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거림, 그리고 변화찌질거림, 그리고 변화

Posted at 2009. 5. 13. 15:06 | Posted in 예산낭비 문화부
언젠가부터 '찌질거리다'라는 표현이 대단히 많이 쓰이는 것 같다. 대개의 신조어가 그러하듯 그 뜻이 명확하지 않게 쓰이지만 그 핵심은 '소심한 이의 짓눌린 욕구의 누출' 이라고 생각한다.

주인장이 대학 재학 당시 속했던 비밀 결사 단체의 소녀시대 - 慶 여 신입생 지칭 祝 - 들에게  "시위나 테러나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말을 했다. 애들이 좀 벙한 표정을 짓던데 난 사실 그렇게 생각한다. 시위나 테러나 모두 어떠한 불만이 있고 그것을 고치고자 하는 하나의 액션임에는 동일하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는 법에의 청원이나 서명 운동 등 대중에의 호소 역시 마찬가지이다.

찌질거림 역시 이러한 불만 표출의 방법 중 하나인데 그 조건은 이하 네 가지 정도가 아닐까 한다. 

1. 범 사회적 동의를 얻기 힘든 이슈일 것
사회적 동의를 얻는 이슈라면 그 행동이 아무리 유치해 보여도 사람들은 그 행위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2. 불만을 표출하는 이가 능력자가 아닐 것, 적어도 그렇게 비추어질 것
사회적 지위나 능력을 가진 사람의 바보같고 어눌한 행위는 호방하다거나 솔직하다는 말로 포장된다.

3. 제도화된 구조적 창구를 거치지 않을 것
어쨌든 '법대로'갈 경우는 이런 표현이 잘 붙지 않는다. 너무 쪼잔한 일에 법대로 나가면 그런 소리도 듣겠지만.

4. 표현 양식이 세련되지 않을 듯
확인 사살이 좀 미안하지만, 물 지나간 운동권을 떠올리면 될 것 같다. 

그러니까 그 불만이 논리적 정합성을 가진 경우라도 무능력해 보이거나 사회적 지위가 낮은 이가 남들은 별 관심이 없는 문제를 붙잡고서 제도화되지 않은 창구를 통해 자기 삶의 에너지를 쏟아 부을 때, 더군다나 표현 양식에 세련미가 전혀 없을 때  우리는 그것을 찌질하다고 이야기한다는 거다.

그런데 왜 이런 찌질거림이 눈에 자주 띄일까? 난 결국 우리 사회가 아직 많이 닫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구조적으로 그렇고, 구조가 그렇다보니 의식 또한 그러하다. 

1. 우리는 소수의 이슈에 대해 집단 이기주의라 몰아부치기 쉽상, 도무지 소수의 의견을 내놓기가 힘들다.
2. 항상 계급장을 까고 시작한다, 그리고 그게 딸리면 무시한다. 괜히 미네르바의 직업을 강조한 게 아니다.
3. 제도화된 구조적 창구를 이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통과될 가능성이 낮음을 넘어 대개 알려지지도 않는다.

그리고 이 세 가지가 서로를 강화한다. 한 마디로 한국 사회는 불만을 제기하기 힘든 구조가 거의 고착화되어 있다. 술자리에서나 여기저기 욕하지, 불만을 제기해서 그것이 도무지 용납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우선 뭔가 불만을 제기할 때 벌써 주변에서부터 뭔가 싸늘한 눈길을 감당해야 하니까. 제대로 승화되지 못한 불만은 뭔가 잔변과 같은 것들을 내놓게 되는데 이게 곧 4번이고 이건 그야말로 찌질거림에 대한 낙인이 되어 버린다. 

돌이켜 보아도 한국사에 커다란 운동은 4.19부터 촛불까지 많이 있었으나 정작 바닥에서부터 작은 변화가 잘 일어났냐면 그렇지는 않았다. 뭔가 축제처럼 쌓였던 불만이 한 번에 폭발하고는 다시금 불만이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토양이 없었던 그 구조를 유지해 왔다. 사람들의 의식 역시 한 번 모여서 분출할 때는 강렬했으나 일상에서는 오히려 작은 불만들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불만이 제기되고 그것이 구조와 의식이 닫힌 사회에 변화가 일어날 조건이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의 특징이라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개인이 가지는 불만의 폭발 역치는 대단히 높으나 그것이 집단이 될 때 역치가 매우 낮아진다는 점이다.

과거는 그러한 불만 집단 형성이 어려웠다. 은연 중 서로는 서로를 감시하고 있었다. 이것이 표면에 드러날 때 쯤이면 이미 그 모순이 극에 달한 상태였고 대폭발의 축제로 이어졌다. 결국 촛불도 광우병 이런 것보다는 뭔가 구체화되지 않은 불만의 폭발,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촛불이 달랐던 것은 그 불만이 너무나 빠르게 집결되고 폭발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과거와 달리 불만을 가진 개인은 너무나도 빠르게 동료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너무나도 빠르게 그러한 생각을 확산할 수 있다. 그것은 웹을 통해 멀리 떨어진 이를 동료로 맞이하며 동료들은 휴대전화를 통해 근거리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때문에 여전히 구조는 견고하나 개인간의 교류가 폭발하며 과거에는 그저 실망감에 찌질거릴 수밖에 없었던 이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자 하는 의식이 조금씩 싹틀 수밖에 없다. 그리고 결국 의식의 변환은 구조마저도 변화시키지 않을까...  

