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에서청량리에서

Posted at 2007. 12. 3. 22:20 | Posted in 수령님 생활일지
사년 전, 그러니 스물 둘 창창할 때 쓴 글입니다.

신답서 하는 과외가 있는데 거기 지름길은 588이다. 거기만 지날 때면 시력이 원망스럽다. 많은 여자들이 내 지갑을 뜯으려 하는데 혹시라도 내가 이성상실할까봐 보통 돈은 현금카드에 박아놓고 다닌다. 어제도 어김없이 그 중 한 아리따운 아낙네가 나의 주머니를 뜯으려고 꼬리를 흔들었다.

'어~ 거기 오빠, 어디가~'

순진한 나의 가슴은 철렁거렸지만 있으나 마나한 이성을 되찾으며 대답했다.

'과외 하러요 -_-...'

그러나 그녀 역시 프로였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하려고 여기 있는지가 아니라 여기 있다는 사실 그 자체였고 좋은 사냥감으로 보였을 것이다. 뭐하고 놀자는 건지 내가 알 바 아니지만 여튼 과외 늦으면 잘릴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안 그래도 그 꼬마놈이 요즘들어 개기더니 얼마전엔 울면서 욕설까지 늘어놓은 판이라 더욱 불안하다.

'싫어요, 과외 늦어요.'

그러나 이 여자도 어지간히 궁핍한가보다. 아니면 내가 그런데서 돈 잘 쓸 놈처럼 생겼단 말인가...

'아, 괜찮아. 잠깐이면 돼.'

이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인가! 시간 많이 준다고 해도 안 갈 판에 잠깐동안에 끝내자니! 나는 결국 가장 현실적으로 보일 이유를 털어놓았다.

'안되요, 돈 없어요.'

난 나의 살인미소까지 보너스로 보내며 그 상황을 벗어나려 했다. 그러나 그녀는 집요했다.

'아아앙~ 싸게 해줄께~'

차칫하면 얼마인지 물어 볼 뻔했다. 싸게가 cheap 이 아니라 shoot (shout 이라 해야하나 -_-?) 의 의미일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에 나는 이성을 되찾고 그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

'정말 없다니까요. 그럼 수고해요, 즐'

난 그녀를 뿌리치고 당당하게 걸음을 내딛었다. 복장만 좀 바꿔 놓으면 정조를 지키는 아낙네가 길 떠나는 남편을 붙잡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나의 낭만을 그녀의 한 마디가 깨부수고 말았다...

'그래, 없게 생겼다, 이 새끼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순간 내 정신은 완전히 아스트랄계로...

그렇게 생겼단 말인가......
 
노총각으로 남아 베트남 처녀 후불제로 구입하기 전 어서 견적을 뽑아 봐야겠다.

당시는 그 한 방에 넉다운되었는데 지금 만나면 어떨까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미 익숙해진 지 오래입니다. 네, 그래요, 얼마든지 씹으세요. 이미 변태의 경지에 들어선 제게는 이렇게 들립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참고로 모든 짤방은 이십오님 블로그에서 퍼 왔습니다... 그건 그렇고 588 없어졌다더니 그녀는 뭐해먹고 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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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K목장
    돈 많이 버셈...
  2. 크하하하... 한참 웃었음...
    요샌 안마방이 대세라고 합니다... ㅡㅡ;
    친구네가 미아리 근처라 길음역에서 내리면 가끔 붙잡던데...
    재밌군요...
  3. 아... 588이라고 부르기도 하는군요! ㅎㅎ
    (친구에게 왜 588이라고 불리냐 했더니 번지수라고 하더군요? 아...)
  4. 수필형식의 글...
    마지막 반전 재밌네요..ㅋㅋ
  5. 688 창업의 꿈을 꾸고 있을 것도 같습니다.
  6. 이제 이런 아름다운 장면은 청량리에서 더이상 볼수 없겠군요 ^^
  7. 588 처음 가봤을 때 진짜 깜짝 놀랐습니다. 불빛이나 느낌이 딱 정육점.. 여성이라서 그런지 너무나 마음이 불편하더군요..
  8. 역시! 저와 함께 궁극의 9서클 대마도사가 되는겁니다?
  9. 저희 외가댁 근처의...(용Z골)도 유명하다던데요^^
  10. paris33
    ㅎㅎㅎ 우울모두가 가셔지는군요 넘 재밌게 읽고가요^__^
  11. 동정25살=1서클비기너(마법사가 되기 시작함.)
    그뒤로 1살씩 더 먹을때마다. 1서클 유저,마스터
    2서클비기너,유저,마스터
    3서클~ 이런식이죠.
    9서클 마스터면 52살이군요. 궁극의 10서클 마스터면 55살!!! 그뒤는 가히 신의 경지가 되겠습니다.
  12. 아....간만에 너무 웃었습니다. 웃다가 제 정신이 루테체로 날라가버렸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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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경영1분경영

