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블로그는 브랜드입니까?당신의 블로그는 브랜드입니까?

Posted at 2009. 4. 3. 18:24 | Posted in 불법복제 통신부
예전 민노씨께서 영감을 주는 블로거 트랙백을 요구했는데 한 번에 소개하기는 뭐하고 기회가 될 때마다 한 분씩 소개할까 한다. 

물론 하루하루 내게 영감을 주는 분들은 다르겠지만 그럼에도 굉장히 큰 틀 속에 내게 가장 많은 영감을 주신 세 분 블로거를 시기별로 가른다면 4년 전부터 2년 전 정도까지는 inuit님일테고, 2년 전부터 작년까지는 jean님, 그리고 최근은 구월산님이다.

오늘은 테츠님이 '외국이라면 이런 사람이 파워블로거'라 격찬한 jean님 이야기부터 들어가며 그로부터 받은 영감을 확장시켜 글을 좀 끄적거릴까 한다.


던지고픈 질문은 당신의 블로그는 브랜드인가? 라는 단순한 질문이다.

jean님이 광고쟁이 생활에서 느낀 가장 큰 점을 brand is everything이라는 한 마디로 설명하셨다. 그러면서 계속해서브랜드 파워가 거대 조직에서 분자단위로 이동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예로 클라우디아 쉬퍼를 들었는데, 그녀는 단 한 사람의 모델에 불과하지만 오히려 '명품 브랜드'들이 되려 그녀의 브랜드에 기대야 하며, 반대로 그녀는 그 곳을 떠나 자기 브랜드를 팔면서 얼마든지 일을 벌일 수 있다. 

본인과 클라우디아 쉬퍼의 커플 누드


그럼 이제 블로그를 떠올려 보자. 

개개의 블로그 브랜드가 지니는 브랜드의 총량은 미약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브랜드가 매스 미디어에 기대지 않고도 형성될 길을 열어준 주요 매체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비록 매스미디어처럼 엄청난 확산 능력을 갖추지 못했지만 적어도 그 블로그와의 관계망이 존재하는 범위 안에서는 매스 미디어보다 훨씬 강력한 브랜드 가치를 지닐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은 부정하기 힘들다. 

내가 생각하는 브랜드의 생명은 일관성과 역동성이다. 역동적이되 느슨하게나마 방향성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신뢰라는 생명을 불어넣은 결과물을 브랜드로 파악하고 있다.

블로그는 이런 측면에서 다소 특이한 매체의 성격을 지닌다. 일반적인 브랜드 형성은 대단히 다양한 거점을 통해 이루어진다. 예로 한 저자가 일류 필자로 성공하기까지는 수 많은 책을 만들고 또한 여러 행사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또 기업은 광고, 캠페인 등 다양한 홍보 경로를 필요로 한다. 

전형적인 성공한 저자의 최신작


그러나 블로그는 그러한 다양한 거점의 이동이 없이 한 공간에서 역동성과 일관성을 지닐 수 있다. 

여기에 양방향성과 시의성 등은 신뢰를 부가한다. 마치 하나의 인격체처럼.

하나의 거점에서 자체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형성함은 개인에게나, 조직에게나 꽤나 놀라운 일이고 또한 반가운 일이다. 블로그 이전 어떠한 개인이나 조직이 주목받기 위해, 소위 '뜨기' 위해서는 항상 매스 미디어의 뒷받침을 필요로 했다. 뜨기 전까지는 눈길이 그 곳으로 갈 리도 없었고, 역으로 눈길을 끌기 위해서는 항상 매스 미디어의 논리에 충실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정도의 차는 있지만 누구나 주목받을 기회는 열려 있고 따라서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공고히 할 기회 역시 열려 있다. 

그러나 기업 중에서도 매출액은 높아도 브랜드 가치가 형편 없는 곳이 있는 반면 매출액은 낮아도 브랜드 가치는 높은 곳이 있듯,  블로그 역시 방문자, 혹은 구독자 수는 많아도 브랜드 가치는 낮은 블로그가 있는 반면 그 곳을 찾는 이는 소수이지만 브랜드 가치는 높은 블로그가 있다. 어느 쪽이 더 소중한 것인지는 굳이 말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블로그들을 보면 그 목적이 무엇이든 - 아마도 주목받기 위해, 히트수를 늘리기 위해, 잘 보이기 위해 - 자기 브랜드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자주 눈에 들어온다. 


jean님과 처음 만났을 때 들은 이야기 중 하나가 '항상 brand와 utility의 차이를 눈여겨보라'는 것이었다.

