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삼녀와 네티즌군삼녀와 네티즌

Posted at 2007. 3. 19. 15:15 | Posted in 예산낭비 문화부

인터넷은 '더 많은 용량'을 '더 빠른 속도'로 '더 저렴한 비용'을 통해 공급, 유포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초고속 인터넷이란 생소한 말이었다. 공급사 측은 초고속이라 떠들었지만 그 당시 초고속이라 이야기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금처럼 대용량을 소비자에게 공급할 이유도, 환경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지 몇 장에 텍스트 몇 장이 존재하는 페이지 사이를 넘나드는 하이퍼텍스트들이 대부분 홈페이지들의 서비스 형태였다. 물론 앞서가는 이들은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했겠지만 적어도 대부분의 사용자가 사용하는 주류 서비스와는 거리가 멀었다.

모든 매체의 발달은 긍정적 효과와 동시에 부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아마 인터넷이 지금까지 모든 매체의 발명 중 가장 큰 변화를 일으켰다고 하기는 힘들겠지만 (그것은 아마 구텐베르크 혁명, 혹은 광범위하지만 문자의 발명일테고) 가장 단기간만에 변화를 일으켰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아마 사실이리라 생각한다. 이처럼 인터넷이 급속도로 변화를 일으키는 이유 중 하나는 (좋게 말하면) 수평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규정 자체가 미비하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인터넷에 존재하는 모든 자료는 물리적 실체가 없는 하나의 표현일 따름이다. 이는 인터넷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 하에 보호받음을 의미한다. 더군다나 이들을 제어할 어떠한 특정 권력자가 존재하지도 않는다. 만일 존재한다면 그것은 전세계를 아우러야 하는데 각국의 국내법을 수렴해 어떠한 법규를 만든다는 것은 그저 불가능해 보이기만 한다. '국가'를 그 행위자로 삼는 국제정치조차도 무정부 상태로 인식하는 게 대부분인데 'all netizen'을 행위자로 삼는 인터넷 세계를 통제함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잭 골드스미스와 같은 이는 '인터넷 권력전쟁'에서 이에 대해 부정하지만 특별히 민감한 문제가 아닌 한 대부분의 문제는 국가도 방치하는 편이라는 점은 대부분이 동의할 것이다)
 
최근 군삼녀가 유명하다. 모 티비의 아침 프로그램에서 '나라 지키러 군대를 가는 건데 2년은 너무 짧다, 3년은 해야 좀 배우지 않겠느냐' 식의 발언을 한 것이다. 결론은 말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알겠지만 엄청나게 씹히고 있다. 대한민국 남성들은 언제나 그렇듯이 흥분하게 된다. 2년이란 세월을 잃어버린 것만 해도 억울한데 (퇴보라는 측면을 생각하면 단순 2년으로 보아서 될지 모르겠다) 그것으로 부족하다는 말은 남성들이 흥분할만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전히 여성은 상당히 사회적 약자이지만 그럴 때마다 군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군대가 남성들에게 많은 기회와 시간을 앗아감을 의미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 역시 사실이다.

문제는 한 번 흥분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이 여성이 말하는 것을 캡쳐한 사진이 인터넷 곳곳을 타고 떠돌고 있다는 점이다. 그녀의 발언에 불만을 느낀 많은 네티즌들은 그녀의 사진까지 함께 있는 발언을 인터넷에 업로드하고 있다. 그러나 누군가가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서 (더군다나 법적 처벌을 받을 그러한 범죄가 아닌데도) 타인의 잘못된 행동을 여기저기 퍼뜨리며 비난의 물결에 동참하는 것은 올바른 일일까? 물론 정치인과 같은 공인의 경우 문제를 달리 보아야 하겠지만 사적인 행위에 대해 이런 식으로 반응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본다. 물론이 여성의 발언으로부터 많은 남성들이 상처나 상실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으로부터 그녀가 받은 상처와 상실감은 이와 비할 바 아닐 것이다.

