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은 어릴 때부터성교육은 어릴 때부터

Posted at 2008. 7. 17. 16:36 | Posted in 밝은세상 캠페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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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릇한 싹이 보이지는 않지만 따뜻한 봄기운이 느껴진다면 내가 좀 감성적인 탓일까. '삼한사온'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매섭고 날카로웠던 겨울이 천천히 내 옆을 스치듯 지나간다. 봄비에 얼었던 눈이 녹는다는 우수가 지나고 겨우내 숨죽였던 친구들이 큰 숨을 내쉬는 경칩이 가까워온다.

봄은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왠지 모를 설레임으로, 때로는 견딜 수 없는 그리움으로, 고독한 남자의 외로움으로, 또 때로는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눈꺼풀의 무게로 말이다.

소복히 쌓이는 봄내음의 그리움속에 앞을 따르지 못한 찬바람이 남아, 떠나가는 겨울의 아쉬움을 달래는 것일까? 내가 머무르는 이곳은 아직 차갑고 시끄럽다. 봄바람의 따뜻한 온기를 한가로이 기다릴 여유도 없이 찾아온 불청객 때문이리라.

연이은 성폭행과 성추행. 가족들과 한가로이 앉아 9시 뉴스를 보는 일이, 모닝커피를 마시며 조간신문을 보는 일이, 보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고 안 볼 수도 없는 계륵처럼 변해간다.

언제부터였을까? 우리 사회에서 '성추행'이라는 단어가 이토록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 직장동료에게 가벼운 농담 한 마디를 던지거나, 힘내라며 손을 내밀기도 어려운 이 사회적 분위기는 또 언제부터였을까. 물론 어린아이를 성폭행하거나 술에 취했다는 이유로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만 여겨 행동으로 옮겼다면 응당 그 죄과를 받아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며칠 전 있었던 한 동료의원의 행동은 분명 적절치 못한 것이었고, 어떤 이유에서든 용서받기 힘든 행동이다. 국민을 대신하여 나라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신분으로 그러한 행위를 했다는 점은 더더욱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과거 한나라당 의원들의 술자리 추태에 비추어 볼 때 어쩌면 이번 일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라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의원 개인의 문책이 아닌 한나라당 전체의 뿌리 깊은 반성과 자각이 필요하리라 본다.

그러나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성추행'이나 '성희롱'에 관한 우리의 인식이 그 어떤 명확한 함의를 찾지 못한 채 다소 감정적인 군중심리의 파고를 타고 행위자의 인권과 소명을 무시하며 무조건적인 비판만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사건 또한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려 사건 당사자에 소명의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명백한 '성폭력'의 범주를 제외하고, 사소한 말 한마디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이 분위기는 어쩌면 인간의 에로스적 사랑의 욕구, 다시 말해서 아름다운 이성을 보았을 때 자연스럽게 시선이 가는 기본적인 본능 자체를 무력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한다.

아름다운 꽃을 보면 누구나 그 향기에 취하고 싶고,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만져보고 싶은 것이 자연의 순리이자 세상의 섭리이다.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노출을 하고 그것을 즐기는 여성에 대해 남성들의 그 어떠한 반응조차 용납할 수 없다면 이는 '가치관의 독점'이라 감히 말할 수 있다. 아름다움에 대한 본능적인 표현의 자유조차 용납하지 않는 사회라면 어떤 대화와 타협이 필요하겠는가.

봄이 다가온다. 새 풀 옷을 입은 봄처녀의 모습이 떠오른다. 파릇한 새싹들과 형형색색의 꽃잎들을 구경할라치면, 어디에서 그 향기를 맡았는지 나비와 벌들이 날아와 시선을 어지럽히고, 아름다운 봄처녀의 모습에 뭇 남자들의 가슴이 뛰는, 그 느낌만으로도 마음이 포근해지고 여유로워지는 봄이 온다. 이렇게 우리 모두 좀 여유로운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봄이 오는 길목에 지나가는 겨울이 아쉬움을 달래듯 따뜻한 눈을 뿌린다. 봄바람에 살랑이는 봄처녀의 매력에, 그 뿌리칠 수 없는 봄의 유혹에, 머릿속 가득한 번뇌를 잠시 내려놓고 마음껏 빠져보고 싶은 날이다.