이전 연예 전문 블로거들을 비판한 적이 있는데 만약 내가 이들에게 정말 정감이 있다면 '자신을 utility로 격하시키지 말고 brand화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정말 단순히 히트 수만에 연연한다면 별로 할 말은 없지만 언제나 승부는 장기전이다. 하나의 블로그를 utility로 대하는 이들은 언제라도 말을 갈아탈 준비가 되어 있다. 

우리 민족에게는 갈아타기의 피가 흐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것을 brand 가치가 높은 무언가로 대하는 이들은 반대로 귀를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다. 단꿀 좀 빨다가 정작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가볍게 와닿는다면 그보다 더 어리석은 일은 없을테다. 

약간 속물적 이야기를 해 보겠다. 그렇다면 어떤 특성을 지닌 블로그가 브랜드 가치를 더 잘 얻을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답으로 나는 '야생성'을 꼽고 싶다. 예전 어떤 컨텐츠가 살아남을까? 라는 질문에 대해 스스로 감각성, 서사성, 인격성을 지녀야 한다고 쓴 적이 있다. 지금은 여기서 '감각성'과 '인격성'이 엮이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즉 단순히 섹시한 컨텐츠가 아닌 정말 그 사람의 목소리가 닿는 것처럼 정제되지 않은 생명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관리된다는 느낌, 기계적 느낌과 대척점에 있는 야생성을 불러 일으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구체적인 사례를 꺼내다가는 조직 두목님께서 나를 저 꼴로 만들 것이기에 침묵하겠다


동의하지 않는 이들도 있겠으나 약간의 별난 예를 들어보겠다.

개인적으로 그의 모든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머하트님의 블로그는 이러한 야생성이 매우 잘 드러나는 블로그다. 단순히 욕설을 내뱉고 여기저기서 치고받는 점 때문이 아니다. 정제되지 않은 내가 강하게 묻어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그의 의견에 반대할 수 있고 심지어 그를 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그가 일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거짓된 블로거가 아니라는 느낌은 부정하기 힘들다. 

김우재님이나 포카라님의 블로그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이들이 단순히 격정적인 블로거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격정은 감정의 강한 분출이며 이는 상대방에게 거짓이 없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심리학이 이야기하듯 일반적인 인간은 위험을 회피하고자 하며 그 위험의 본질은 불확실성이다. 야생은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다시 강조하자면 해머하트님 정도까지 아니라고 해도 - 솔직히 너무 막 나간다 - 블로그의 공고한 브랜드화를 위해서는 정제된다는 느낌을 배재하는 쪽이 훨씬 더 역동적이며 일관성 있는 길을 뻗어나갈 수 있게 해 주는 길이라고 본다. 사람들은 자신과 술자리를 많이 가진 이를 신뢰한다. 술자리에서는 이성이 느슨해지며 좀 더 야생적인 교감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음주 블로깅을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오프라인에서의 브랜드라고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블로그는 우리의 투영물이다.

물론 인간의 인지적 특성상 '얘는 다 싫어'라는 생각에 이들 자체를 부정할 수는 있겠지만 나는 이러한 유형이 대단히 강한 브랜드를 형성한다고 생각한다.

본인같은 소시빠에게 원더걸스는 악의 축이다, 물론 대 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게 힘들다면 차선책은 역으로 선비형을 꼽고 싶지만 꿈꾸지 않기를 바란다.

선비형이라면 inuit님, sanna님쉐아르님, 채승병님 정도가 생각나는데 단 이는 어지간한 내공과 인격을 지닌 분이 아니라면 꿈꾸지 않는 게 좋겠다. 거짓된 선비는 무지랭이만도 못한 평가를 받음은 역사와 문학 속에서 그들이 얼마나 희화화되는지를 되집어 보면 매우 쉬운 일이다. 그리고 이 부류는 그냥 되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내공과 인격이 있는 분이 블로그를 하면 자연히 이렇게 되니 무시하라고 권하고 싶다.


여하튼 결론은 이렇다. 향수가 되려 하지 말고 향이 되어라. 

블로그를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지 그 생각은 모두가 다르지만 되도록이면 자신의 정체성이 투영되는 공간인 블로그를 싸구려 utility로 전락시키지 않았으면 한다. 항상 까다가 이런 이야기하기도 웃기지만  나는 다음 블로거뉴스에 뜨고자 노력하는 분들이 스스로의 브랜드를 갖다 버리는 뻘짓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향수는 일시적으로 강한 향을 내뿜지만 시간이 금방 사라지는데다가 몇 번 맡으면 질리고 정도가 심하면 되려 불쾌감을 유발한다.

그러나 향의 은은한 향기는 오래간다. 질리기는 커녕 그것을 느끼지 못하게 되면서 되려 그것을 찾는다. 나는 그것이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이를 원한다면 좀 더 '야생적'이 됨을 권한다. '폭력적'이 아니다. 야생에는 다양한 동물이 산다. 그리고 그들 동물은 모두 꾀가 없이 본능에 충실하다.  