더군다나 네티즌들의 이 여성에 대한 비판은 금방 여성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전환된다. 사실 남성만 군대를 간다는 사실에 대해 상실감이나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는 남자가 한둘은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글을 업로드, 포스팅한 이들은 별다른 생각 없이 올렸다고 해도 쉽사리 여성 전체에 대한 공격이 일어나는 도화선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남성에게 들어오는 공격에 대한 반격이 아니라는 점에서, 또 그 실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된장녀 사건 역시 어느 정도 이러한 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점에서 상당한 주의가 없는 군삼녀에 대한 포스팅과 업로드는 개인, 혹은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 쉽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여성의 발언을 방송한 곳은 공중파 방송이다. (공중파의 무개념을 알 수 있는 부분) 그리고 대부분의 네티즌은 단지 그것을 (블로그, 싸이홈피와 같은 ) 개인공간에 혹은 (카페나 포털과 같은) 반 공적공간에 올렸을 따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1차 생산자와 마찬가지로 2차, 3차로 유포하는 이들 역시 '자발적인' '정보 유포자'라는 점에서는 다른 점이 없다. 그렇기에 자신이 유포한 정보가 어떠한 영향을 낳을 것인가에 대해 어느 정도 반성할 필요는 있어야 한다. 즉 별다른 코멘트가 없다고 넘어갈 일이 아니라 아무런 코멘트가 없다고 해도 그것이 어떤 영향력을 낳는다는 점 역시 고려되어야 하며 어떠한 코멘트를 넣었다면 그 코멘트가 어떠한 영향력을 낳을지도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일기장에 쓰거나 자신의 하드디스크에 저장함이 옳다.

표현의 자유는 존재하고 남에게 어떠한 의견을 알릴 수도 있다. 그리고 필요하다. 그러나 다시금 강조하지만 그러한 행위가 타인에게, 혹은 사회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한 번 더 생각해 보아야 한다.

  1. 흐음..상당히 위험한 발언이었어요.
    저는 2년은 커녕 한달도 힘들거 같아요 -_ㅜ
  2. 아오이소라
    여기 가면 군삼녀 패러디를 할수 있어요^^
    www.anseup.com/bbs/board.php?bo_table=celebs&wr_id=73
  3. 훈련소 갔다오는것만 해도 정말 안습이던데.. 군삼녀가 이상한거에요..ㅡ.ㅡ 아마 군삼녀도 집에서 반성하고 있을듯..
  4. 저는 군삼녀 의견에 동의합니다. 2년은 너무 짧아요(퍽!) ㅎㅎㅎ 군대 갔다온지 오래돼서 현실감각을 잃은 듯...하여튼 우리의 별수롭지 않은 행동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자는 데는 100% 동감합니다. 며칠 전 동부간선을 타고 청량리쪽으로 나가려는데 무려 40분이 넘겨 걸렸슴다. 5분도 안 걸릴 거리인데. 알고보니 회기역으로 가는 쪽에서 차 두 대가 길가에 세워져 있더군요. 달랑 2차선인데, 그 두 대의 차량이 한 차선을 몽땅 잡아먹고 있으니 수많은 차가 병목 현상으로 고통을 겪었더랬습니다...참, 아마 그분들 이런 결과를 빚고 있는 줄은 전혀 몰랐을거에요.
    • 2007.03.20 14:56 [Edit/Del]
      그렇죠, 저도 현역은 아니지만 여하튼 예비역이니 2년은 너무 짧... (퍽!)
      덤으로 회기랑 청량리 사이는 그런 일이 너무 잘 일어나는 것 같아요 -_-;
  5. 2년주장
    솔직히 3년은 그렇지만 2년은 해야하지 않을까... 18개월은..좀..
  6. 흠..
    남녀평등 지수는 한두곳에서 한게 아니니 ...
    어떤것에선 OECD국가중 4위로 나온것도 있고..
    한가지만 골라서 (그것도 가장 등수낮은걸로-_-)
    우리나라 여성인권이 세계최하위권이다 라는건 좀 그러네요..
    • 2007.03.26 22:51 [Edit/Del]
      여러 연구가 있는데 전체적으로 많이 낮은 것은 삶에서 많이 느끼게 됩니다. 필요하다면 이 부분은 다음에 다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7. 여자들도 의무적으로 한달간 군복무 - > 군바리의 서러움 조금은 이해 - >
    군대가는 남친과의 이별 감소 - > 군장병 탈영 감소 - > 한국 군사력 강화 - > 세계 정복... ㅡㅡ;
    좀 썰렁하네요... 씨익...
    남자 여자 다름을 알지만... 여자들이 자신들이 차별당한다고 생각하는것만큼...
    남자들만이 알 수 있는 이런 부분들도 최소한 배려는 좀 해줘야하지 않을까 한번 생각해봅니다...
    그건 그렇고 또 오랜만입니다... :) 중국에 계신줄 알았는데 오셨나보군요... 후훗~
    이제 알았으니 다시 자주 오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예전의 그 인상적 스킨은 바꾸셨군요...
    • 2007.03.26 22:52 [Edit/Del]
      여자들이 군대가면 걱정되는 게 합숙하며 왕따 문제가 너무 힘들 것 같긴 합니다 -_-
      그리고 말씀하신 인상적 스킨을 없애자마자 방문자가 평균 100 이상 증가하는 기현상에 놀라고 있습니다, 의외로 제 블로그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나봐요 -_-
  8. 띄어쓰기 라던지 링크등 정성이 많이 들어간 글이네요. 저같이 짤방으로 승부하는 블로그와는 다른 고풍스런 포스가 납니다. :D