그저 누군가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제 불만이 있을 때 그저 찌질거리림에 멈추지 않고 동료들을 끌어모을 환경은 갖추어져 있으니 4번, 세련미를 가져달라는 것이다. 진보와 간지에서는 다소 혼란스러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배재와 부정의 간지가 아닌 포용과 긍정의 여유가 필요하다는 게 정답이 아닐까 싶다. 그렇지 않으면 무리짓기는 성공하나 고립된 무리로 남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 많은 불만이 찌질거림이 아닌 작지만 유쾌한 개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회를 꿈꾸어 본다.

덧. 최근 다음 블로거뉴스 - 아, 이제는 view인가? - 에 찌질거리는 블로거들이 왜 이리 늘었는지 모르겠다. 

오늘 짤방은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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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광의 1빠!!
    일단 적고 수정합니다..ㅋㅋ 이제서야 요령이..ㅋㅋ

    상기 4가지의 요건으로 "찌질"의 구조를 설명하시다니!! 역시 대단한 정리!!
    그런데 저는 한가지 더 있다싶습니다만,
    (물론 글의 내용에 함축되어 있지만서도..)
    "찌질하다라고 표현하는 화자는 찌질하지 않아보이지만 찌질해야한다"라는..
    그리고 그 찌질하지 않아보이는 찌질이들이.. 매일 TV에 나오고 있습니다..
  2. 허걱! OTL 이 문제를 어찌 해결해야할지 몰겠슴다. 저 사진 좀.. 어떻게.. 내려 주시죠.. -_-
  3. 간만에 3빠..... 우잉 넘 바뻐요. 죄송 제가 담주 초에 여락 드릴께용^^

    근데 저 사진은 무슨 의민지???
  4. 나는 승환님 보면 너무 부러워. 그 용기와 패기가. ^^;;;;;;
  5. 1. 찌질거림의 성격을 간명하게 분석해 낸 능력이 대단합니다.
    2. 사장님 사진을 짤방으로 사용한 대담함이 멋집니다.

    -_-b
  6. 짤방은 노영심씨 인가요?
  7. 사장님이 짤방으로....ㅋㅋ;;;; 진정한 대인배~!
  8. 흐.. 블코의 이지선님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수령동지의 직장은 블코가 되겠군요.. ^^;
    찌질거림의 극치를 이미 많이 느꼈고 당했기 때문에 그러한 찌질거림에 대해서 동의하지는 않게 되네요..
    4가지의 정리 이외에 다른 무언가가 있는거 같은데 잘 떠오르지 않네요.. -.-;
  9. 비밀댓글입니다
  10. 요즘은 찌질거리는 블로거 보다
    찌질이들의 놀이터인 다음뷰, 블코가 더 대범치 못하고
    정권과 돈에 빌붙어 찌찔거리고 있다는 생각이랍니다. ㅎㅎㅎ

    그러니 저같은 찌질이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놀고 있습지요. 풋~

    다음뷰와 블코가 요즘 왜 합동으로 찌질거리는지...이거...원...
    상쾌하지 못해서...ㅉㅉㅉ

    매번 아날로그처럼 만나서 눈 마주치고
    따뜻하게 손 잡아 줘야 사람인 줄 알고들 있으니
    디지털이 자꾸 뒤로만 가는 듯. 에혀...
    • 2009.05.14 15:11 신고 [Edit/Del]
      블코는 또 왜... orz...
    • 2009.05.16 00:02 [Edit/Del]
      여기 적어놨어요.
      http://mozzin.tistory.com/1092

      이렇게 사용자가 고함을 치면,
      "사정이 이래서 이렇게 됐습니다." "시정하겠습니다."
      뭐 이런 답만 해 주면 이해할 건 이해 할텐데...
      링크 삭제시켜 버리고, 블코채널에 등록도 안 되게 만들고 그러면 다 입니까?

      그 일 후, 이제껏 그런 적 별로 없었는데
      요즘 글 올리면 카테고리 분류도 미분류로 자주 분리 시켜 버리고
      정황상, 아날로그식으로 보복하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고 말이죠.

      사용자가 고함 쳤는데 블코 쪽에서 입 딱 다물고
      네가티브로 방어만 하고 있으니 오해가 더 깊어지지요.
  11. 민트
    왱알왱알...
  12. 썰렁당근
    진흙탕 속에서 깔끔하기는 어렵죠. 눈은 푸른 하늘을 보지만...........

    과도한 노동에 힘드신가 봅니다.
  13. 손윤
    찌질거리는 거야 만인의 특권이니 그렇다 쳐도 ... 징징거리는 ILLHVHL들 때문에 짜증난다는 ... 조만간에 관계가 정리된 후에 자근자근 씹어 먹어 볼 생각인데 ... 그건 그렇고 다음은 망해야 한다는(개인적인 악감정).
    • 2009.05.14 11:03 [Edit/Del]
      본좌님의 블로그를 항상 염탐하는
      (야구라보다는 찌라시즘 쪽으로.. 덜덜덜)
      변방블로거 입니다.

      자근자근 하실 때,
      저역시 속에서 꿈틀대는 미친개의 본능을..
      덜덜덜

      건강하시옵소서
    • 2009.05.14 15:12 신고 [Edit/Del]
      저... 저는 '낭인의 길'을 걷지 않겠다능!!!
  14. 아...
    짤방... 구냥 쉬시지.. ㅋㅋㅋㅋㅋㅋ
  15. 아앗... 어려워요... 어려워....ㅋㅋㅋ
  16. 아직 잘리진 않았나봐요. 오늘 글이 안 올라오는 걸 보니까요. 참, 회사에서도 블로깅 할 수 있었죠? ㅎㅎㅎ
  17. 아, 근데 궁금한게,
    짤방이요.

