. 특히 최경태 선생님의 "예술은 끊임 없이 개기는 것, 사회에 끊임 없이 개기는 것"이라는 말씀은 그야말로 속을 후벼 파는 느낌이더군요. 내 비록 못난 블로그를 운영하나 좋은 글 하나 소개하고 끝마치려던 중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사회에 개기는 가수들'은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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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예전이라고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가끔 티비에 이 놈들 얼굴이 비추었습니다. 하다 못해 카우치 자지 노출 사건으로 유명해진 럭스만 해도 무지하게 사회에 개기는 가수였습니다. 박준흠씨의 리뷰를 보면 대충 감이 오겠지만 가사 한 줄 한 줄에 혼이 담겨 있는 놈들입니다. 물론 당시 언더 애들을 하나씩 나오게 하는 이상한 추천 제도가 있어 등장한 거지만 이렇게라도 나왔습니다. 이제는 아예  펑크락하는 애들은 보이지도 않고 언더 애들도 얌전한 멜로디에 고운 가사만 보입니다. KBS 뮤직뱅크를 쭉 보니 올해 들어 한 번도 펑크 계열이 출연한 적이 없는 듯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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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니놈들의 이런 모습에 반하지 않았다

뭐 제가 모르고 넘어갔을수도 있지만 그래봐야 한두번? 그 정도 있으면 어떻고 없으면 어떻겠사옵니까? 더 아쉬운 점은 그나마 가끔 티비에 나오는 애들이 영 배고픈 맛도, 개기는 맛도 없다는 점입니다. 노브레인이나 크라잉넛이 그나마 좀 떠서 가끔 티비에 얼굴 좀 들이미는데 얘네들이 옛날 걔네들 맞나, 하는 생각이 좀 듭니다. 말 잘 듣고 배가 불러야 뜰 수 있는지, 뜨다 보니 말 잘 듣고 배가 부르게 된 건지, 아님 순종적이고 배 부른 노래를 내세우며 배고픔과 개김을 퍼뜨리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닭과 달걀 놀이를 하기에는 심심하고 아쉬움만 줍니다.

펑크락이 버로우라면 힙합은 안습입니다. 민가에 아직까지 애착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는 좀 상업성에 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도 저는 거북이의 '사계'나 MC-sniper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도 괜찮았습니다. 물론 그 지독하게 암울한 현실을 고발하는 메시지가 이들을 통해 윤색되면서 본래의 느낌은 많이 퇴색되었음이야 차치하고서라도 이렇게라도 그 '현실 고발적' 메시지가 조금이라도 전달된다면 전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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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주머니의 생계를 위한 행동은 열외

그런데 요즘 힙합하는 놈들은 왜 이리도 신나게 살아가는 겁니까? 물론 힙합 자체가 '좆대로 떠드는 것'이지만 이거 너무하잖아요. 좆대로 떠드는 인간들의 메시지는 그저 '여자 먹을래'와 '세상 좋구나, 지화자, 놀아 봅세~' 입니까? 여자들은 '나 비싼 여자야, 남자들아, 깝치지 마~' 하거나 성경에 나오는 뱀마냥 '함 따 먹어 보소' 하며 도발적 가사와 함께 살살 흔들어 대는 게 '좆대로 떠드는 것'입니까? 사실 좆대로 떠들려면 우리 삶에 서러운 게 얼마나 많아요. 뭐 가난하고 못 살고 이런 사람들까지 굳이 갈 것도 없습니다. 대통령이라는 놈이 벌써 국민들 주둥아리를 쥐어 틀려고 되먹지도 않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힙합은 형식에서도 그렇습니다. 옛날 초창기 힙합 한다는 애들이 깝칠 때는 좀 어설프고 그래도 나름 개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모든 장르가 다 그렇기는 하지만 힙합은 '원조병'에 걸렸나 하는 느낌마저 납니다. 모두가 미국 스타일과 얼마나 더 닮았나를 경쟁하는 모습을 보면 한 숨 푹푹입니다. 예인님이 경제적 음악이라는 글에서 전혀 문화계를 풍요롭게 하지 못하는 번안 문화를 질책한 것도 이와 맞닿는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지금 블로그를 쉬고 계신 ozu님은 '꼴에 마초 근성만 배워 왔다'고 비판한 적도 있지요.