    언제나 수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는게 어려습니다.
    저도그렇고 군삼녀도 그랬네요.

    잘읽고갑니다.
    • 2007.03.26 22:52 [Edit/Del]
      능력이 안 되니 머리와 손이 고생을 합니다, 반동분자님 블로그는 ㄴ몇 가지 측면에서는 제 벤치마킹 대상이니 겸손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9. 군삼녀죶이죠뭐 -ㅅ
    지가 남자로태어났으면 탈영하고 난리칠껄요 -_ ;;
    우리나라여자들이쫌 썩었죠뭐 -
  10. 저는 군삼녀 의견에 무관심(예비군 2년차) 그보다는 동원 빡세게 굴린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귀찮은 기분이네요.

    소수만이 다수를 상대할 수 있던 시절에서 모든 사람이 다수를 상대할 수 있게 되었는데... 예전의 소수가 다수에게 느낄 수 있었던 압박을 그들은 현실적 힘과 영향력이 보통 일치하기에 버티고 지나갈 수 있었던듯...
  11. 유상훈
    전 그냥 그 여성분이 참 원망스럽더군요...도대체 왜 그런 얼토당토 않은 헛소리를 해서 자신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지수를 올려야만 했는지...좀 더 신중할 수는 없었을까...
    아무튼 다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분단국가라는 현실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이라면 그런 소리는 해서는 안 되지요. 반성하고 있다면 천만 다행이고 아니라면 뭐...
    • 2007.03.26 22:54 [Edit/Del]
      반성이건 뭐건 지금 고통지수가 장난 아닐 것 같아요, 별로 진지하게 이야기한 것 같지도 않았는데 안습인생이 되어버렸습니다 -_-
  12. 군삼녀의 발상은.... 여성들도 남성들과 똑같이 군대 3년 뛰자고 말했다면 그렇게 비난을 듣지 않았을 겁니다.
    남자들만 군대 뛰어라... 하하하~ 그러니까 잘못 아닐까요. 남녀평등은 군복무 평등으로부터~! ^^
  13. 하암
    저도 군대 24개월하고왔지만... 뭐 18개월이던 몇개월이던 신경안씁니다
    솔직히 저도 이등병 막 갓 자대 왔을때 아 언제 2년이란 시간이 언제가나 정말 막막 했습니다
    뭐 군삼녀욕하는 분도 잘못되긴했지만 그런 게기를 만든 본인의 잘못이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말이 곱다는 속담 다알듯이 제생각은 군삼녀 발언한거에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14. Aensa란 사람의 트랙백, 멋지다.
    전혀 생각 못했던 방향을 지적해서, 놀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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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환송환

Posted at 2006. 11. 5. 01:15 | Posted in 야동후후식 영화부

거두절미하고 정말 훌륭한 다큐멘터리입니다. 아니, 훌륭하다는 말이나 선댄스 영화제 표현의 자유상 수상이라는 설명만으로는 이 영화의 힘을 도저히 서술할 수 없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정말 꼭 한 번 감상하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다큐멘터리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할 정도입니다.