본능에 충실한 삶... 좋지 아니한가!!!
  1. 엑박이라 더 궁금해 지는군요.
  2. 글만 읽으려니 핑핑 돈다. 엑스맨 쫌 어케 해 보시길.
  3.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명품 블로거들...... 쩝
  4. 저는 그저 변태허벅덕후 블로거.. 그 이상은 어려워요 ( ㅠ_ㅠ)//
  5. 엑박의 압박...

    그리고 블로그는 상업화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가끔 몇몇분들 블로그에 들어가면 광고배너가 보이긴한데
    전 그게 그렇게 싫더라구요.

    덕분에 수령님 블로그는 편하게 들어옵니다 ㅋㅋㅋㅋㅋ
  6. 비로그인
    음? 해머하트님은 지난 이글루스 대첩 때 "일관성? 그거 먹는 건가염?" 하면서 욕쟁이 블로거로 전직하시지 않으셨나요? 당시 관련 논쟁(?)을 보면서 벙쪘던 기억이 새록새록...
  7. 비밀댓글입니다
  8. kenneth
    브랜드. 참 어려운 내용이지요.
    컨설턴트로써도 브랜드에 대해서, 그리고 브랜드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이야기 하라고 하면
    아직 내공이 덜 쌓였는지 어려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음.. Keeping & Getting Customer라고 마케팅의 본질을 주장하는 켈로그동네 쪽으로 본다면
    이 블로그는 로열티가 뛰어나며, 또한 브랜드로써도 충실한 것이겠지요.
    브랜드가 가장 로열티를 얻는 순간은 바로 로열한 애들이 충성을 맹세하며 옹호하는 집단이 되는
    바로 그 순간일테니까요.
    여하튼. 줄이면 수령사마의 블로그는 브랜드라는 것이죠.ㅎ 아주 높은 급의 브랜드.
    • 2009.04.04 11:44 신고 [Edit/Del]
      저야 뭐 아는 것도 없이 그냥 떠드는... 그야말로 본능에 충실한 생물이지요 -_-

      여하튼 앞으로 저도 좀 벌어먹도록 도움을 주십시오, 마케팅이건 브랜드건 아는 게 없어 죽겠습니다 ㅠㅠ
  9. 어째!! 2년전쯤 부터 존경심이 사라졌다니.. ^^;;
    쫌있다 jean 만나러 갈건데.. 한번 뒷담화를 나눠봐야겠다능..
  10. 브랜드화라(나이키나 아디다스 신발은 아니죠 ^^)..
    확실히 어려운 이야기인듯 합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꾸준히 자기만의 스타일을 유지하고 그것을 더 굳건히 만드는 작업은 쉬운 일은 아니죠.
    또한 그러한 브랜드가 변화에 대해서 거부감을 나타내거나 타인과의 소통에서 상당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경우라면 그것은 브랜드화를 성공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위에서 언급한 블로거의 경우 저와는 그닥 좋은 인연이 있지 않은고로 얘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런식으로 네거티브 브랜드로 나름 이미지를 구축한 경우 나중에 과연 그 브랜드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나저나 생각해보니 제 브랜드 이미지는 뭘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 2009.04.06 23:54 [Edit/Del]
      저 분의 경우 좀 네거티브가 짙어서 지금 꽤 나쁘게 돌아갈 것 같습니다. 몇몇 글에서 인격의 문제가 묻어 나오기까지 해서...

      학주니님은 다 좋은데 글 좀 적게 써 주세요... RSS 밀리면 돌아버림 @_@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기자형 블로거의 미래기자형 블로거의 미래

Posted at 2009. 1. 4. 10:59 | Posted in 불법복제 통신부
며칠 전 블로거, 왜 기자처럼 써야 할까? 라는 글을 읽었다. 중앙일보 이야기는 접어두더라도 이여영님다운 글이라 생각했다. 이여영님이 지적하는 부분은 언론사는 현실적 제약 요인들로 인해 마음대로 떠들 수 없지만 블로거는 그렇지 않은데도 왜 언론과 피차일반의 글들을 생산하고 있는가... 특히 연예계 블로그들이 그렇네, 요런 이야기. 신년 들어 나이 먹으며 눈이 침침해질 일부 블로거들을 위해 고맙게도 요약까지 해 주셨다. 모두 수령님의 은혜에 감사하도록...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멸공의 횃불아래 목숨을 건다