예전 검열이라는 되먹지도 않은 놈 때문에 아예 노랫말도 맘대로 적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게 이 때가 오히려 더 '개기는 가수'들이 눈에 띄었던 것 같습니다. 저 멀리 신중현, 한대수 등까지 거슬러 올라 갈 것도 없습니다. 요즘 번역기 돌린 듯한 가사로 노래하는 서태지만 해도 '시대유감'이 사전심의제에 걸리자 그냥 가사 없이 앨범을 발매한 적이 있습니다. DJ. D.O.C도 L.I.E 등으로 이래저래 세상을 씹어 댔고요. 그 때는 힙합이 음은 좀 어설퍼도 지금처럼 사랑놀음 뿐 아닌 세상 씹기도 있었고 펑크나 록도 종종 보였습니다. 물론 이런 노래들이 공중파를 탈 일은 거의 없었지만 적어도 자신들의 상황에 대해, 사회에 대해 음악으로 항의를 해 온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무슨 중2병으로 보이는 친구가 옷에 이상한 걸 덕지덕지 달고 나이 들만큼 든 양반이 변증법을 끌어들이는 초딩적 레벨의 가사를 아이돌 가수에게 내밀고서는 사회적 메시지라고 폼 잡는 꼴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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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깊은 뜻이...!!!

음악은 힘이 셉니다. 제가 얼마 전 어떤 컨텐츠가 살아남을까? 라는 글에서 감각성, 서사성, 인격성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음악은 이 세 가지 모두에 해당합니다. 태생적으로 감각적이며 그 안에 가사는 하나의 서사성을 지니고 가수가 진실을 이야기하려고 하고 싱크로하려는 의지가 있는 이상 인격성 역시 살아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 강한 힘은 어느 새 기존의 틀을 깨 더 역동적이고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기보다 기존 사회를 유지하는 데 봉사하고 있는 것으로만 보입니다.

연예인은 사회를 리드하는 계층입니다. 정치인들은 무슨 개소리를 하든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습니다. 물론 이 놈들이 사회를 계몽할 이유도 없고 그런 사회는 정말 끔찍한 일이겠지만 거대 기획사의 가수 외에는 그저 롱테일로 밀려나는 한국의 음악계는 사회 비판적인 음악이 주류 편입하고 수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는 영미 음악계와 참 좋은 대조를 이룹니다. 물론 시장의 크기도 있기는 합니다. 역사도 짧고요. 그런데 시장은 예전보다 더 커졌고 역사는 길어졌는데 대체 왜 이렇게 흐른단 말입니까? 그저 구석에만 찌그러져 있을 그들을 그리워하며 티비와 PC, 그리고 우리를 지배하는 누군가들에게 최경태 선생님 다큐멘터리를 한 번 보여주고 싶을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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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저같은 무지랭이보다 언제 너바나나님이나 민노씨, foog사마가 이에 대해 다루어 주시면 좋을 듯 합니다.
  1. intherye
    저도 얼마 전 뻥삼이를 다시 들으면서 아쉽게 느꼈던 점입니다..
  2. 이뉴
    ...전 이 글을 보면서 왜 카시오페아의 공습이 두려운 걸까요? 후.. :(

    제가 보기엔 이건 SM의 영향이 좀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태지 이후에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가수가 없던 그 시절에 HOT로 이 영역을 차지하면서, 이 반사회적인 이미지도 잘만 포장하면 '상품'이 되어버린다는 전례를 만들어 준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 이거 기회 있으면 포스팅 좀 해보고 싶은데, 요즘 원서 쓰기에 바빠서;;
    • 2008.09.30 15:52 신고 [Edit/Del]
      오면 뭐 별 수 있습니까, 문 닫아야죠 -_- (소심...)