대개 시사적 다큐멘터리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대상을 철저하게 파헤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논란거리를, 특히나 소수자의 입장을 대변해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언제나 논란거리이지만 반공 이데올로기의 영향 하에 있는 대한민국에서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이 다큐멘터리는 이미 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비전향 장기수들에 대한 대한민국의 폭력적 억압, 그 긴 시간 동안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그 누구의 입도 빌리지 않고 감독과 비전향 장기수들의 입을 통해 140분 이상의 시간동안 전해 들을 수 있음은 방송사에서는 다룰 엄두도 못 낼 소재이자 주제입니다.


물론 제작비는커녕 최소한의 제작환경조차 갖추지 못했기에 시종일관 내내 직접 캠코더를 들고 다니며 찍은 것이 느껴질 정도로 투박한 화면과 노이즈 제거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음성이 이어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은 이 다큐멘터리의 가치를 조금도 깎아내릴 수 없습니다. 진실한 목소리를 긴 시간에 걸쳐 담아낸 이 다큐멘터리는 오히려 외국의 블록버스터급 다큐멘터리보다 더 큰 마음의 울림을 자아냅니다.


이에는 김동원 감독의 힘이 큽니다. 김동원 감독이 이 다큐멘터리를 위해 15년간 800시간 분량의 녹화를 편집했음은 김동원 감독이 이 다큐멘터리에 얼마나 큰 진정성과 열정을 가지고 접근했는지 알 수 있게 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힘을 실은 것은 역시 비전향 장기수들이 지닌 삶의 무게가 아닐까 합니다. 30년 이상의 긴 시간을 끝없는 회유와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자신의 신념을 꺾지 않고 독방 생활을 견뎌 왔다는 점만으로도 이들의 삶의 무게는 여느 인간들과 비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적 신념이 무엇인가, 혹은 그 신념이 올바른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렇게 살아왔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삶의 무게는 이미 우리가 함부로 언급할 수 없을 정도일 것입니다.


끝으로 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은 제하고더라도 이 영화가 균형감각을 잃었다는 비판에 대해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비판은 크게 둘인데 비전향 장기수 송환 행사에 납북자 가족이 등장한 것에 대해 비전향 장기수들이 납북 같은 일은 있지도 않다고 대화를 거부한 것과 이들이 북한으로 돌아가 영웅대접 받는 것을 왜 이야기하느냐는 점입니다. 한 가지를 더 추가하자면 다소 친북적인 관점을 취했다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먼저 첫번째에서 우선 납북자 가족들이 그러한 행사에 등장한 것이 성숙한 태도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저는 그들을 비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납북 행위로 인해 긴 시간동안 고통을 받아온 만큼 그들의 행동이 다소 좋지 않은 방식으로 표출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비전향 장기수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더군다나 그들은 가족도 아니며 당사자인만큼 그러한 정도는 더욱 클 것이고 어느 정도 관용적으로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영웅대접 받는 것은 아주 당연해 보입니다. 만약 지금 북한에서 30년 이상 복역하며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꺾지 않은 이를 남한으로 송환한다면 한국 군대는 그들을 영웅대접하지 않을까요? 물론 북한보다 그 행사의 규모는 작겠지만 이는 어느 나라 군대라도 아주 당연한 일입니다.


마지막 부분에 대해서는 다큐멘터리를 직접 보고 판단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140분 이상의 긴 분량이지만 지루함을 느끼기 힘들며 아마 그 어느 영화를 보는 것보다 알찬 시간을 보냈다고 느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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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전에 영화잡지에 기사가 난 걸 보고 꼭 봐야지 했다가 스르륵 지나갔었는데 다시금 일깨워주시니 이 기회에 내일이라도 꼭 봐야겠군요.
  2. 15년 공을 들인 영화라니 그 사실만으로도 대단하군요.
    제겐 제목조차 낯설지만 관심을 가져봐야겠네요.
  3. 은하
    정말 하나도 안 지루했습니다.....-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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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TV에 대해 비판해야 할 부분우리가 TV에 대해 비판해야 할 부분

Posted at 2006. 6. 30. 18:47 | Posted in 예산낭비 문화부

깔때기 - 뿅망치, '브라운관 잔혹사'

티비를 거의 보지 않는 편이지만 한국 티비 프로그램에 대한 불만이 쇼프로에서 조금이라도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나 언행이 나온다면 그것을 문제삼는다는 것이다. 가운데 손가락 장난으로 한 번 들었다고 해서 논란이 되고 일상에서는 애교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약한 수위의 욕설도 문제가 된다. 그리고 곧이어 기다렸다는듯이 형식적인 사과가 이어진다.