    웃는 사진인가요? 아니면 우는 사진?
    • 2009.05.14 22:27 [Edit/Del]
      당사자로서 말씀 드리면, 저 사진은 2008년초에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용으로 사진기자가 찍은 것입니다. 인터뷰용이니 웃으려고 했을 테지만, 아마도 무의식 속에서 1년여 지나서 오늘과 같은 사태가 벌어질 것을 감지하고는 표정이 굳어지다보니.. 결론적으로, "웃고 있지만 눈물이 난다!"입니다. ㅠㅠ
    • 2009.05.14 23:16 [Edit/Del]
      아.. 에코님이 즐겨 듣는 노래처럼

      나는 웃고있는데,
      사람들은 왜 우냐고 물어..

      이런 상황이군요. 덜덜덜
    • 2009.05.15 13:08 신고 [Edit/Del]
      저는 웃지도 못하겠습니다...
  18. 머미
    그런 거였군요;; 죄송합니다.
  19. 역시 우리 승환이는 미래가 밝다. 긍정과 포용이라는 거. 이거 증말 중요한 거거든. 일단 먼가 사람을 흥분시켜주는 능력이란 거. 좀 길어질 거 같아서 트랙백 하려 했는데, 이쪽 사이트(http://jpnews.kr)가 오픈해서 넘 바쁘다. 길게는 못쓰고 잠시 팁이 될만한 거만 적어 놓을께.

    가난뱅이의 역습 쓴 마쓰모토 하지메나 아마미야 카린 같은 그런 애들이 일본에서 뜬 이유가 머냐면 같이 놀면 먼가 잼나거든. 형이 예전에 이들의 크리스마스 분쇄 집회 취재 갔다가 결국 같이 그냥 어울려서 신주쿠 남구 계단 아래서 같이 찌개 끓여 먹고 그랬다. 한국도 비슷한 게 있었지. 촛불집회 같은 거. 촛불집회는 그냥 재밌어서 참가한 사람들이 많어. 그들을 '지도'하려 드니까 개판된 거거든. 또 이런 말하면 촛불집회의 정신이 어쩌고 하는 아해들 있는데...진짜 머리 아프대니까...-_-;; 그런데 또 1년쯤 지냈으면 이제 반성할 법도 한데 또 1년 지났다고 기념 토론회 하고 앉아 있어. 이거 조낸 재미없잖냐. 의식적으로, 의무감 가지고 진보한다는 거... 머 물론 그들 나름대로 의미는 있겠지만 내가 보기엔 완전 자딸로 밖에 안 보여. 근데 또 너나 나같은 인간이 이거 조낸 잼없어요 자딸로 보여요...라고 그러잖아? 그럼 금세 또 흥분해서 달려들어요. 이거 첨엔 이 양반들 왜 이리 흥분하나 그랬는데, 가만 생각해보니까 "배제"의 문화나 그런게 그냥 이건 습관된거야. 예전엔 멋있게 보일려구 무슨 사상투쟁(사투)가 어쩌니 저쩌니 했는데 그냥 니랑 내랑 다르니 각자 가자 머 그런거야. 근데 이게 또 그쪽 인간들 서클에 있는 사람들은 이런 게 당연하니까 그냥 넘어가지. 문제는 암것도 모르는 매스(mass)한테도 똑같은 식으로 접근한다는 거...-_-

    암튼 그런 의미에서 난 조승수가 울산에서 승리했을 때 노회찬이 빗자루 들고 기타질 한거 조낸 신선하고 잼났었다. 내가 다이어트 하려는 이유도 그런 거랑 연관이 있고. 언제나 매력적이어야만 머든지 성공할 수 있거든. 니가 알다시피 형이 원래 한 이케멘했잖냐....^^
    • 2009.05.15 13:10 신고 [Edit/Del]
      형님이 오픈한 사이트는 오늘내일 중 제가 홍보 활동 들어가겠습니다 ㅎㅎ
      말씀하신 인물들은 제가 잘 모르는 양반들인데 서칭 좀 해 봐야겠군요. 사실 진보 학계가 좀 골아픈 게 점점 외계어를 사용하는 계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_= 그러니까 당최 끼기 힘들어요. 노회찬은 뭔 소리 들어도 좀 유쾌하게 즐길 줄 아는 양반인 듯 하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
    • 류지
      2009.05.15 15:04 [Edit/Del]
      일본에서 가난뱅이의 역습이 그렇게 인기가 많았나요?? 어느 정도인지 약간 궁금해서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하지메씨를 재미있다 특이하다라고 느끼는 사람은 많을 듯 한데 그 정신이나 행동에 얼마나 동감하고 그게 생활에서의 운동이라는 형태로 얼마나 퍼져있는지 궁금하네요..;; 물론 그와 똑같이 생활할 필요는 없겠지만요. 일상과 내 주변으로부터의 변화라는 점에서.

      사실 저같은 경우 동료를 모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있다 ... 라는 것에도 약간 의문을 가지고 있는 중이라. 웹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아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일반 대중이 글에서 언급한 '불만'이라는 것을
      얼마나 강하게 가지고 있고 '폭발'할 힘이나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 촛불은 좀 독특한 경우고 -ㅅ-
      정말 꾸준하고 변화를 일으키려면 사실 그런 '폭발'보다는 생활에서의 변화 및 움직임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예를들자면 저 하지메씨처럼 ..;;

      마쓰모토 하지메씨가 얼마전에 한국에 왔었을때 돈이 없어서 출판사에서 스케줄을 엄청 빡빡하게 잡아서 고생했다고 하더군요 =ㅅ=;;; 참고로 방문했던 곳은 성미산 마을,, 빈집 등입니다. 한국에서의 방문지만봐도 그의 운동의 성격이 어떤지 알수있다는 ...