      HOT가 확실히 영향을 준 게 얘네들은 이상한 메시지 들고 나오고 심의에서 뭐라고 하면 무조건 준수하는 신기한 방향을 채택했거든요. 저는 원서를 몇 장 안 써서 무지 한가합니다. 2학년 이후 이렇게 여유 있는 나날은 처음인 듯 -_-;;;
  3. 그리고 게기더라도 의미가 있게 게겼으면 좋겠습니다. 포장을 그렇게 해서 그런지 눈에 힘주고 선생이 하는 말 안듣는게 게기는 것의 전부라 생각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저 '오정반합'이라는 건 정말 웃음이 나오네요. 철학이라는 것이 굳이 꼰대들의 전유물이 될 필요야 없겠지만, 동방신기가 춤을 추며 한명씩 나와 정반합의 원리를 말한다... ㅡ.ㅡ 차라리 그냥 생긴데로 놀았으면 좋겠습니다.
    • 2008.09.30 15:55 신고 [Edit/Del]
      확실히 요즘 겉멋은 예전과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예전은 좀 풋풋한 맛이었다면 요즘은 개폼이라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든다고 할까요? 가끔 어린 연예인들을 봐도 그런 느낌이 좀 나고요...
  4. 음악이란 매체는 기타 다른 표현방식보다 훨씬더 동시대 대중들의 기호와 정서를 민감하게 반영한다고 봅니다. 이것은 사회에 개기는 가수들이 사라진게 아니라 이제 개기지 않는 사회가 되어버렸다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그런데 저 식염수향이 물큰 피어오르는 젖가슴과 게다리춤을 과시하고있는 아줌마도 힙합하는 사람입니까?
    • 2008.09.30 15:54 신고 [Edit/Del]
      옳으신 말씀입니다. 제가 언제나 '청중이 곧 컨텐츠'임을 강조하는 게 바로 이 부분인데 음악의 메시지는 특히나 시류에 빠르게 반응하는 듯 합니다. 그래도 대자본에 잠식된 현재의 모습은 좀 아쉽기는 하군요.

      저 아주머니는 미스 월드컵입니다. 노래는 안 들어봤는데 힙합이라 우기더군요(...)
  5. BeLL
    왠지 '혁명을 팝니다'라는 책이 생각나네요.
  6. O정반합!!! ㅋㅋㅋㅋ 저런 유머를 진지하게 하다니.. ^^
  7. 정말 파워풀한 퍼포먼스의 절정이군요!!
    대한민국에도 저런 뮤지션이 있었다니
    문장이 환상적인 아카펠라 자체입니다.
    O 정반합 아름다운 청년들이군요.ㅋㅋ
  8. 역시 개기는게 있어야 사회가 발전할 수 있죠. 요즈에는 개기지 못하도록 아예 돈이라는것을 너무 강조해놓은것 같습니다. 모두들 개기기전에 돈에 굴복해 보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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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언제나 저급 문화게임은 언제나 저급 문화

Posted at 2008. 1. 14. 01:44 | Posted in 폐인양성소 게임부

(올리고 보니 글이 끊겨있어 대충 땜빵해 재발행합니다. 하여간 이 놈의 쓰레기 컴...)

인터넷 돌다보면 심심찮게 보이는 게 영화든 책이든 꼭 봐야 한다는 100개, 1000개 리스트다. 개인적으로 뭔가에 매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이런 리스트는 완전히 무시하는 편. 나 보고 싶은 책 보고 영화 야동 볼 시간도 없는 세상에 왠 이런 것까지 신경 써야 하겠는가? 물론 참고 정도는 하지만 블로거 리뷰만큼의 신경도 쓰지 않는 참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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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들보다야 낫지만...

그런데 재미있는 게 게임도 가끔 이런 발표를 하는데 이 게임 다 해 봐야겠다는 인간은 아무도 못 본 것. 사실 역사로 따지면 게임이 좀 일천하기는 하다만 현재 위치에서 딱히 이들 매체보다 못난 게 있을까 하는 점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게임은 인간과의 상호작용이라는 엄청난 개성을 가지고 있기에 지금까지 성장속도는 물론 앞으로의 발전가능성도 훨씬 크다는 게 내 생각이다. 물론 물론 음악이나 영상도 부분적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한 퍼포먼스를 만들어가고 있으나 그게 기본에 깔려 있는 게임과 비교할 때 그 정도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

역사가 일천한 것은 사실인데 그래도 그 짧은 시간 속에 엄청난 속도로 분화와 발전을 거듭해 왔고 그 나름의 고전도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대개 ‘고전’이란 게 무지무지 훌륭한 책이나 음악을 언급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요즘처럼 책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보다 선택된 인간들만 저술이 가능한 시대가 완성도 높은 책이 많았겠는가? 고전은 완성도라는 기준을 떠나 이후 큰 영향을 준 놈들을 의미한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가끔 ‘우리 시대의 고전’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일테고. 그런 면에서 게임도 상당히 많은 고전을 갖추었다고 봐야 하지 않나 싶다.