난 이러한 재제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우선 왜 이러한 행위에 재제를 하는 것인가? 우선 공중파니까 무조건 최소한의 격식을 지켜야 한다는 당위는 젖혀두자. 외국 프로그램에서는 힘좋은 정치인, 기업인도 대놓고 씹어도 별 탈이 없다. 물론 이 '문화' 내지는 '당연시'가 티비에서의 표현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가장 큰 이유이겠으나 과연 이것이 옳은지 좀 더 따져볼 필요가 있다.  

티비에서의 표현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첫 번째 이유로 시청자들이 불쾌감을 느끼기에 표현에 제재를 가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경우는 어차피 알아서 시청률이 내려가주니 무시해도 좋을 듯하다. 이번에 무한도전이 토고전을 소재로 삼으며 자멸한 것은 두고두고 씹힐만큼 아주 좋은 예가 되어버린 것 같다.

이와 다른 중요한 이유로 티비에서 나온 행위나 발언에 시청자들이 악영향을 받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는 듯하다. 예를 들어 티비에서 나온 행동을 모방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문제삼는다면 오히려 쇼프로보다는 드라마나 영화가 그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이 옳다. 드라마를 보면 불륜을 멋지게 미화하는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영화들은 폭력을 미화하는 게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크게 문제삼지 않는다. 이들은 어디까지나 픽션임을 밝히기 때문이다.

쇼프로그램 역시 일정부분 애드립을 허용하나 사실 상당부분 대사를 짜맞추고 한다. 물론 쇼프로가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리얼함을 내세우며 실제 그러한 요소가 섞여있는 것을 부정할수는 없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문제삼는 행위들은 대부분 우리 일상에 비하면 한없이 미미한 경우가 많기에 모방 등 악영향에 대한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물론 인터넷 용어 남발 등은 모방을 우려해 어느정도 규제할 필요가 있겠으나 이는 조금 주제에 어긋나므로 다루지 않겠다.

하지만 조금 장기적인 영향을 생각하면 이도 전혀 무시할 요인은 아닐듯하다. 예로 쇼프로에서 과격한 행위들이 남발하면 어린아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그러한 행위를 즐겁게 받아들이고 그것이 그들의 인지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쇼프로가 아직 이 정도 수준까지 왔는지는 의문이다. 좀 웃기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차라리 '짱구는 못말려'가 어린이 만화시간대에 방영되는게 더 악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장기적 영향을 생각하면 이러한 표현보다 더 위험하다 생각하는 것은 티비에 너무 많고 우리는 그 쪽으로 비판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지금은 괜찮은 편이지만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너 죽여야 나 산다 식으로 흐르며 문제가 될테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던 드라마와 영화는 불륜과 조폭이 가장 많은 소재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소재를 미화하는 일도 장난 아니게 많다. 이에 비하면 위에서 언급한 쇼프로는 적어도 미화는 하지 않는다. 그저 웃자고 하는 짓이니까.

덤으로 티비는 완전 인물 잘난놈 아니면 자리에 들어서지도 못할만큼 외모 중시를 아주 대놓고 한다. 정말 외모 쿼터제 시행하고 싶을 정도다. 좀 떨어지는 외모의 특화된 캐릭터도 있지만 그것을 통해 적당히 웃음거리로 만들고 그런 케이스도 있다는 것 통해 감동도 좀 주려고 있다고 느껴질 정도로 그 수는 적다. 그나마 이런 애들도 대부분 개그맨이고 개그맨들도 신예로 갈수록 인물이 빵빵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문제들은 제기되지 않는다. 눈으로 드러나는 폭력과 언어가 아니라 그런가보다. 그러나 정말 두려운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군대가 두려운 것은 대가리 박게 하고 걷어차서가 아니다. 그러한 규율이 몸에 베어버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당장은 모르겠으나 티비에서 조폭이랑 불륜을 미화하면서 아이들은 그것에 대해 도덕불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외모 중시한다고 해서 누구 하나 얼굴에 금 갈 일 없다. 그러나 마음에 금 갈 일은 더럽게 많아진다.