      사실 보기에는 찌질하지만 오히려 이런게 진정한 변화의 움직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 2009.05.15 15:32 [Edit/Del]
      아 댓글 감사합니다. 마쓰모토도 아마미야도 물론 비주륩니다. 근데 또 그걸 한국에서는 마치 대대적인 것인양 선전하더군요. 프레시안은 시리즈로...-_-;;

      전 이게 사실 엄청 웃기더라는. 이거 사실 스방스가 아오이 소라 다룬거랑 행태가 같거든요. 프레시안아니 출판사 글만 보면 이건 머 이런 식의 운동이 조낸 대중적이고 머 그런 느낌이 팍팍 들껀데 사실은 이쪽 전혀 그런거 없습니다.

      다만 중요한 건 마쓰모토 같은 경우엔 무슨 거창한 먼가를 하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거. 물론 간혹 기존 운동세력이 주최하는 세미나 그런데도 얼굴 내밀고 그러는데 말들이 완전 겉돕니다. 왜냐면 예전부터 베트남 평화운동, 9조의 회등등의 아저씨들이 예전 심성으로 이야기하는데 마쓰모톤 그런게 아니니까. 근데 조낸 깨는게 그런 세미나에 젊은 애들도 관객으로 참여하는데, 나중에 2차 가면 아무도 노땅들하고 안놉니다. 마쓰모토 하고 노는게 재밌죠. 근데 돈들이 없으니까 그냥 맥주캔 사들고 길거리에 철퍼덕 앉아서 먹습니다. 다른 노땅들은 술집에 들어가는데 우리는 광장이 좋으니까 여기 앉아서 그냥 먹자...머 그런 겁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비슷한 아해들끼리 모이게 됩니다. 그렇다고 이 아해들은 최종적으로 멀 하자 그런 거창한 목표 안 세웁니다. 그냥 재밌으니 끼리끼리 어울리다 보고 어울리다 보니 우리끼리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도 들고 해서 도쿄 코엔지에 리사이클 숍, 식당, 후루기야등등 점포를 하나둘씩 얻어 내어서 지네들끼리 단파 라디오 인터넷 방송도 하고 그러는 겁니다.

      참 글구 보니 프레시안은 이쪽 홈페이지도 안 걸어 놨더구만요... -_-

      http://trio4.nobody.jp/keita/

      그러니까 머 그런 거예요. 좀 딱딱하게 말씀드리면 대항기제를 만드는 게 아니고 아예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어 버리는 것. 한국의 진보들 스스로 프레임 짤 능력 없습니다. 그런 능력이 있다면 이렇게 몇년이 지나도록 남의 탓만 하고 있을리가 없습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임다. 그러니까 아예 젊은애들, 마쓰모토 같은 애들이 그냥 우리 식대로 살래...머 그런겁니다.

      암튼 남 탓을 안하려면 긍정적인 생각과 포용하는 정신을 먼저 갖추어야 합니다. 근데 한국의 진보는 득달같이 달려들고 봅니다. 포용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죠. 당연히 재미도 없고, 아니 어떨 땐 무섭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나름대로 좌파라 생각하는 제가 이정돈데, 보통이들은 어떨까요...?

      결론

      이점에서 나는 이승환의 현실창조공간을 좋아하는 거고 우리 세대(30대)는 이미 끝났으니 지금 20대가 열심히 잘 놀아라...머 그런 격려는 언제나 해주고 싶다는 거죠. 물론 참견은 절대 안하고 다만 놀때 나도 좀 끼워주면 안되겠니...라는....쿨럭....-_-

      (시밤 트랙백 쎄우는게 나을뻔 했다. 본문보다 더 길어...-_-)
    • 류지
      2009.05.15 16:41 [Edit/Del]
      와웅 감사합니다.
      사실 저같은 경우 20대로써 같은 20대 사이에서도 굉장한 사고의 차이를 느끼고 있는지라 ... 사실 진보 사이에서도 바탕이 다른 사람들이 넘 많아서 ... 그 사이에서도 갭을 느끼곤 합니다.

      일상에서는 제가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 조금만 이야기해도 사람들이 이해를 못하고 이상하게 생각하기 일쑤라 ... 대중에게 진보라는 이미지가 약간 과격하고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 사실 대다수의 진보층이라고 하는 20대들 역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같이 행동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하신 거처럼 재미도 없고 무섭기까지 하죠.

      저를 비롯한 친구 몇몇이 하지메씨 같은 운동의 성격을 지지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살아온 바탕이 있는지라;;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가 생각보다 힘든 건 사실이지만 최근엔 한국에도 비슷한 그룹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만나게 되어서 즐거워하고 있는 중입니다.

      사실, 일본이든 국내든 그런 움직임이 정말 활발하지 않더라도 별로 상관없는데 (움직임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고, 혹은 테츠님이 말씀하신 프레임의 변화 혹은 창조가 중요하니까요.) 이상하게 한국인들은 뭐든지 주류 또는 주류화가 되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듯.

      암튼 좋은 말씀 감사하고요, 트랙백 거는게 나을 뻔 했네영-_- 캬오
  20. mycogito
    짤방.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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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 드라마보다 대단한 건가?올림픽이 드라마보다 대단한 건가?

Posted at 2008. 8. 22. 01:36 | Posted in 예산낭비 문화부
며칠 전 이신바예바 중계 안 하는 방송국을 호되게 질책하는 글들이 올라오더군요. 사람들이 분명히 이런 글 올릴거라 생각했습니다. 딴지 걸려다가 괜히 시류 따르기 싫어서 조용히 있다가 이제 올립니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게 '세계 신기록' '세계인의 축제' 이런 이유인데요.