이 글을 보면서 생각한 것은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할 때 인간이 그것을 최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마치 공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가지고 축구나 농구 등의 게임을 바로 고안해 낼 수 없는 것과 같다. 여기에 이르기까지는 이를 활용해 최대한의 주목, 혹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 그리고 수 많은 실험과 우연들이 뒤따라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먼저 참조되는 것은 기존에 존재했었던 미디어이다. 예전 jean님이 해 주셨던 이야기인데 TV가 처음 등장했을 적 TV에서 신문을 읽었다고 한다. 게임기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리모콘을 사용하는 wii와 터치패드를 사용하는 NDS가 등장하기 이전 모두 옛날 옛적부터 존재했던 사각의 키패드와 버튼에 의존했다. 물론 패미컴 시절부터도 오리사냥한답시고 건콘(총)을 판매했고 32비트 게임기 시절에 들어와서는 각종 리듬액션 게임을 위한 컨트롤러들을 판매했다. 그러나 기본사양과 옵션의 차이는 매우 크다. 미디어에 있어서 혁신적인 변화는 생각보다 천천히 이루어진다.

물론 과거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미디어는 그만큼의 높은 이용자 만족도를 가지고 있었기에 이를 무시함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나 높은 이용자 만족도는 동시에 기존 미디어가 우리의 사고방식을 상당히 지배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때문에 새로운 미디어마저도 구 미디어와 비슷한 양태로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언론사닷컴들이 그저 기사를 그대로 올렸던 것과 현재 댓글과 하이퍼링크, 각종 독자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언론사닷컴을 비교하면 그 차이는 잘 드러난다.

잠시 개소리가 길었는데 읽지 않았다면 다행이고 여하튼 이여영님의 글로 잠시 돌아와 보자. 나는 블로거들이 기자처럼 쓰는 게 맘에 들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누구나 주변 미디어의 영향을 받는다. 본인처럼 정신나간 계층은 길 가는 개를 지켜보면 수황 시리즈를 떠올리게 되듯 (이해하지 마라... 이해하지 말라고 쓴 글이니...) 대개 머리가 좀 돌아간다는 양반들은 신문 문화에 굉장히 길들여져 있다. 자연스레 이들의 글은 신문을 따르게 된다. 생각보다 꽤 많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본 이미지는 이 포스팅 및 주인장의 인격과 좆도 관련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에 블로그가 들어온 지 꽤 되었는데도 왜 아직까지 신문을 좇고 있을까? 블로거뉴스도 블로거뉴스고 연예계 낚시 블로거도 낚시 블로거지만 난 한국에 블로그가 들어온 것과 그 질과 양의 비약적 도약은 좀 다르다고 본다. 한국에 블로그가 들어온지 시간이 꽤 걸렸으나 그 질이 비약적으로 높아진 것은, 그리고 그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역사는 의외로 짧다. 왜? 싸이월드가 아닐까? 한국인의 블로그 사용행태는 그간 녹색콘돔 네이버의 힘에 업으며 상당히 신변잡기식, 오프라인 인맥 위주로 꾸려졌다. 이것이 최근 들어 변화를 보이고 있다. 아니, 오히려 현재 싸이월드에 가면 의외로 사진첩에서 다이어리로 조금씩 무게 중심이 이동함을 보이고 있다. 어쩌면 이제 패러다임 쉬프트가 일어나며 싸이월드가 블로그의 영향을 받는 게 아닐까?

어쨌든 이러한 측면서 나는 장기적으로 기자를 따라가는 블로그들은 슬그머니 죽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신문기사는 몇 가지 측면에서 최악이다. 그 감각성, 서사성, 인격성 제로의 따분하고 내용 없는 글들이란 도무지 사람들의 흥미를 끌 것이 아니다. 지금이야 공통의 소재라는 점과 낚시성 제목 덕택에 잘 버텨나가고 있지만 아예 깊이 있는 저널리즘을 추구하든지, 혹은 맛이 가고 가고 또 가는 레벨까지 선정성을 밀어 붙이거나 하지 않고서는 도무지 요즘같이 감각적이고 의견이 담긴 컨텐츠가 횡행하는 시대에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그런 신문기사를 따라가는 블로그들이야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1.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나 RSS를 켜보니 리승환동무의 글이 있군요.....흐

    굳이 교조적으로,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그 틀에 기존 현상을 끼워맞추는건 그다지 체질에 안맞아서 그러려니 하지만 기자형 블로거가 늘어난다기보단 블로거들의 성향이 제너럴하게 흐른다 - 블로그가 웹진의 성격을 띄운다 - 는게 지금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이에 대한 논평과 기타 등등의 얘기는 제가 언젠가 블로그에 관해 쓴 글의 댓글에 김슨상님이 문제 제기하신 댓글에 있,....lol
    • 2009.01.05 15:32 신고 [Edit/Del]
      뭐 같은 이야기인 듯 합니다. 그냥 시대 흐름상 자연히 '해소'될 문제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선생님 글은 열심히 뒤져보겠습니다 -.-ㅎ
  2. 역설적이지만 이 글이 지금까지 포스팅중에 가장 기자가 쓴 글 같네요.ㅎㅎㅎ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3. 뭐.. 다 옳은 얘긴데 왜 하나의 단어에 꽂힐까요?
    녹색콘돔 네이버 ㅋㅋ
  4. 손윤
    이여영님의 글에는 심히 공감하면서도 ....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블로거가 기자처럼 글쓰는 이유는 ...

