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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포츠의 목적과 나아갈 길프로스포츠의 목적과 나아갈 길

Posted at 2007. 1. 23. 00:42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인터넷이 되지 않는 북경을 떠나 상해로 오니 인터넷에 현대 유니콘스의 매각설을 가지고 말들이 많다. 그리고 우리의 네이버는 '프로야구, 아직도 존재 이유가 홍보'라는 글을 대문에 걸어 놓았구나. 기자가 주장하는 것 자체가 대단히 애매하기는 하지만 결국 우리나라도 미일처럼 프로 스포츠를 모구단의 홍보구단으로 삼지 말고 자체적인 구단흑자를 낼 수 있도록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 같다. 그런데 이게 말이 쉽지, 실제로는 전혀 쉽지 않은 이야기이다. 어려운거야 둘째치고 그리 옳다고 할 만한 주장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잠시 기사를 인용해 보자.

농협이 유니콘스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하자 농민단체와 노조,여기에 농협의 주무관청인 농림부까지 강한 반대의사를 밝혔다. 핵심은 결국 돈이었다. 농업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프로야구단 운영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야구계는 오해라고 했다. 운영비가 많이 들지만 홍보효과를 감안하면 그런대로 할 만 하다는 것이 설득의 핵심이었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얘기다. 케케묵은 논리다.

과연 이것이 그리 케케묵은 논리일까? 대체 왜? 무엇이 기준인가?
 

일본의 야구단 운영은 어디까지나 비지니스다. 모든 구단이 흑자는 아니지만 적어도 흑자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좋은 예가 2005년 창단한 라쿠텐이다. 라쿠텐은 첫해 3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고도 약 2억엔(약 16억원)의 흑자를 냈다.

몸값이 적은 선수들로 팀을 꾸리고 연습구 갯수까지 따지는 짠물 운영을 한 덕이기는 했지만 어찌됐든 서류상 라쿠텐은 엄연한 흑자 기업이다. 평균 2만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오는데도 크나 큰 위기라며 잇단 대책을 내놓고 있는 것이 비지니스를 앞세운 일본의 모습이다.

확실히 일본에서는 케케묵은 논리일지도 모른다. 사실 미국같은 경우는 아예 처음부터 구단경영을 통한 수익을 목적으로 팀이 조직되었다. 특히 니그로리그 같은 경우는 애초에 스폰서라 할만한 자본은 존재할리도 없었고. 그런데 기자에게 묻고 싶다. 현재 한국에서 프로스포츠단 운영을 통해 과연 흑자를 낼 수 있을까? 가장 역사가 깊은 프로야구라고 해도 말이다. 그 속에서 KBO와 각 구단이 모두들 노력한다고 한들 그게 말만큼 쉬운 일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구단경영만을 통해 순이익이 나려면 우선 관중 숫자가 현재와는 비교되지 않을만큼 많이 와야만 한다. 어떻게 하면 관중을 많이 모을 수 있을까? 단순한 수요 - 공급 법칙을 생각해도 답은 간단하다. 가격을 낮추면 된다. 그러나 그것조차 쉽지 않다. 한국 야구의 입장 가격은 만원도 되지 않는 가격으로 미국은 물론 일본의 3천엔 가량에 비해도 헐값이다. 양국 국민의 소비력 차이를 감안한다고 해도 말이다. 즉 이미 한국의 프로야구 입장료는 상당히 낮게 책정되어 있는 편이며 더 이상 내린다고 해도 그것이 크게 메리트를 주기는 힘든 입장이다. 물론 무료까지 내린다면 조금은 더 올 것이다. 그러나 무작정 가격을 내린다고 능사도 아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한 번 내린 가격을 다시 올리는 것을 쉽게 받아들일 리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관중수입이 그리 크지 않음에도 가격을 통해 관객을 유인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가격 외의 또 다른 관중입장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자주 언급되는 것이 게임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다. 그러나 사실 이는 그리 큰 관계가 없다고 봐야 한다. 야구는 아니지만 축구를 예로 들어보자.
J-리그의 경우 관중의 수가 한국에 비해 훨씬 많지만 그 질에 있어 K-리그를 압도하지는 않는다. 질이 더 떨어지는 동남아의 리그들도 우리보다는 관객수가 많다고 한다. 만약 게임의 질로 관중의 수가 결정된다면 금메달 척척 따는 한국의 비인기종목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물론 그것이 관계가 없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경기 질의 향상만으로 관중을 불러모을 수 있다면 그것은 오해이다.

또 다른 관중입장의 유도방법은 룰의 변경이다. 사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적어도 위에서 언급한 두 방법에 비하면 훨씬 중요하다. 축구에서 오프사이드가 생기고 농구에서 3초룰이 생기고 야구에서 보크가 생긴 것은 공정함이건 뭐건이 아니다. 이러한 룰이 있으면 경기 자체의 재미가 떨어지고 관중 유도를 저해할 수 있기에 생긴 것이다. 지금도 각 리그들은 온갖 꽁수들을 짜내고 있다. 축구는 국가전이 워낙 많은 종목이기에 쉽게 건드릴 수 없지만 농구는 지역방어를 도입했다 금지했다 하고 핸드체킹 부분을 풀었다 조였다 하고 있으며 야구는 마운드를 높였다 낮췄다 하고 스트라이크존을 넓혔다 좁혔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큰 변화를 줄 리 없다.