Posted at 2006. 4. 9. 23:31 | Posted in 책은곧배게 학술부

이름만 들으면 어지간한 사람은 다 알만한 켄 블랜차드의 책입니다. 이 아저씨는 몰라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저자라고 하면 아마 치매에 시달리는 할아버지도 아실겁니다. 워낙에 잘 나간 책이다보니. 그만큼은 아니지만 '겅호'도 꽤 잘 나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이파이브', '열광하는 팬' 등 다른 책도 많은데 아직 읽지 못해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블렌차드의 책의 미덕은 매우 핵심적인 요소를 딱딱하지 않게 우화식으로 전달한다는 데 있습니다. 구체적 행동 지침을 바라는 저같은 이에게는 조금 불만일수도 있지만 그저 행동 지침을 나열하는 - 대개 일본인 저자의 책이 그러한데 - 책에 비해 설득력이 있음은 물론 더 각인 역시 더 강하게 되는 편입니다.

1분 경영 역시 이런 켄 블랜차드의 매력을 잘 보여줍니다. 저자가 말하는 1분 경영은 기본적으로 세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분 목표 설정, 1분 칭찬, 1분 질책이 그것입니다. 이 중 1분 목표 설정은 '목표'에 해당하며 1분 칭찬과 1분 질책은 결과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목표와 결과를 통해 사람들의 행동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1분 경영이 추구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1분'이라는 시간에서 알 수 있듯이 쓸데없는 내용은 싹 자르고 핵심적인 부분만 구체적으로 행하라는 것입니다. 시간이 너무 부족해 보이지만 저자 자신도 1분은 어디까지나 상징적 시간임을 밝히고 있으며 또 실생활에서도 말이나 목표는 길게 늘이는 것보다 짧게 핵심만 구체적으로 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좋음은 많이들 경험하였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책 분량상 여기에 대한 구체적 행동지침은 적은 편입니다. 아마 얼마 전 인기를 끌던 '3분력'에서 어느 정도 조언을 구할 수 있을 듯 하지만 굳이 그러한 구체적 방법의 조언을 찾지 않더라도 1분 경영에 있는 적은 내용 그대로만 행한다면 효율성을 배가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1분 목표 설정은 매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아래는 세 요소에 대한 요약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1분 목표 설정

1. 자신에게 주어진 목표에 동의하라
2. 어떤 것이 최고의 업무 활동인지를 생각하라.
3. 각각의 목표를 서류 한 장에 작성하되 250자 이내로 하라.
4. 이 목표들을 반복해서 읽고 숙지하라, 단 읽는데 1분 이상이 걸려서는 안 된다.
5. 매일 1분 정도의 시간을 내어서 자신의 업무 활동을 점검하라.
6. 자신의 행동이 목표와 일치하는지 살펴보라.