    "언론사는 현실적 제약 요인들로 인해 마음대로 떠들 수 없지만 블로거는 그렇지 않은데"가 실제로는 아니라는 점도 있고, 결정적으로 블로그가 돈이 안되기 때문에 시간과 돈을 들이지 않고 쓸 수 있는 스타일이 기자(여기에서의 기자는 일반적인 기자가 아님)처럼 글쓰기라서 그런 것은 아닐지 싶습니다.
    • 2009.01.07 13:19 신고 [Edit/Del]
      '실제로 아니고'라는 말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덤으로 '시간과 돈을 들이지 않고 쓸 수 있는 스타일이 기자'라는 말에 기자님들 눈물 흘릴 듯 하네요 :)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사회에 개기는 가수들은 어디로 간 걸까?사회에 개기는 가수들은 어디로 간 걸까?

Posted at 2008. 9. 29. 22:25 | Posted in 풍기문란 연예부
딸갤의 문화 대통령이라 할 수 있는 충용무쌍횽께서 최경태 선생님에 대한 포스팅을 해 주셨습니다. 저 역시 음란물에 관계된 일이라면 나름 불을 켜는 족속이라 최경태 선생님의 존함은 익히 들어왔으나 충용무쌍횽이 친히 포스팅을 해 주니 이해가 한 층 깊어짐은 물론 크게 느끼는 바가 있군요. 특히 최경태 선생님의 "예술은 끊임 없이 개기는 것, 사회에 끊임 없이 개기는 것"이라는 말씀은 그야말로 속을 후벼 파는 느낌이더군요. 내 비록 못난 블로그를 운영하나 좋은 글 하나 소개하고 끝마치려던 중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사회에 개기는 가수들'은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예전이라고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가끔 티비에 이 놈들 얼굴이 비추었습니다. 하다 못해 카우치 자지 노출 사건으로 유명해진 럭스만 해도 무지하게 사회에 개기는 가수였습니다. 박준흠씨의 리뷰를 보면 대충 감이 오겠지만 가사 한 줄 한 줄에 혼이 담겨 있는 놈들입니다. 물론 당시 언더 애들을 하나씩 나오게 하는 이상한 추천 제도가 있어 등장한 거지만 이렇게라도 나왔습니다. 이제는 아예  펑크락하는 애들은 보이지도 않고 언더 애들도 얌전한 멜로디에 고운 가사만 보입니다. KBS 뮤직뱅크를 쭉 보니 올해 들어 한 번도 펑크 계열이 출연한 적이 없는 듯 하고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는 니놈들의 이런 모습에 반하지 않았다

뭐 제가 모르고 넘어갔을수도 있지만 그래봐야 한두번? 그 정도 있으면 어떻고 없으면 어떻겠사옵니까? 더 아쉬운 점은 그나마 가끔 티비에 나오는 애들이 영 배고픈 맛도, 개기는 맛도 없다는 점입니다. 노브레인이나 크라잉넛이 그나마 좀 떠서 가끔 티비에 얼굴 좀 들이미는데 얘네들이 옛날 걔네들 맞나, 하는 생각이 좀 듭니다. 말 잘 듣고 배가 불러야 뜰 수 있는지, 뜨다 보니 말 잘 듣고 배가 부르게 된 건지, 아님 순종적이고 배 부른 노래를 내세우며 배고픔과 개김을 퍼뜨리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닭과 달걀 놀이를 하기에는 심심하고 아쉬움만 줍니다.