참 이래저래 쉽지 않다고만 이야기해서 미안한데 실제로도 그 말을 하고 싶다. 요즘같이 놀거리가 많은 시대에 누가 쉽게 그 놀거리를 옮기겠는가? 말이 쉽지, 쉬운 게 아니다. 케케묵은 논리라고 조소할 게 아니란 말이다. 그렇다면 과연 프로스포츠 구단이 구단운영만을 통해 이득을 낼 수 있는지의 여부를 떠나서 생각해보자. 즉 홍보효과를 노리고 구단을 운영하는 게 문제가 있는지 말이다. 이를 위해 다시금 기사를 인용하겠다.

야구계는 오해라고 했다. 운영비가 많이 들지만 홍보효과를 감안하면 그런대로 할 만 하다는 것이 설득의 핵심이었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얘기다. 케케묵은 논리다. 현 상황에서는 그룹명 교체를 고려중인 농협에 국한되는 얘기라 할 수 있다. 홍보효과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손에 잡히지 않는 개념상의 정의이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말해 '홍보효과'라는 개념을 너무 우습게 보고 있다. 홍보효과가 손에 잡히지 않는 정의임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기자에게 묻고 싶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첼시와 연간 220억에 달하는 유니폼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국내 기업체 중 그 누구보다 이익에 민감한 (욕이 아니라 이게 기업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삼성이 그 손에 잡히지도 않는 무언가를 위해 그 거액을 내놓은 것일까? 더욱이 중요한 것은 이제 더 이상 그러한 홍보효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그러한 부분에 대한 계량화는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유니폼 스폰서 광고효과 분석기사 - 조선일보) 이 정도라면 홍보효과를 '손에 잡히지 않는 개념'이라고 무시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삼성이 첼시 유니폼에 기업 로고를 넣는 것이나 프로 스포츠단을 운영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그럼 요미우리나 소프트뱅크는 구단 명 짓기가 귀찮아서 모기업 이름 붙이고 뛰어다니나, 솔직히 멋도 안 나는구만.

물론 기자가 걱정하는 것이 단지 이것만은 아닌 것 같다. 최근 삼성과 함께 자웅을 겨루는 최강의 구단 현대가 (루머이지만) 겨우 80억의 헐값에 팔릴 정도면 이미 홍보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서울 연고 구단을,그것도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2위팀을 넘겨주면서 순수 매각대금이 고작 8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는 것은 한국야구가 처한 위기가 어느 수준인지 보여주는 메시지다.


그러나 이는 큰 착각이다. 포브스 코리아에 따르면 그간 비슷한 성적을 올려온 현대와 삼성의 구단가치는 무려 네 배 이상이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매해 밑바닥을 기다 못해 바닥을 파며 이북으로 넘어가려는 롯데는 오히려 삼성과 비슷한 구단가치를 지녔다는 점이다. 이 점이 바로 기자가 간과한 부분이다. 대체 그간 최고의 성적을 올린 현대는 밑바닥의 가치를 지니고 있고 포크레인 부대 롯데의 가치는 높은 것인가?

대답은 간단하다. 롯데는 성적은 좋지 않았을지언정 열성적인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었고 그들을 잃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비록 그들이 대박 FA들은 모두 먹튀로 변신했으며 그들이 트레이드시키거나 포기한 기존선수들은 타 구단에서 부활의 날개를 펼쳤다. (링크 걸려다가 일일히 걸기에는 중국 인터넷이 너무 느려 포기) 하지만 적어도 그들은 팀 강화를 위한 노력 외에 '부산 갈매기'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반해 현대는 어떠한가? 그들의 움직임이란 그야말로 수도권 진입을 위한 발버둥이었다. 그들에게 홈이란 서울 진입을 위한 텐트에 불과했다. 아무리 서울이 좋다고 해도 최소한 매너는 지켜야 한다. 관중은 수입원일지언정 봉은 아니다. 물론 빅 마켓이 지닌 효율은 사실이지만 관중은 비록 작은 도시라 해도 구단이 홈에 애정을 가진 곳으로 가지, 큰 도시라고 해도 구단이 관중을 봉 취급하는 곳으로 몰리지 않는다. 프로농구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관중동원을 하고 있는 구단들이 어디인가? 중소도시인 창원 LG와 원주 TG가 아닌가? 미 NBA의 경우 중소구단이 적자를 보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마켓파이의 차이로 봐야지, 지역민의 성원이 부족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따져보고 싶은 게 있다.

이제 한국 프로야구도 구단 운영이 비지니스적 부분을 늘려가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수입은 10년전과 비슷한데 운영비는 2배 가까이 늘었다. 홍보 효과를 논하는 것 조차 부끄러운 현실이다.