아직 쌀쌀한 기온이지만 봄을 기다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곱게 자란 푸른 잔디를 벗 삼아 파란하늘 가벼이 떠가는 흰 구름을 보며 푸른빛이 연기처럼 떠도는 들판을 한가로이 거니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1. 민트
    알흠다운 글이군요. '아름다움에 대한 본능적인 표현의 자유조차 용납하지 않는 사회라면 어떤 대화와 타협이 필요하겠는가.' 이 부분이 백미네요.
  2. 요즘은 초등학생때부터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성교육이 필요하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일전에 민바위 교육을 갔는데 성교육을 하더군요. 예비군까지 마친 사람들을 데리고 콘돔 사용법을 강의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그 분 고등학교로 보내서 성교육 하시라고 하고 싶더군요.

    주위분들 자녀들 성교육을 하는 걸 보면 요즘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이 되기는 하지만 학교에서 더 체계적인 성교육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
  3. 최연희 의원에게 소명할 기회를 안준거였군요... 이런... 누가 그렇게 매도만한겨? 쿠후후

    한광원 의원은 이시대에 얼마남지 않은 진정한 男性(!)인가 봅니다. 그것도 본능에 충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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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를 위한 변명유니를 위한 변명

Posted at 2008. 7. 15. 18:44 | Posted in 풍기문란 연예부
2005년 2월 28일 쓴 글입니다. 이 글을 쓸 때만 해도 자살 같은 건 생각도 안 했는데, 하여간 복잡하군요.
이미지만 첨부했으며 내용 수정은 없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 좀 없었음 하는데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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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연을 처음 본 것은 2년 전으로 기억한다. '나나나나나~~~' 라는 묘한 추임새를 넣으며 야시시한 옷과 동작으로 날 현혹시키던 그녀. 난 학교에서 곧잘 그녀의 댄스를 흉내내며 흉함의 극치라는 평가를 받고는 했다. 그런 그녀가 별 반응을 얻지 못하고 싸구려 같다는 평가 속에 대중에서 멀어질 때 참 아쉬었다. 그 아쉬움은 채연은 충분히 귀여운 마스크를 가지고 있는데다 글래머였기에 굳이 몸으로 때우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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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본 있을 때 이렇게까지 열심히 했던 것을 생각하면 한국에서의 액션은 아주 당연할 듯.

그런 채연이 얼마 전 2집을 발매하고 인기 1위까지 차지했다. 가수들이 시작이 좋지 않으면 이후 높은 위치를 노리기 힘든 것이 일반적인 것을 생각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더군다나 노래나 랩 등 실력을 위주로 내세우지 않는 섹시 컨셉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베이비복스가 1집 쪽박 찬 후 2집을 통해 재기한 경우가 있지만 멤버 교체와 곡 분위기 일신 등 여러 준비를 거친 후였고 여자가수의 판이 커진 후였기에 어느 정도 가능한 일이었다. 이에 비하면 채연은 2집도 야시시한 분위기라 분위기도 크게 바뀐 점이 없을 뿐더러 가요계는 여전히 춥다.

하지만 1집 때 채연과 비슷한 케이스로 망했던 '유니' 역시 비슷한 컨셉의 2집을 내놓았으나 또 다시 쪽박의 길로 걸어가고 있다. 대체 이런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적어도 외모의 차이는 아닌듯하다. 채연이 얼굴이 좀 더 귀엽고 몸이 좀 더 통통하다는 차이가 있지만 그렇게 큰 차이를 주기는 힘들다. 더군다나 외모 차이 때문이라면 이미 1집에서 이런 인기 차이가 났어야 할텐데 1집에서는 오히려 유니의 이름값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외모 이외의 부분에서 어떤 차별점이 그들의 지금 위치를 낳게 한 것일까? 내 생각에 그것은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두 명 다 쇼프로에 자주 얼굴을 내비쳤으나 댄스 실력을 선보이고 발랄한 이미지를 보인 유니와 달리 채연을 '솔직하고 털털한' 이미지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섹시한 외모에 솔직털털함. 어디서 많이 본 케이스이지 않은가? 해피투게더에서 보인 이효리의 이미지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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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러한 두 역할을 동시 수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 그녀의 스마트함을 빼 놓을 수는 없겠다