따지고 보면 이신바예바 말고도 중계할 거 넘칩니다. 왜 이신바예바 가지고만 그럽니까? 각 종목마다 주요 경기를 다 해 줘야죠. 세계 신기록 운운하는데 세계 신기록이 나올지 아닐지는 해 봐야 아는 거고 덤으로 이신바예바 계획을 보니 계속 찔끔찔끔 갱신하려는 것 같던데 그 때마다 이 아줌마 중계해 줘야 합니까? 혹시 여러분, 해외에서 장미란 다 중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림도 잘 그립니다...


결국 이신바예바 이야기는 그나마 듣보잡 스포츠 선수와 달리 이신바예바가 주목받는 선수인데 외국에 비해 무시하니까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관심 끈다고 우리까지 관심을 줄 필요는 없습니다 올림픽이 세계인의 축제라고 거기에 일일히 장단 맞출 필요는 없다는 거죠. 오히려 여기에 온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는 게 더 이상할지도 모릅니다

오늘 한국에게 발린 일본 지금도 프로야구 잘 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한국은 아예 이목이 올림픽으로 쏠릴 것을 아니까 프로야구를 접을 정도죠. 따지고 보면 이거야말로 프로야구 팬에게 심각한 실례가 아닐까요? 이신바예바야 뭐 아프리카라도 뒤져서 보려면 볼 수 있지만 프로야구는 아예 개점 휴업이니.

개막식, 폐막식 정도가 아닌 한 국민들이 올림픽으로 꼭 눈을 돌려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축제를 하든 말든 자기가 좋아하는 거 당당히 즐기는 건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고 봅니다. 미국은 아무도 안 하는 미식축구 보고 한국은 아무도 안 하는 스타크래프트 보며 노는 게 어떻습니까? '드라마 공화국' 이야기가 나오는 한국인데 이 사람들 무시하면 안 되죠.

마지막으로 이신바예바 선수의 주목에 대해서는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걔가 왜 주목 받습니까? 당연히 외모 때문이죠. 솔직히 여자 선수들 중 외모 빼고 주목받는 선수가 누가 있습니까? 메달만 따면 일단 미녀 붙여대고 장미란이 아름답다는 개소리 해대는 게 얼마나 여자 스포츠가 외모에 종속되어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는 형편이죠. jean님의 글을 보니 탁구도 그렇게 나가려나 보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좋지 아니한가?


시청률 지상주의는 분명 문제입니다. 그러나 올림픽보다 더 알려져야 할 일은 쌓여 있습니다. 물론 KBS와 YTN이 양아치 리에게 함락되고 MBC까지 백기투항해 전 언론의 씨방새(SBS)화가 일어나고 있는 지금 그게 가능하리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건 그렇고 이신바예바 중계하면 과연 사람들이 얼마나 보았을지 궁금하군요.
  1. 민트
    전 볼트 팬입니다. 펠피시는 수영 기계, 덕후 같지만 볼트는 그야말로 달리기 천재의 여유가 있습니다. 올림픽을 즐기러 온 사람의 느낌?! 똘끼도 맘에 들고. 이신바예바 따윈...훗.
  2. 제목 자체만 놓고 보자면, 저는... 올림픽>드라마 군요.
  3. '씨방새' tag로 읽게 되었습니다. 이신바예바 사진이 있길래 순간 인간새를 풍자한 몬가인가 했슴다 (요약: 올림픽<일일드라마 춘자네경사났네
  4. 와..
    마지막 탁구선수 언니 너무 이쁘네요
    구글에 검색해봤더니 사진도 많고 ㅋㅋ
  5. 스포츠의 주 소비계층이 남성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겠죠. 만약, 여성이라면 명품으로 도배를 ... 탁구채는 루이뷔똥이 디자인을...
  6. ㅇㅇㅇ
    이분 결론은 전부 이명박 OUT이구만.. 전형적인 노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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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위가 월드컵을 넘어설 수 있을까?촛불시위가 월드컵을 넘어설 수 있을까?

Posted at 2008. 6. 6. 00:10 | Posted in 예산낭비 문화부

지난 주 선배 커뮤니티에 쓴 글이다.

저는 지금 촛불시위가 흥미롭게 보이기는 해도 이후 긍정적 영향을 낳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광우병 사태'는 어디까지나 안전문제고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문제이니까 지금 이렇듯 폭발적 반응이 가능하지만 실제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수의 이익을 해치는' 정확히는 '그렇게 보이는' 일은 거의 없으니까요. 대개 소수를 조지는 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고 이렇게 바쁜 세상에서 갑작스레 연대가 일어날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봅니다.

촛불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낙관적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지금 내 눈 앞에 떠오르는 풍경은 2002 월드컵의 그것이다. 물론 그 지점이야말로 사람들이 바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낙관적으로 기대하는 그것이다. 2002 내셔널리즘의 반영으로 비판받았던 수준의 거리 응원을 벗어나 정치적 이슈를 두고 전 국민이 마음을 모아 거리로 뛰쳐 나온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2002년 거리 응원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던 이들의 '꿈'이 아니었는가?

그런데 이 '거리 응원'이 '촛불 시위'로 바뀐 것이 어느 정도의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솔직한 이야기로 난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다. 난 '거리 응원'에도 부정적이지 않았지만 '촛불 시위'에 낙관적이지도 않다,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재미있는 (솔직히 별 재미 없는) 비유를 하나 해 보자. 원래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이들이 이번 촛불 시위에 크게 기대를 걸고 있는데 월드컵 때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 원래 축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이들이 월드컵에 무진장 기대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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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002 월드컵 이전 한국 프로축구는 좀 안습이었다.