펑크락이 버로우라면 힙합은 안습입니다. 민가에 아직까지 애착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는 좀 상업성에 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도 저는 거북이의 '사계'나 MC-sniper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도 괜찮았습니다. 물론 그 지독하게 암울한 현실을 고발하는 메시지가 이들을 통해 윤색되면서 본래의 느낌은 많이 퇴색되었음이야 차치하고서라도 이렇게라도 그 '현실 고발적' 메시지가 조금이라도 전달된다면 전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아주머니의 생계를 위한 행동은 열외

그런데 요즘 힙합하는 놈들은 왜 이리도 신나게 살아가는 겁니까? 물론 힙합 자체가 '좆대로 떠드는 것'이지만 이거 너무하잖아요. 좆대로 떠드는 인간들의 메시지는 그저 '여자 먹을래'와 '세상 좋구나, 지화자, 놀아 봅세~' 입니까? 여자들은 '나 비싼 여자야, 남자들아, 깝치지 마~' 하거나 성경에 나오는 뱀마냥 '함 따 먹어 보소' 하며 도발적 가사와 함께 살살 흔들어 대는 게 '좆대로 떠드는 것'입니까? 사실 좆대로 떠들려면 우리 삶에 서러운 게 얼마나 많아요. 뭐 가난하고 못 살고 이런 사람들까지 굳이 갈 것도 없습니다. 대통령이라는 놈이 벌써 국민들 주둥아리를 쥐어 틀려고 되먹지도 않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힙합은 형식에서도 그렇습니다. 옛날 초창기 힙합 한다는 애들이 깝칠 때는 좀 어설프고 그래도 나름 개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모든 장르가 다 그렇기는 하지만 힙합은 '원조병'에 걸렸나 하는 느낌마저 납니다. 모두가 미국 스타일과 얼마나 더 닮았나를 경쟁하는 모습을 보면 한 숨 푹푹입니다. 예인님이 경제적 음악이라는 글에서 전혀 문화계를 풍요롭게 하지 못하는 번안 문화를 질책한 것도 이와 맞닿는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지금 블로그를 쉬고 계신 ozu님은 '꼴에 마초 근성만 배워 왔다'고 비판한 적도 있지요.

예전 검열이라는 되먹지도 않은 놈 때문에 아예 노랫말도 맘대로 적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게 이 때가 오히려 더 '개기는 가수'들이 눈에 띄었던 것 같습니다. 저 멀리 신중현, 한대수 등까지 거슬러 올라 갈 것도 없습니다. 요즘 번역기 돌린 듯한 가사로 노래하는 서태지만 해도 '시대유감'이 사전심의제에 걸리자 그냥 가사 없이 앨범을 발매한 적이 있습니다. DJ. D.O.C도 L.I.E 등으로 이래저래 세상을 씹어 댔고요. 그 때는 힙합이 음은 좀 어설퍼도 지금처럼 사랑놀음 뿐 아닌 세상 씹기도 있었고 펑크나 록도 종종 보였습니다. 물론 이런 노래들이 공중파를 탈 일은 거의 없었지만 적어도 자신들의 상황에 대해, 사회에 대해 음악으로 항의를 해 온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무슨 중2병으로 보이는 친구가 옷에 이상한 걸 덕지덕지 달고 나이 들만큼 든 양반이 변증법을 끌어들이는 초딩적 레벨의 가사를 아이돌 가수에게 내밀고서는 사회적 메시지라고 폼 잡는 꼴이라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깊은 뜻이...!!!

음악은 힘이 셉니다. 제가 얼마 전 어떤 컨텐츠가 살아남을까? 라는 글에서 감각성, 서사성, 인격성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음악은 이 세 가지 모두에 해당합니다. 태생적으로 감각적이며 그 안에 가사는 하나의 서사성을 지니고 가수가 진실을 이야기하려고 하고 싱크로하려는 의지가 있는 이상 인격성 역시 살아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 강한 힘은 어느 새 기존의 틀을 깨 더 역동적이고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기보다 기존 사회를 유지하는 데 봉사하고 있는 것으로만 보입니다.

연예인은 사회를 리드하는 계층입니다. 정치인들은 무슨 개소리를 하든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습니다. 물론 이 놈들이 사회를 계몽할 이유도 없고 그런 사회는 정말 끔찍한 일이겠지만 거대 기획사의 가수 외에는 그저 롱테일로 밀려나는 한국의 음악계는 사회 비판적인 음악이 주류 편입하고 수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는 영미 음악계와 참 좋은 대조를 이룹니다. 물론 시장의 크기도 있기는 합니다. 역사도 짧고요. 그런데 시장은 예전보다 더 커졌고 역사는 길어졌는데 대체 왜 이렇게 흐른단 말입니까? 그저 구석에만 찌그러져 있을 그들을 그리워하며 티비와 PC, 그리고 우리를 지배하는 누군가들에게 최경태 선생님 다큐멘터리를 한 번 보여주고 싶을 따름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 저같은 무지랭이보다 언제 너바나나님이나 민노씨, foog사마가 이에 대해 다루어 주시면 좋을 듯 합니다.
  1. intherye
    저도 얼마 전 뻥삼이를 다시 들으면서 아쉽게 느꼈던 점입니다..
  2. 이뉴
    ...전 이 글을 보면서 왜 카시오페아의 공습이 두려운 걸까요? 후.. :(

    제가 보기엔 이건 SM의 영향이 좀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태지 이후에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가수가 없던 그 시절에 HOT로 이 영역을 차지하면서, 이 반사회적인 이미지도 잘만 포장하면 '상품'이 되어버린다는 전례를 만들어 준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 이거 기회 있으면 포스팅 좀 해보고 싶은데, 요즘 원서 쓰기에 바빠서;;
    • 2008.09.30 15:52 신고 [Edit/Del]
      오면 뭐 별 수 있습니까, 문 닫아야죠 -_- (소심...)