1분 칭찬

1. 업무 태도에 대해 알려줄 것이라 '미리' 말하라.
2. 일을 잘했을 경우 즉시 칭찬하라.
3. 잘한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라.
4. 잘한 일에 대해 자신이 얼마나 좋게 평가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일이 조직과 다른 동료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에 대해 말하라.
5. 업무 처리에 대해 자신이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도록 잠시 침묵하라.
6. 앞으로도 계속 일을 잘 하라고 격려하라, 악수를 하거나 어깨를 토닥거림으로 자신이 부하 직원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주라.

1분 질책

1. 부하 직원들에게 그들의 업무 수행에 대해서 명확하게 지적할 것이라고 '사전에' 말하라.
2. '즉각적으로' 질책하라.
3.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말하라.
4. 당신이 그 잘못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말하라.
5. 부하직원이 당신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잠시 불편한 침묵을 지켜라.
6. 진심으로 당신이 부하 직원의 편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악수를 하거나 등을 토닥거려라.
7. 당신이 부하직원을 얼마나 아끼고 있는지를 상기시켜라.
8. 잘못된 행동을 질책한 것일 뿐, 평소에는 부하 직원을 소중한 존재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라.
9. 질책은 한 번으로 끝나며 반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시켜라.


간단하죠? 물론 말만큼 쉽지는 않을 듯 합니다. 경영은 커녕 아무런 임무도 맡지 않고 있는 저에게 -_- 1분 칭찬과 질책은 큰 의미가 없겠지만 1분 목표설정은 매우 의미 있었습니다. 앞으로 목표들을 다이어리에 적어놓고 매일 볼 생각입니다. 물론 단순히 목표를 정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게 과연 그 목표가 올바른 목표인지 점검하는 것인데 이 방법은 고맙게도 저자가 깔끔하게 세 문장으로 요약해 두었습니다.

목표를 확인하라.
업무 활동을 되돌아보라.
목표와 업무 활동은 조화를 이루는가?

그리고 일단 목표가 올바르다면 목표 달성시 칭찬하고 실패시 질책하면 됩니다. 저처럼 혼자 노는 사람은 스스로 칭찬하고 질책하면 되겠고요. 그리고 한단계, 한단계 나아가면 됩니다. 그런데 쓰고보니 제가 좀 불쌍하군요. -_-

내용이 워낙 간단하고 이를 재미있게 이야기로 펼치고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벼운 마음만큼 가볍기만 한 내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대가의 책을 제 맘대로 평가하기는 뭐하지만 저자의 책 중 상대적으로 우화성이 강한 '겅호'나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너무 한정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보다 더 와닿는 바가 많았습니다. 30분이면 떡칠 수 있는 책이니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합니다. 1분 경영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한 문장으로 요약한 부분을 마지막으로 글을 접겠습니다.

목표는 행동을 일깨우고
결과는 행동을 지속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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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nesiac   06/03/03 12:48 
결론 : 나는 어지간한 사람이 아니다... OTL-_-;;
정worry   06/03/03 21:04 
T.T ;;; 진정으로 힘든 뼈깎는 도닦기의 경지가 아닙니까.
듀크토고   06/03/04 00:55 
목표라... 한시간정도 이리 저리 생각을 해보고 목표를 세우고 시간계획까지 짠 후 결과물(계획표)을 보고 감동해서는 "자 내일부터 열심히 하자" 그러고 바로 자는 게 제 일상인데...
이승환   06/03/07 18:54 
Amnesiac / 괜찮아요. 저는 사람이 아니란 소리도 듣는걸요. (꽤 많이 -_-...)
이승환   06/03/07 18:55 
정worry / 그러고보니 어릴 때 탐구생활에 시간표를 그리던 생각이 나네요. 언제나 기상은 6시였고 타이트하게 운동과 공부와 예능활동을 늘어놓았는데 그렇게 했으면 이미 국비장학생이 되었거나 히스테리로 정신병원에 있거나 둘 중 하나였을 것 같습니다 -_-
이승환   06/03/07 18:56 
듀크토고 / 저도 그렇습니다 -_- 한 때 휴대폰 문구가 '내일부터 열심히' 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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