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댁의 비밀삼촌댁의 비밀

Posted at 2008. 8. 31. 18:29 | Posted in 수령님 생활일지
잠시 일이 있어 삼촌댁 근처에 갔다.

간 김에 친척동생 생각이 나 밥이나 사줄 겸 연락을 했다.

먹는 거라면 이명박 돈 보듯 하던 녀석이 왠 일로 그냥 집에서 보자고 했다.

오랜만에 삼촌께 인사나 드릴 겸 알겠다고 그 집으로 갔다.

무더운 8월, 엘리베이터는 고장 나 있었다.

ps. 삼촌댁은 22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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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들의 근성을 본받아 올라는 갔습니다만 다리가 너덜너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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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리민쯔
    축하드립니다(?)
    뭐, 제 친구 중에는 엘리베이터 무섭다고 15층을 1년 동안 걸어서 오르락내리락 한 애도 있었는데요...
  2. 22층...!
    일주일치 운동은 몰아서 하셨겠군요..ㅋㅋ

    이명박 돈보듯..! 이란 비유는 아주 마음에 와닿습니다요 ㅎㅎ

    지금 시간 즐겁게 보내고 계시죵??
  3. 22층이면... 다리가 후들후들하겠습니다. 저라면 밑에서 전화해서 친척동생 내려오게 했을텐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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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진가족사진

Posted at 2007. 9. 26. 01:12 | Posted in 수령님 정상인모드
사실 이번 귀향길에는 카메라를 가지고 갈 생각이었다. 사진 찍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리고 우리 가족 중에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나 외에 없다. 비록 싸구려로 가득하지만 필수재 이상의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나 뿐이라는 표현이 좀 더 적절한지도 모르겠다. 이런 주제에 어울리지 않는 사치벽이 때로는 예상치 못한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니, 역시 세상은 모를 일이다.

할아버지께서는 24년생이니 이제 여든을 넘기셨다. 할머니도 부정확한 호적에 의존한다고 해도 여든이 눈앞이다. 할아버지께서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나머지 동생들을 키웠다고 한다. 자세한 과정은 알 수 없지만 서울로 대학을 간 자식들을 위해 아파트도 하나 마련해줬다고 하니 고생하며 그럭저럭 남부럽지 않은 돈도 모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자식들이 줄줄이 비엔나로 실패하면서 가지고 있던 집도, 땅도, 재산도 모두 잃게 되었다. 들은 바로는 비상금을 모아 둔 통장 압류까지도 들어왔다고 한다.

몇 년 전부터 명절 때 서울로 돌아갈 떄마다 할아버지께서는 항상 나를 불러 꼬깃한 봉투를 건네주었다. 자식들 형편이 좋지 않아 나가 놀기도 힘든 형편에 어찌 매번 십만원씩 나오는지는 알 길이 없었지만 또한 확인할 방법도 없었다. 그러면서 매번 자식들이 이 모양인지라 손주 용돈 한 번 제대로 못 준다고 혀를 차며 열심히 생활하라고 했다. 다른 친척들처럼 좋은 데 취업하라거나 공부를 하라거나 하는 말은 일체 붙지 않았다. 그래도 그렇지, 휠체어에 자력으로 올라탈 수 없는 지경까지 건강이 악화된 지난 설까지 이 레파토리가 바뀌지 않을 줄은 몰랐다.

몇 달 전부터 할아버지는 물론 할머니도 건강이 악화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간 해 드린 것도 없이 기억에서 사라질까봐 고맙다는 인사도 할 겸 혹시 모를 마지막 가족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 놈의 칠칠맞음은 왜 그리도 버리기 힘든지, 카메라를 집에 놓고 오고는 말았다. 일부로 SD카드까지 구입했는데 말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어버렸다. 이미 긴축재정에 이력이 난 어머니가 카메라를 사는 바보짓을 할 리는 없다. 단지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몸을 못 움직임은 물론 의사소통도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삶은 지금까지 동생들을 위해, 자식들을 위해 잃어온 삶이었다. 더군다나 남들은 무슨 실버타운 타령할 때 할아버지의 최근 십년은 자식들의 실패를 바라보는 고역의 삶이었었고. 조금씩 무너지는 자식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소중히 지켜 온 집과 땅의 명의가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넘어가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아픔이었을 것이다. 할머니는 치매가 심하신 듯한데 이런 상황을 계속 바라보는 고통을 생각하면 차라리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상황이 이렇다고 해도 쉽지 않은 의사소통을 억지로라도 하려 할만큼 나는 맘 좋은 인간은 아니다. 그냥 손 한 번 잡아드리고 가만히 눈을 쳐다보았다. 눈에서 느끼는 거야 그저 내 스스로의 생각을 투영시키는 것에 불과할테니 늘어놓을 가치가 없는 값싼 감상에 불과할 터이다. 그러나 손은 좀 달랐던 것 같다. 내가 조금만 힘을 주어 밀어도 살갗이 찢겨나갈 것만 같은 피부는 이미 신체의 활동이 막바지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듯했다. 나는 명절 때만 집에 내려가는 불효자로 소문이 자자한데 어쩌면 내년즈음 몇 차례를 더 내려가는 효자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울리지 않는 정장까지 걸치고서 말이다. 그저 이렇게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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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앞으로 이런 글을 쓰세요, 잘 읽었습니다.
  2. 딴 후배
    나름 추석이라고 집에 전화도 하고, 생각 좀 나길래 들렀다가.
    '늘어놓을 가치가 없는 값싼 감상'이 많은 나로선 이런 글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듯해.
    ...실은 그 위에 사진들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말야.
    • 2007.09.27 22:44 [Edit/Del]
      아씨, 그 후배건, 딴 후배건 니들 아이디 똑바로 안 쓸래!
      그리고 니 블로그는 대체 용도가 뭐냐 -_- 아사시킬 셈인가...
  3. 승환씨의 위 두후배님들 넘 웃겨요.ㅎㅎㅎ 덧글때문에 좋은글읽고 피식웃었습니다. ^^
  4. 김 선생님, 리승환 옹이 가장 재밌는 사람이랍니다. 자기가 부르주아래요ㅋㅋㅋ
  5. 명절-하면 애틋함과 동시에 벗어날 수 없는 굴레가 느껴지고, 현실을 직면하면서 날카로운 상처나 그 비슷한 무언가를 남기고 끝나버리더군요. '효자'가 되면 마음이 더 가벼워질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잘 읽었어요.
  6. 마음이 짠해집니다. 두분이 함께 건강이 나빠지셨나보군요.
    가족사진을 찍으실 정도로 건강해지시면 좋겠습니다.
  7.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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