한국인들의 티비 시청시간은 하루 세 시간에 달한다고 한다. 즉 우리는 하루 활동시간의 1/6 가량을 티비에 소진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티비가 워낙 수동적인 매체인만큼 우리는 이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런 티비에 제기해야 할 문제는 사소한 표현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좀 더 은밀하게 사회의 모순을 키워나가는 구조적인 문제여야만 한다.


ps. 개인적으로 이보다 더 좀 어떻게 했으면 하는 프로그램은 '만원의 행복'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은 연예활동시간동안 절약을 강요당한다. 그리고 그들이 먹고 싶은 것을 먹지 못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즐거워한다. 그러나 이것은 괴로움보다 여흥이었을 뿐, 연예인들은 집으로 돌아와 다시금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을 즐긴다. 그러나 그들이 돈장난하는 그 만원이 없어 밥을 굶는 아이들이 있다. 티비는 돈으로 장난 하지말고 정말 굶주린 아이들에게 한번이라도 시청자들의 이목을 모아주었으면 한다. 입장바꿔 생각해봐라, 굶는 애들 입장에서 정말 속 찢어질거다.

  1. 엉뚱한 얘기지만 전 TV에서 국정홍보처 광고를 안 봤으면 소원이 없겠습니다-_-. 2%의 국민으로부터 98%의 국민을 지키니, 국민이 신명나면 경제가 얼쑤니, FTA가 새로운 미래로 가는 길이니, 국민연금이 아주 좋은 정책이라니 하는 방송을 보고 있노라면 손발이 오그라듭니다-_-.

    P.S. 픽션을 문제삼지 않는다는 점에서 살짝 놀랐습니다. 그만큼 빠른 수용으로 이어지지 않나 해서입니다. 섹스 앤드 더 시티 등 미국시트콤이 20~30대 한국의 성인여성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는 여론조사를 본 기억이 있는데 말이죠.
    • 2006.07.01 15:14 [Edit/Del]
      하하, 저도 그거 봤습니다. 생각이 어떻던 너무 광고가 일방적이라서 맘에 들지 않더군요, 국민연금은 그렇다치고 FTA 분위기가 심히 희망적이덥니다, 힘 없는 나라인데 시키는대로 해야죠 뭐 -_-;

      확실히 픽션도 문제삼을 필요가 있다는 점에는 동감합니다. 실제 한국인들의 정서가 드라마에서 많이 온다는 생각도 들고요, 어디서 통계하나 잡으면 재미있을 것 같군요 ^^
    • 2006.07.01 15:33 [Edit/Del]
      그리고 무플의 굴욕 막아주셔서 감사합니다 -_-
    • 2006.07.02 10:00 [Edit/Del]
      어제는 저 나름 감정의 과잉상태라 좀 격한 리플을 달았다가 지웠었습니다ㅠ_ㅠ 혹 보셨는지요?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ㅠ_ㅠ
      먼저 저는 승환님께서 현정부를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최근 인터넷 신문기사를 뒤져가며 현 정부(97년 이후 DJ-노무현으로 이어지는)의 성격과 정책목표가 무엇인지 정리하는 작업을 하는 중입니다. 나름 중간정리가 어느정도 되어가고 있는데 승환님께서 현정부를 어떻게 보시는지를 듣고 참고하고 싶습니다.
    • 2006.07.03 01:19 [Edit/Del]
      아뇨, 무슨 -_-; 어차피 못 봤는데 -_-;
      그보다 정말 아는 게 없어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조금 더 내공을 쌓고 현실을 파악하려 생각중이니 용서를, 자비를 ㅠ_ㅠ
  2. 만원의 행복은 초창기땐 평범한 시민이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멀쩡한 사람을 현대판 스크루지로 만들어놓더니 이게 어느순간 연예인으로 대체되더군요.
    소비를 현명하게 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공유하는 것이 아닌 무조건 안써야 한다는 무식한 방법으로 강요를 하는 그들의 방식이 싫어 안보게 되는 프로그램이에요.
    • 2006.07.03 01:20 [Edit/Del]
      아, 그랬던 시절도 있었군요 -_- 일반시민이 하면 그나마 괴리감은 덜할 것 같아요. 현재 만원의 행복은 그냥 연예인들 좀 괴로워하면 그거 즐기는 것 같아요. 괴롭히려면 좀 확실히 괴롭히던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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