      HOT가 확실히 영향을 준 게 얘네들은 이상한 메시지 들고 나오고 심의에서 뭐라고 하면 무조건 준수하는 신기한 방향을 채택했거든요. 저는 원서를 몇 장 안 써서 무지 한가합니다. 2학년 이후 이렇게 여유 있는 나날은 처음인 듯 -_-;;;
  3. 그리고 게기더라도 의미가 있게 게겼으면 좋겠습니다. 포장을 그렇게 해서 그런지 눈에 힘주고 선생이 하는 말 안듣는게 게기는 것의 전부라 생각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저 '오정반합'이라는 건 정말 웃음이 나오네요. 철학이라는 것이 굳이 꼰대들의 전유물이 될 필요야 없겠지만, 동방신기가 춤을 추며 한명씩 나와 정반합의 원리를 말한다... ㅡ.ㅡ 차라리 그냥 생긴데로 놀았으면 좋겠습니다.
    • 2008.09.30 15:55 신고 [Edit/Del]
      확실히 요즘 겉멋은 예전과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예전은 좀 풋풋한 맛이었다면 요즘은 개폼이라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든다고 할까요? 가끔 어린 연예인들을 봐도 그런 느낌이 좀 나고요...
  4. 음악이란 매체는 기타 다른 표현방식보다 훨씬더 동시대 대중들의 기호와 정서를 민감하게 반영한다고 봅니다. 이것은 사회에 개기는 가수들이 사라진게 아니라 이제 개기지 않는 사회가 되어버렸다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그런데 저 식염수향이 물큰 피어오르는 젖가슴과 게다리춤을 과시하고있는 아줌마도 힙합하는 사람입니까?
    • 2008.09.30 15:54 신고 [Edit/Del]
      옳으신 말씀입니다. 제가 언제나 '청중이 곧 컨텐츠'임을 강조하는 게 바로 이 부분인데 음악의 메시지는 특히나 시류에 빠르게 반응하는 듯 합니다. 그래도 대자본에 잠식된 현재의 모습은 좀 아쉽기는 하군요.

      저 아주머니는 미스 월드컵입니다. 노래는 안 들어봤는데 힙합이라 우기더군요(...)
  5. BeLL
    왠지 '혁명을 팝니다'라는 책이 생각나네요.
  6. O정반합!!! ㅋㅋㅋㅋ 저런 유머를 진지하게 하다니.. ^^
  7. 정말 파워풀한 퍼포먼스의 절정이군요!!
    대한민국에도 저런 뮤지션이 있었다니
    문장이 환상적인 아카펠라 자체입니다.
    O 정반합 아름다운 청년들이군요.ㅋㅋ
  8. 역시 개기는게 있어야 사회가 발전할 수 있죠. 요즈에는 개기지 못하도록 아예 돈이라는것을 너무 강조해놓은것 같습니다. 모두들 개기기전에 돈에 굴복해 보리죠.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어떤 컨텐츠가 살아남을까?어떤 컨텐츠가 살아남을까?

Posted at 2008. 9. 25. 14:46 | Posted in 불법복제 통신부

예전에 절대 미디어 법칙이라는 되먹지도 않은 글에서 사람들의 마음에 부합하는 컨텐츠를 내 놓는 이들이 살아남는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온전히 같은 내용을 담을 경우 어떤 컨텐츠가 살아 남을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진화를 통한 생존의 대표적 예

저는 여기서도 결국 수용자를 주목해야 한다고 봅니다. 즉 위 질문은 '사람들은 어떠한 특징을 가진 컨텐츠를 받아들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도치시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죠.