이해가는 일이다. 사실 프로야구와 마찬가지로 프로축구도 전두환 선생님의 공로 하에 사람들 관심 돌리려 시작한 것이지만 프로야구가 튼튼한 지역 기반과 고교 야구의 인기를 물려 받으며 이쁘장하게 정착한 데 반해 프로축구는 완전 찬밥이었다. 그 때만 해도 한국 축구 레벨은 현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였고 기본적으로 관심도 별로 없었다. 가장 중요한 지역부터 야구처럼 광역도 아니고 어정쩡한지라 몇몇 팀은 써커스 순회 공연을 했어야 할 정도이니.

월드컵 거리 응원은 믿기지 않을 정도의 센세이션이었고 열광적인 환호 속에 선수들은 K-리그로 돌아왔다. 그리고 축구 팬들이 기대하던 일이 일어났다. 경기장이 관중들로 꽉꽉 메워진 것. 이건 리그 막판은 물론 플레이오프에서도 없었던 일이 아닌가? 여기에 기존 팬들은 감격했지만 그것은 '반짝'이었다. 물론 2007년, 2008년 계속해서 2002년 이상의 관중 수를 기록하고 있으나 프로축구 표의 상당수가 '무료'임을 감안할 때 '월드컵 거리 응원' 열기가 '축구 열기'로 이어진데는 실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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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하게 외국 애들은 배 부르고 있다만 이도 '축구'보다는 '민족주의'가 앞섬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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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국민에게도 돌아오는 것은 있었다. 플스방이 소비 폐인 창출을...

이는 '월드컵 거리 응원'이 '축구'보다는 '민족주의'에 기인한 것임을 보여준다. 월드컵 거리 응원은 차라리 한국이 미국과 일본을 조졌던 '야구 월드컵(WBC)'에 더 가까웠다. 물론 월드컵만큼 세계적 축제가 아닌지라 그리 큰 호응을 얻지는 못 했지만 말이다. 나는 현재 '촛불 시위'도 '월드컵 거리 응원'과 유사하다고 본다. 분명 시발점은 '광우병' 이었고 확산 계기는 '폭력 진압'이다. 그리고 처음 부분에서 밝혔듯 이는 어디까지나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이슈'이다. '안전 문제'인 광우병은 두 말할 필요도 없고 여기에 동감하는 이들에 대한 공격은 '모두에 대한 잠재적 폭력'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게 타 정치 이슈에도 계속해서 사람들을 거리로 나오게 할 수 있을까? 사실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그러한 면이 있기느 하지만 한국의 정치는 그간 상당부분 '배제의 정치'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배제되는 자들은 언제나 약자였다. 정규직이기보다 비정규직이었으며 남성이기보다 여성이었으며 수도권이기보다 지방이었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집단 이기주의'라 부르는 사람들은 더욱 열악한 상황에 놓인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가 이번 촛불 시위를 통해 이가 해결될 수 있을까? 앞서 밝혔듯 이번 촛불 시위는 '월드컵'과 유사한 면이 있다고 했는데 '민족주의'도 '전체주의'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의 민족주의가 가진 강한 배타성은 이미 이 글에서 이야기한 걸로 충분하다고 보고. 그러한 측면에서 이번 촛불 시위 역시 배제의 정치를 벗어나게 하지 못함은 물론 그 자신조차도 배제의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2071님이 며칠 전 이 부분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한 바 있어 옮겨 본다. 글은 좋은데 읽기 무지하게 불편하니 그냥 밑에만 읽기를 권한다.

지금 집회는 너무 많은 것을 배척한다. 운동권을 싫어하고 농민 노동자를 싫어하며 지식인을 기피한다. 진중권 같은 류의 사람들은 인기를 끄는 경우이고, 지금 집회에서도 사실 운동권이 굉장히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며, 결국 회사원들은 노동자 뭐 이런 구도로 보면 모두가 연대하고 있는 셈이지만, 어떤 정형화된 모습의 운동권, 농민, 노동자, 지식인에 대해서는 좋은 소리가 나오기 어렵지 않은가 싶다.

근자의 노동자가 참여한 집회나 지식인이 끼는 연대가 성공한 사례가 없기도 하고 운동권이 담보하는 무수한 안좋은 이미지가 있으며, 노동자 농민의 그 거칠고 무식한 이미지가 시민들에게 거리감을 주고 지식인들의 뭔가 알 수 없거나 따라잡기 어려운 논리들이 컴플렉스를 준다, 는 식의 일반론적인 분석은 지금 하기엔 큰 의미가 없을 듯 싶고, 그보다는 지금 이 집회가 다른 한정된 이슈에 연결될 수 있는가라는 부분에 의문을 집중하는 것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 생각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고. 쇠고기 문제에 심지어 전농이 적극적으로 끼질 못하고 있다.

물론 최근 들리는 소식 중 긍정적인 소식이 상당히 많기는 하다. 그 중 반 조중동이야 그렇다치고 무려 경향 구독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소문은 특히 그러하다. 개인적으로 물론 나의 RSS는 조중동이 절반이다만 가장 아끼던 신문인지라 그런지 더 반갑게 들렸다. 허나 이 역시 명박 오빠가 그렇듯 '민의에 거역함'에서 비롯되었다 보아야 한다. 만약 조중동이 광우병 이슈에 있어 국민 편을 들었다면 이러한 일이 발생했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물론 뻘짓하며 이후 파급효과를 생각하면 많이 까먹었겠지만. 하지만 그렇다고 낙관할 것은 아니다. 지금의 거리 시위에 대해 김민웅 교수는 무려 다음과 같이 역설한다.