물론 집적된 양에서 타 매체와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은 큰 페널티다. 하지만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 사실 게임은 하나 나오기가 무진장 어려운 매체라는 점이다. 책이나 음악 혼자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넘쳐도 게임 혼자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러한 한계는 게임을 음악보다는 영화에 대비되게끔 하는데 양 쪽 모두 하나 만들려면 꽤 많은 인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덕택에 산업 구조도 비슷하게 되어가는데 무진장 돈 쓴 영화와 게임 위주로 흐르고 나머지 놈들은 머리 쥐어짜내거나 적당히 베끼며 찍어내듯 만들어내며 삶을 연명한다는 것, 물론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은 아이디어와 구조로 돈 버는 분들도 있는데 대표적 아이디어는 모텔 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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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 고수익 보장 사업

뭐, 산업 구조가 비슷하다고는 해도 백 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영화와 게임이 맞짱 뜰 위치에 속해야 한다는 것이 무리라는 것은 인정함. 그래도 게임은 너무 고급 문화, 혹은 예술로 지위를 부여 받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다. 대개 예술을 언급할 적 '창조성'과 '완성도'가 그 주 요소이며 주로 그 초점은 전자에 맞춰져 있다. 게임이 비록 역사도 짧고 많은 양이 집적되어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굉장히 많은 창조적 도전이 있었음은 사실이고 지금까지도 타 매체에 비하면 그러하다. 물론 언급한 것처럼 양과 역사의 차이에서 나오는 한계야 존재하겠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재미와 예술 사이, 상업성과 예술성 사이 어떠한 벽이 존재한다고, 혹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관념이 아닐까? 이러한 벽이 있는 한 일단 재미와 상업성이 동반되어야 하는 게임의 특성으로 인해 게임이 그 자리에 들어서는 것은 절대 무리일 듯하다.

사실 지금 게임의 지위만 해도 엄청나게 올라간 것은 사실이다. 저 옆 섬나라야 원래 좀 알 수 없는 나라인지라 게임이 얌전히 정착했지만 – 더군다나 이게 세계를 쓸었기에 나름 민족주의가 힘도 되었다 – 코쟁이 아메리카만 해도 애새끼들이 오락실에서 돈 써댄다고 아타리, 미드웨이 등이 초기에 여러모로 애를 먹었다. 가뜩이나 보수적인 한국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음. 오락실에서 친구와 같이 오락하다 보면 친구가 사라질 때가 있었다. 본인만 해도 패드선이 가위에 달랑 날아간 적이 있었는데 그 기분은 그야말로 분서갱유 당한 학자들의 기분. 졸 서러웠음. 그런 생각하면 동네 꼬마들이 닌텐도 DS를 들고 다니는 모습이 참 놀랍기도 하지만 이제 이러한 단계도 넘어 슬슬 게임도 예술로 대접받아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야 않겠지만 이러한 측면이 주목받을 때 더 낫고 새로운 게임이 등장하고 사람들의 창의력을 제고시키고 지평을 넓혀주는 게 아닐지. 아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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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a-1
    모든 텍스트가 그러하였듯이, 게임이 예술이 되는 과정은, 일단 '돈'이 되고 나서, 평론가들이 그것에 정당성을 덧칠해주는 과정을 밟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public friendly가 하나의 요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 2008.01.15 22:19 신고 [Edit/Del]
      두 가지 다 중요한 요소 같습니다. 예술이라 주장함은 그것이 '존재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음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미학적 평가가 이성이라는 탈을 쓰고 있다지만 결국 그것에 대한 애정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봅니다. 전자는 사실 상당히 충족되었지만 급속도로 성장한지라 시간이 필요할 것 같네요.
  2. GoGoGo
    어렸을때 게임을 하면서 받은 낮은인식은 지금 생각해도 불쾌합니다
    게임의 예술로 대접은 당장 힘들지만 과거보다 받는 대접이 많이 발전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개선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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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문화다게임은 문화다