어제 강의석에 대한 글을 썼는데 사실무근이 상당히 섞여 있음에도 어떻게 아직까지도 이토록 이야기가 잘 퍼질까요? 광우병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판을 키운 것은 광우병 자체보다 용자 이명박 옹의 대응에 있으나 그 토대를 마련한 것은 광우병 괴담이었죠. 비단 광우병 뿐 아니라 곳곳의 괴담은 힘이 셉니다. 대우조선 매각에서도 괴담이 나돌며 힘을 발휘했는데 왜 대체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아마도 예전에 jean님이 언급한 '서사성' 이 그 답이 아닐까 합니다. 과거 그리스인들은 문자 문화가 확립되지 않았던 시절 기억술을 발전시켰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장소법'입니다. 각 장소에서 하나씩 사건이 일어나며 스토리를 구상하는 방식이죠. 현대 기억의 천재로 불리는 도미니크 오브라이언 역시  유사한 방법을 사용합니다. 단편적인 정보들은 쉽게 인식되지 않으나 이가 스토리를 이루는 순간 우리에게는 더욱 설득력 있게, 깊이 있게 각인되는 것이죠.

'서사성'만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여기에 반드시 더해져야 하는 것이 '감각성'입니다. 우선 '소재의 감각성'이 있습니다. 언론에서 주구장창 스캔들을 때려 대는 이유가 여기에 있겠죠. 굳이 스캔들이 아니더라도 언론은 되도록 다수의 사람들이 많이 주목하는 소재를 채택합니다. 블로거들도 이런 이슈를 잘 다루는데 자신의 관심 외에도 이가 사람들의 주목을 끌 수 있다는 기제가 작동하고 있어서겠죠.

그러나 같은 소재라 해도 얼마나 '맛깔나게' 서술하느냐에 따라 그 느낌의 차이는 큽니다. 즉 '소재의 감각성' 외에 '표현의 감각성'에서 차이가 존재하고 이 부분은 다양하게 발전해 나가고 차이를 부여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같은 스캔들 이야기라 표현의 감각성을 살리기 힘든 신문기사는 밍숭맹숭합니다. 오히려 그 아래 댓글들이 훨씬 흥미진진하죠. 왜 사람들이 신문사에 들어가지 않고 포털에 들어가 뉴스를 소비하는지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사람들의 주목을 끌게끔 할 성격으로 저는 '인격성'을 꼽고 싶습니다. 주체가 드러나지 않는 것보다 주체가 전면에 드러나는 쪽이 신뢰가 갑니다. 물론 인격이 전면에 들어섬은 때로 팩트를 무시할 수 있겠으나 적어도 어떠한 사실에 대해 태도를 확실히 드러나게 하는 편이 수용자로 하여금 특정 컨텐츠를 더욱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할 것입니다. 또한 '인격성'이 '표현의 감각성'을 살릴 수 있는 쉬운 길이며 양방향성도 쉽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까지 정리해 보면 대충 답까지는 아니더라도 전형적인 오답은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신문기사죠. 스트레이트라는 이름 하에 '서사성'은 사상됩니다. 기사체의 미명하에 '감각성'은 죽어버리고 '팩트 중시' 혹은 '언론의 역할'이라는 고정관념 하에 '인격성'은 어딘가에 숨어 버립니다. 오랜 시간 힘을 누려 온 신문은 이제 수많은 미디어 형식 중 가장 매력 없는 것으로 퇴락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방송도 여전히 고정 관념을 깨지 못하고 있으나 영상은 글에 비해 '감각성'이라는 측면이 기본적으로 충족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글은 독자들의 상상력을 무한으로 발휘하게 할 수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되도록이면 편한 쪽을 찾습니다. 집에 들어가면 무의식적으로 티비를 켜고 술자리에서는 티비를 보며 이야기를 합니다. 영상이 지닌 '역동성'이 사람들을 흡입하는 것이죠. TV의 덩치가 커지고 방송 프로그램에 돈을 더 들이게 되며 TV가 힘을 잃는 일은 보기 드물 것 같습니다.

물론 신문사와 마찬가지로 각 방송국 레벨에서는 이 역시 매우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단 차이가 있다면 이미 방송은 제가 언급한 방향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속에서 과연 앞으로 각 매체들이 어떻게 자기 고정관념을 딛고 서사성, 감각성, 인격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저는 이 부분이 상당히 주목됩니다.

'불법복제 통신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디어의 역사는 블로그에서도 반복되는가?  (10) 2008.10.27
한국 검색엔진은 망각의 강  (14) 2008.10.02
어떤 컨텐츠가 살아남을까?  (8) 2008.09.25
Early media polisopher  (11) 2008.08.28
여성'성' 편향의 싸이월드  (47) 2008.08.27
News is nothing  (6) 2008.08.13
  1. 지금까지 글 중 가장 인사이트가 번뜩이는 듯.. 정확하고 훌륭한 분석이오.
  2. 비밀댓글입니다
  3. 민트
    스압으로 귀찮아서 안 읽었네요. 하하하. -_-;
  4. 이렇게 끄집어서 써내는게 능력같아요. 비꼬는게 아니라요.
    꼭 재료가 특별해서라기 보다. 꺼내는 능력이 대단하십니다.
    잘 읽었습니다.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