현장의 소통방식은 과연 어떤가? 다양한 목소리들이 다양한 의견을 제출하고 그 가운데 대중들의 판단에 가장 적합하다고 하는 것들이 합의로 채택된다. 그 답도 고정되어 있지 않다. 상황에 따라 정리될 것은 정리되고 새로운 요구와 새로운 대응이 매우 빠르게 이루어진다. 와 하고 여기 몰려가고 저기 쏠려가는 군중심리로 인한 움직임은 없다. 그건 각 개인의 주체성이 빈곤할 때나 가능한 사회적 상황이다. <2008세대>의 중심은 다채롭고 주체적이며, 서로 연대하는 방식은 철저하게 민주적이다.

난 솔직히 말해 이런 시위가 가능한지나 모르겠다. 이건 사실이라기보다는 완전 희망 사항이다. 에릭 홉스봄이 '진정한 두 개의 혁명'이라 일컫는 68혁명조차 이렇지는 않았을 게다. 다양한 목소리, 다양한 의견을 언급할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고 본다. 물론 사람들은 제각각의 주체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게 복잡하게 볼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 사람들은 '광우병'과 '폭력시위'에 열 받아서, 막말로 이명박이 싫어서 나온 거라고 본다. 이명박이 '축구'가 된 것이다. 시위가 의미 있는만큼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이가 축제를 뛰어넘을 수 있냐면 거기에 회의적이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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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명박과 축구는 깊은 역사가 있다

'월드컵 거리 응원'이 하나의 축제였듯 이번 시위를 하나의 축제로 보는 것도 의미 있을 듯 하지만 축제라면 말 그대로 '놀러 나왔다'는 것이다. 이게 좋게 평가하면 정치와 삶의 접목이고 나도 언제나 정치에 대해 가볍게 다루는 놈인만큼 정치를 가볍게 보며 삶과 접목시킬 필요는 있다고 본다. 그런데 '놀러 나와서' 정말로 '놀다가만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여기서 놀 수 있는 것은 시민은 '전체'고 '이명박'이라는 분명한 적이 있기 때문인데 이게 깨지는 순간 '축제'도 '정치'도 사라져 버리지 않을까? 즉 남의 이슈에 대해서는 마치 K-리그에 대해서 그러했듯 무관심이 되지 않을까? 그나마 무관심이면 다행이고.

물론 이명박 정부가 여러 뻘짓으로 참여 문화를 돋우고는 있지만 난 얘네들도 그리 바보는 아니라고 본다. 조중동이 점점 자세를 바꾸고 있듯 이들도 기존 정치권이 그러했듯 싸바싸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2071님의 지적대로 성공과 실패를 구분하기조차 힘든 시점에 이른 지금 정부가 싸바싸바를 잘만 시도하고 시간을 끈다면 하나의 축제는 끝나고 다시금 '정치'가 아닌 그 어떤 '컨텐츠'를 기다리고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명박은 '쇠고기'나 '폭력 시위' 외에도 '감세'라거나 '민영화' '환율' 등 까일만한 전국민적 이슈가 너무 많은데 이들만이라도 전면에 좀 등장했으면 한다. 이건 비록 '배제의 정치'를 떨칠 것은 아니지만 좌우를 가릴 이슈도 아니고 관심도라도 훨씬 높일 것 같은데 말이다.

ps. 이명박이 선거 지고도 되려 대응 강화에 나섰다고 한다. 왠지 이 글 괜히 쓴 기분이다...

  1. 무엇보다 연대가 싹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큰 착각이죠.
    뭐 나중에 비슷한 세대끼리 술먹을 때 나눌 수 있는 안주거리가 하나 생겼다고 하면 맞는 말이지만.
  2. 국민들의 실행력 자체는 대단해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뭔가 불안한 구석이 있기도 해요.
    정말 다음 '컨텐츠'는 뭘까, 이런 생각도 들고.
    시민사회에 대해 공부하시는 분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 얘기가 많다고 하네요;;
    전 현장에 한 번도 가보지 않아 우선은 입다물고 있지만 ㅠ_ㅠ;;
    • 2008.06.07 20:52 신고 [Edit/Del]
      저는 그냥 왕따 블로그라 막 떠듭니다만...;

      어차피 학계는 대개 일 터지면 사후 정리하는 개념이니 덮어 두더라도 현장 취재하는 분들조차 뭔가 답을 내릴 수 없을만큼 복잡한 양상인 것 같습니다. 시민들이 너무 많고 산발적인 것도 답을 찾기 힘들게 하지만 정작 가장 큰 변수인 이명박 대통령부터가 완전 럭비공이니...;
  3. 낙타등장
    요즘 촛불집회 반대하면 바로 생매장 당하죠,
    말한마디 잘 못했다가 된통 당한 정선희처럼...(사실 촛불집회에 반대도 안 했지만)
    모두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진정 민주주의 아닌가,
    촛불집회에 절대 반대할 수 없도록, 말 한마디 못하게 만들어버리는 건 너무하잖아,,,
    • 2008.06.07 20:54 신고 [Edit/Del]
      정선희는 가히 안습인 듯. 나는 남들 다 하는 말 블로그에서 떠들 이유는 없으니 이런 글이나 쓰는 거고 촛불집회 나름 긍정적으로 보는 편인데 한국 가면 술집에서 병 날아올 것 같다 -_-
  4. 비밀댓글입니다
  5. Neon
    약자 배제의 정치가 아니라 강자 우대의 정치가 되고있습죠 ㅋ_ㅋ
    종부세...
  6. 임계점이었겠지요. 먹고 죽을지도 모를 음식이 어디 쇠고기뿐입니까. 다만 귀머거리 장님같은 정권에 대한 불신이 표면화 된것이고, 어쩌면 지난 대선과 총선때 실수했던 시민 자신들의 잘못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이슈에 대해 이토록 열심히, 그리고 또 꾸준히 게다가 전대미문 '비폭력'으로 일관한 시위가 없었기에 고무적인 일이기도 합니다.