Posted at 2007. 8. 8. 23:05 | Posted in 폐인양성소 게임부

언제나 건전한 아이들을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교육부가 학교 주변 문방구에 게임기를 설치할 수 없다는 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기사) 하여간 이놈의 교육부, 입시 정책이 안 먹히니까 별 희한한 법률을 다 통과시키네요. 이래서 내가 교육부 장관이 되어야 한다니까, 사람들이 다 무시하네. 여러분, 저 교육부 장관 좀 시켜줘요. 그러면 매일 오전수업만 하고 전부 남녀합반 만든 다음에 여름교복은 비키니로 해 줄게요, 깔끔하고 시원해 괜찮을텐데 말이에요. 헛소리는 각설하고...

한국은 게임의 이미지가 유독 안 좋습니다. 하긴 외국에서는 멀쩡하게 즐기는 오락물이 한국에서 이미지 좋지 않은 게 그저 게임 뿐은 아니죠. 즐기는 연령대가 낮은 문화는 한국에서 이미지 안 좋습니다. 만화가 그 대표적인 예죠. 당구나 노래방 같은 경우도 십대가 이 문화에 자연스레 접근하기까지는 상당히 시간이 걸린 어른들만의 문화였죠. 물론 게임이나 만화도 이전 즐기던 계층들이 점점 사회로 진출할 만큼 나이가 들고 나름 시대의 흐름인지라 이미지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습니다. 티비에서 게임기 광고를 뻥뻥 때려대는 게 그 좋은 증거이겠죠. 그러나 나이 든 교육부 아저씨들에게는 그런 게 통용되지 않나 봅니다. 정말이지, 저는 학교 앞 가게에 한두대 있는 게임기를 왜 굳이 없애려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이들 게임이 무슨 사행성이나 선정성, 폭력성을 지니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오락실은 왜 내버려 둔답니까? 피씨방은 거기서 레포트도 작성할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도 댈 수 있지만 오락실은 그런 것도 없거든요.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분명한 점은 이는 기본적으로 게임에 대해 부정적 선입견이 없이는 나올 수 없는 정책입니다. 오락실 가서 오락해도 되지만 학교 앞에 오락기를 치우겠다는 이야기는 이미 수가 많은 오락실을 조질 수는 없으니 거기 갈 놈은 가되 안 가는 애들은 접근 기회를 최대한 차단하겠다는 이야기거든요. 게임의 내용이야 어쨌든 간에 게임에 손대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생각이 없이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발상이죠.

그런데 정말 게임이 이처럼 배격되어야 할 대상일까요? 약간 다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학교 앞 문방구에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쥬크박스가 설치되어 있다면 교육부에서 치우려 하겠습니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굳이 없는 예를 들지 않아도 그 누구도 교내에서 인터넷을 하거나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아이들을 막지 않습니다. 그런데 음악 감상, 혹은 체육 활동과 게임이 과연 어느만큼 다른 것일까요? 물론 이것을 접하는 데 사용하는 감각, 혹은 신체가 다르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도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일정 비용을 지불해 만족을 얻는다'는 점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물론 아직 성장기인만큼 폭넓은 경험이 필요하고 여러 분야에서의 발전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 때 게임에만 빠져 있다면 분명 문제가 있겠죠. 그러나  밥 쳐먹고 오락만 한다면 그건 분명한 문제겠지만 여기서 자유로울 수 있는 분야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중독이나 나가는 돈으로 따지면 조져야 할 쪽은 오히려 온라인 게임 쪽입니다, 아이템으로 애들 코묻은 돈까지 긁어대고 있으니까요. 길에서 백원짜리 몇 개 넣는 오락기와 비교할 게 아닙니다. (하긴 나이먹은 제 친구들 중에서도 카트 아이템 사는 놈들이 있기는 합니다) 물론 오락실에서 장기투숙하는 놈들도 있기야 하겠지만 피씨방과 비할 바는 아닐 겁니다. 그리고 단순히 이러한 이유로, 즉 너무 이 쪽에 과도하게 몰입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접근 루트 자체를 차단하는 것은 야동 무서워 애들 컴 안 사주는 선택과 같습니다. 더군다나 어릴 때부터 입시 공부로 사람 말려대고 스포츠 한 번 선택하면 공부 포기하게끔 하는 나라가 이런 이유 내세우는 것은 좀 웃기네요.