기자는 어느 정도 프로 스포츠 구단이라면 '응당' 홍보효과를 논하지 말고 구단운영을 위한 직접수익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가장 앞에서 논한 현실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연 정말 그래야 하는 걸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과연 구단의 모기업 홍보를 위해 구단을 운영하는 것과 구단 자체 운영을 통한 이윤 획득을 위해 구단을 운영하는 것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까?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쉽게 넘길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양 쪽 모두 이윤 획득을 위해 프로 스포츠 구단을 운영한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 한 쪽은 직접적으로, 그리고 한 쪽은 간접적으로 그 이윤을 획득하고 있다는 차이 뿐이다. 또한 홍보를 목적으로 한다고 해서 딱히 구단 운영을 통한 직접 이윤 획득보다 이윤액이 작으리라는 법만은 없다. MLB 처럼 중소구단을 위한 배려조차 없는 NBA에서 많은 중소구단이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을 상기하며 LG트윈스의 우승 이야기를 비롯한 이 기사는 그 적절한 예를 보여주고 있다.

가끔 나오는 비판이 프로 스포츠 구단을 기업 홍보용으로만 여길 경우 구단의 능력을 극대화하려기보다 존재 그 자체에 이유를 둔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라. 당신이 구단 모 기업의 회장인데 기업의 이름을 건 구단이 열에 아홉은 진다고. 보는 사람들 홍보효과가 높을 리 없다. 그야말로 호러블이다. 아니면 미쳤다고 구단들이 FA를 거액 들이면서 사들이겠는가? 결국 양 쪽 어느 경우건 구단의 전력 상승을 위해 단장은 당연히 노력하게 된다. 팜웨어가 잘 갖추어져있지 않은 한국은 좀 다르겠지만 MLB에서 능력 있는 단장은 능력있는 선수 이상으로 영입하고 키우려는 대상이다. 오클랜드의
빌리빈 단장은 월가에서까지 존경받는다고 할 정도이니 할 말 다 한거다.

결국 구단 이익을 원하나 구단홍보를 목적으로 하나 같은 목적으로 팀을 꾸려나가고 있으며 이들 모두 강한 팀을 원하고 또한 재미있는 경기를 원한다. 사실 그간 현대의 인기가 그리 높지 않았던 것은 김재박 감독 특유의 '짠물 야구'의 영향 역시 없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이것은 정말 현대의 실책이다. 미국 NBA를 호령하는 샌안토니오는 그 실력에 비해 인기는 떨어지는 편인데 이는 던컨의 플레이 자체가 밋밋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앨런 아이버슨이 이끌었던 (지금은 이적했으니) 필라델피아는 꽤 인기가 있었다. 신장도 작은 그의 터프한 플레이가 관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첨언 : 물론 수익의 측면에서는 조금 다른 것이 우승 보너스나 플옵 등을 통해 샌안토니오는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었기 떄문이다, 이것 역시 단장들이 팀을 강하게 만드려는 이유이기도 하고)

말이 길었는데 정리하겠다. 한국 프로 스포츠가 홍보효과를 노리고 팀을 운영한다고 혀를 차는 것은 현재 상황을 너무 무시하는 것이다. 또한 그것을 노리는 것 또한 조금도 부끄럽지 않을 일이다. 물론 그들이 홍보효과를 통해 이윤을 내지 못한다면 분명히 시장의 법칙에 따르 그들 스포츠는 퇴출될 것이고 나와 같은 스포츠팬들은 아쉬울 것이다. 마치 예전의 음악팬들이 현재의 다양성을 상실한 주류 음악계에 상심하는 것처럼. 그러나 그러한 모습으로 가지 않기 위해서는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 음반업계가 무너진 것 역시 MP3 때문이 아니라 음반업체가 변화를 거부하며 소비자를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을 수호하려 한 것 때문이었다. 이처럼 프로스포츠계도 그저 외국의 환경을 부러워하며 홍보효과 어쩌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보다 차라리 현대가 그간 왜 구단의 홍보효과가 그토록 낮았고 삽질하는 롯데는 아직까지 높은 구단가치를 지니고 있느냐에 대해 생각을 기울여 보는 것이 프로 스포츠계 발전을 위한 좋은 출발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1.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고객의 소리를 귀울이지 못하는 기업은 반드시 도태됩니다. 이건 사람이 밥을 먹으면 화장실을 가는 것만큼 진리지요. 스포츠계가 정말 고객의 가려움을 파악하지 못하고 엉뚱한 짓만 한다면 언젠가 반드시 핸드볼 꼴이 날겁니다.
  3. 은하
    정말 롯데팬들의 애증이 섞인 구단애 대한 열성을 보면...뭔가 감동적입니다. 이겨도 목놓아 부산갈매기 부르고....ㅡㅡ;
    • 2007.01.28 23:37 [Edit/Del]
      그러게 말이에요, 보기 참 안쓰러울 정도이지만 사실 뉴욕닉스라는 NBA 구단에 비하면 별 거 아니에요. 작년 포브스 발표에 따르면 3년간 거의 최하위를 기록한 구단인 주제에 current value 및 operating income이 1위더라고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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