이러한 이미지는 섹시스타의 성공공식인 듯 하다. 한국에서는 섹시한 외모에 절대 섹시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이제껏 섹시스타로 공인받은 여자연예인들은 한사코 그 이미지를 부정하는 행동으로 일관했다. 김혜수는 몸매는 풍만풍만풍만... 하지만 인터뷰 등에서 언제나 자신의 지적 능력을 과시하려 했고 엄정화는 무대에서만 섹시컨셉일 뿐, 무대 밖의 그녀는 오히려 최진실에 가까운 성실한 여성이었다. 그 뒤를 잇는 이효리, 채연 역시 무대 밖에서는 한사코 그러한 이미지를 벗어나려 했고 이를 통해 성공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나는 이런 성향에서 한국인의 이중적 성의식이 떠올린다. 한국 남성들은 '침실의 창녀, 생활의 성녀'를 원한다. 이 때문에 여성이 생활세계에서 열린 성의식을 드러낸다면 그 순간 호사가들의 입다마에 지저분한 단어로 규정되고는 한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섹시컨셉을 내세우는 여성들은 필사적으로 그 이미지를 벗어던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들에게 유니와 같은 섹시한 춤을 추는 여자는 '잘 대줄 것 같은 여자'로 규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그렇게 말하는 남성들은 술자리에서 여성 편력을 자랑하기를 주저하지 않으며 그것은 부러움의 대상일 뿐, 지저분한 단어로 규정되지 않는다.

비단 연예인 뿐 아니라 비연예인인 여성들 역시 침실은 내 알 수 없지만 생활에 있어서는 이러한 '성녀(?)'가 되려 노력한다. 그렇지 않으면 같은 이유로 엄청 씹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여성들 사회에서 더욱 심하게 타자화(?)와 자기검열(?)이 이루어진다. 여자 연예인에 대한 질투야 당연하다고 하더라도 유니에게 '천박하다' '싸구려같다' 라는 말을 쉽게 붙이는 여성들을 보면 참 마음이 아프다. 대체 그녀가 무슨 일을 했기에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차피 어떤 여성이든 남성들의 관심과 인기를 원하는데 그것이 이런 왜곡된 형태로 드러나야 하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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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미지 첨부하는 지금 정말 천박한 분은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이런 문제는 섹시스타에 대한 반응 뿐 아니라 외국인 남성이 한국 여성을 가볍게 이야기한 것이나 클럽에서의 선정적 행동이 문제시한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것은 '일부'에 한정된 문제이며 결정적으로 별로 큰 문제이지도 않다. 남성들은 세계 접대비 1위, 혼외정사 1위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하는데 미혼여성의 프리섹스는 왜 그리도 문제삼는지 모르겠다. 여성들에게 전혀 책임을 묻지 않는것도 잘못되었겠지만 이중적 태도를 가진 남성들의 책임이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한다. 여성의 피해를 이야기하면 그저 '군대' '피해의식' '법적 평등' 을 운운하는 이 사회에서 여성들은 참으로 불쌍한 존재이다. 제도 이전에 그들은 이미 의식속에 남성들보다 낮은 위치에 있으며 또한 남성에게 종속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난 섹시한 여성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런 사회에서 웃기지도 않는 이유로 욕먹는 유니를 보면 도저히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그녀도 탈섹시를 위해 용쓰고 있어(츄리닝 입고 다닌다 발언 등)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언젠가 한국 사회에 정말 당당하게 섹시함을 내세울 수 있는 여성연예인의 등장을 기대한다. 가능성은 낮겠지만 그런 여자 연예인의 등장을 통해 여성이 더 당당할 수 있는 사회를 기다려보자.
  1. 섹시한 여성.... 안좋아하시나봐요.
    저랑 비슷한 분을 뵈니 반갑습니다.
    ;
  2. 효원
    여자친구님이 섹시하지 않나요?ㅎ
  3. 민트
    ↑ 저는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그나저나 채연 왜 침대 위에서 통짜허리 내놓고 왜 저런대요..느낌이 안 와닿는군요.
  4. 효원님 잘 지내시죠? 간만에 와서 뻘댓글 달고 갑니다. 사과는 않겠어요.
  5. 예전에 이글루스 시절 쓰신글과 비슷한 맥락이군요.
  6. Astarot
    무지 공감되는 글이네요. 유니를 썩 좋아하진 않았지만(정확히는 배우 시절의 '이혜련'부터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그렇게까지 사람들에게 욕을 먹다가 자살로 생을 마감해야 할 정도였는지 아직도 의문입니다.
    가끔 여자가 여자에게 저렇게 가혹한 말을 아무렇게나 뱉을 수 있는 배경을 살펴보면(같은 여자들조차도 성폭행 피해 여성들에게 '니가 처신을 똑바로 못해서 이렇다'라는 말하는 거 보면 대략 정신이 멍해짐...-_-) 언급하신 '타자화' 같은 게 얼마나 극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새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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