게임은 타 문화와 마찬가지로 엄연한 문화입니다. 이 중에서도 흔히 오락실로 대변되는 아케이드 게임은 예전부터 인식도 드럽고 비록 하향세를 걷고 있지만 나름의 특징을 가진 고유한 영역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 요즘은 오락실을 거의 가지 않지만 익명의 상대와 면대면으로 게임을 한다거나 특정 게임에 최적화된 조작형태 (예를 들어 비트매니아, 펌프 등에서부터 세부적으로는 건슈팅 게임마다 총이 다른 것까지) 를 제공하는 등은 컴퓨터 게임이나 가정용 게임기로는 즐기기 힘든 일이거든요. 이제 아랫동네 섬나라가 그렇듯 게임을 그냥 문화로, 오락실은 그냥 문화공간으로 받아들였으면 하네요. 언제까지 게임이 분서갱유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까?

  1. 저도 어릴때부터 오락실에서 게임을 즐겨오던 한 사람으로 우리나라의 게임에 대한 시선이 정말 안타깝습니다. 어릴때는 부모님에게 맞아가면서까지 오락실을 갔고 나름대로 열심히해서 방송출연도 몇번하면서 나중에도 이 쪽길로 일하고 싶습니다...만.
    어째 게임에 대한 인식은 전혀 바뀌지않는군요. 아니, 조금은 바꼈습니다만 여전히 냉대를 받고있고요.
    거기에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이란 것들은 게임성은 둘째치고 코묻은 돈 갈취하는 게임들이 너무 많으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예전 초창기의 울티마온라인은 게임성도 좋았고 계정비도 3달에 3만3천원이라 정말 재미있게 즐길수있었는데 요즘 게임들은-_-;; 후우;
    • 2007.08.10 12:25 [Edit/Del]
      아아, 오락실 세대로군요 ㅠ_ㅜ 현재 한국 온라인 게임은 너무 코묻은 애들 돈 뜯는 것 같아서 화가 날 정도입니다. 뭔가 방책이 필요할 것 같아요.
  2. 게임이 뭐 잘못있다고 그 난리인지 모르겠군요=_=
    전 아들하고 같이 게임하고 놀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6살이니 곧.. 흐흐..
    ...울온 추억의 게임이로군요. 97년도 소노마때부터 아리랑까지 즐기다가 접은 기억이...
  3. 진정하시구요. 저도 울온 북미섭에서 좀 했구요 :) 아들들도 게임 같이 하지만 문방구 게임기 없애는 건 찬성입니다. 위험한데가 많아요. 도로에 삐져나와서 차량이랑 간섭되고 실제로 죽은 애들도 있었잖아요. 차라리 오락실에 들어가 하는게 낫지...
  4. 음.. 저도 오락실을 없애자고 했다면 반대했겠지만 문방구의 오락기는 확실히 문제라고 봅니다. 왜냐믄.. 위에 댓글 다신 분 말씀처럼 차랑 부딪칠 수도 있구요(문방구용 오락기는 아주 작고 의자도 낮아서 차에 앉은 사람이 못 볼 수가 있어요) 화면도 너무 작고 조악해서 애들 눈에도 안 좋을 것 같거든요. 물론 '없앤다'라는 극단적인 처방보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규제를 내놓는 게 어땠을까 싶지만요..
  5. 저도 울온하고 싶었어요. 흑흑.
    문방구앞 오락기는 여자애들에게는 낯설군요. 문방구앞 게임기는 위험해서 없애는 걸거에요.무조건 겜을 못하게 하려는건 아닐거에요. -_ㅜ
    그나저나 이승환님은 온라인겜은 별로 안조아하시는군요? 쿄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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