    그들의 시위 현장에 함께 하지 못함에 다만, 부채감을 느낄뿐입니다. 초등학생이 부모따라 일주일 시위나오면서 '즐겁지는 않지만 많은걸 배웠다. 정치가를 잘못 뽑으면 국민이 분노한다'라고 말하는데 가슴이 아픈 동시에, 미안함이 느껴지더군요. 전 과학적이지도 못하고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이지도 못하니, 수령님처럼 말하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승환님의 의견이 '틀렸다'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어쩌면 (단 한번 참여했던 시위의 ) 그 현장이 놀멘놀멘,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목적없이 마냥 놀고 있는것처럼 보이지도 않기때문이기도 하겠지요. ^^
    • 2008.06.09 17:45 신고 [Edit/Del]
      사실 이 시위건 저 시위건 대개 시위는 비폭력입니다. 단지 진압이 심해지면 여기서 충돌이 일어나는 것이고 여기서 언론의 왜곡이 등장하며 이번 시위의 폭력성이 좀 다르게 전달되는 것이겠지요. 시민들이 워낙 많이 나가니까 진실이 쉽게 전달되고...

      개인적으로 정치적 이슈에 사람들이 몰렸다는 점은 대단히 반갑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약간의 딴지를 거는 것은 남들과 같은 글은 쓸 필요가 없다는 제 좌빨 정신 덕택이랄까요.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번 시위의 '미래'를 점점 생각하는 듯해 매우 고무적이기도 합니다 ^^

      시위현장도 한 번 가 보고 싶은데 귀국 때까지 할 것 같지는 않고요. 그 때까지 수습 못하면 정말 탄핵이 되지 않을지 -_-...
  7. 문화제에 다녀왔었습니다.
    제가 느낀것은 이거는 '시위'가 아닌 문화제라는거...
    그 많던 사람이 문화제 해산과 동시에,
    시위가 시작할때는 무척 줄더군요..
    (일몰후에는 집회가 금지되기 때문에 문화제는 종료 됩니다.)

    그렇다고 이 문화제만 참가한 사람들이 월드컵때처럼 때거리로 몰려 나온것인가는 의문이 있습니다.
    월드컵때는 축구에 관심이 없어도 '친구'와 놀기위해서 나왔고, 문화제는 '나'를 위해서 나온 사람이 많기 때문에 외형은 비슷하지만, 동기는 다릅니다. 그만큼 이번 이슈가 끝난후에도,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것이라고 봅니다.

    전 이번일을 통해서 얻은 것은 기존의 신문,뉴스를 통한 통보식 정책이 아닌, 아고라 등을 통한 쌍방향 소통이 길을 찾은것인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쌍방향이 국민에 머물러 있다는게 문제지만요. 이것을 시작으로 소통의 길이 조금더 열리지 않을까요?
    • 2008.06.09 17:49 신고 [Edit/Del]
      월드컵이건 이번 시위건 결국 재미있어서 나오고 그 재미를 느끼는 대상이 '나'라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어쨌든 이번 일을 통해서 집회에 대한 인상이 바뀌고 정치에 대한 관심도 증대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이슈가 '나'에 관련된 문제이지만 안전 문제만큼은 민감하지 않은지라 앞으로 타 이슈에 대한 반응은 지금과는 전혀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변수가 있다면 '이명박 정부에의 불신과 미움'이 얼마나 작동해 주는가인데 그것은 나름 단점도 있는지라...

      제 생각에는 쌍방향 소통은 항상 있었습니다. 대의제 민주주의가 그것을 반영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요. 단 이번 정부가 워낙 제정신이 아닌지라...;;;
  8. 찾는이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저도 할 말이 많았지만 (누가 아니었겠습니까?)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쓰기가 꺼려져 미루고 있는 참이었습니다.
    저는 대의제 민주주의에 대한 불만이 집회의 근저에 깔린 정서의 핵심이라고 보았습니다. 그것이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집단적 의사표현이 가능해진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것은 아직 맹아적 형태이기는 하지만 향후 세계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일이 될 가능성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네그리와 하트의 "다중"을 얘기하는 학자들이 꽤 보이네요.
    조만간 읽어보려고 하는 책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조금 딴 얘기지만, 저 아래 실린 사진에서, 갑자기 익숙한 풍경을 보니 북경에서 '꼬질꼬질'하게 지내던 시절이 갑자기 친근하게 떠오르는군요.^^
    • 2008.06.26 14:56 신고 [Edit/Del]
      찾는이 님께서 글을 써 주신다면 저로는 매우 반갑겠군요. 저는 이명박 정부의 노선이 총선 과반과 크게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지라 대의제에 대한 불만보다는 방향을 알 수 없는 불만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만 워낙 복잡한 문제라 건드리기도 힘드네요. 단 말씀하신 것처럼 기술과의 결합은 매우 흥미로운 무언가의 맹아형태로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제 생각은 네그리의 '다중' 개념과 대립하는데 이것도 어찌 될지 흥미롭고요. 제 시각이 다소 비관적이지만 낙관적 미래가 다가오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

      중국도 가셨나 보네요. 여러 언어를 두루 잘 하시다니, 부럽습니다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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