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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의 멘탈리티와 통계스포츠에서의 멘탈리티와 통계

Posted at 2007. 10. 28. 10:35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예전에 inuit님이 돈 버는 놈 따로 있고 사후 설명하는 놈 따로 있다고 했는데 이 중에서 명확한 쪽은 돈 버는 쪽입니다. 사후 설명은 아무렇게나 하면 그만이니까요. 물론 그게 설득력이 있고 그러한 일이 반복되어야 명성을 얻고 그걸로 돈벌이 하는 게 언론의 세계이겠지만 야구의 경우는 이게 정말 안 먹히는 듯 하네요. 한국 언론의 문제는 이상하리만큼 멘탈리티를 강조한다는 겁니다. 아래 두 기사는 이를 잘 보여줍니다.

결과적으로 신예들의 활약은 두 팀 베테랑들이 좌우했다. 두산의 독특한 선후배 문화가 팀이 3번째 우승했던 2001년 분위기를 재현하고 있다. 선배가 코칭스태프로부터 존중을 받기 때문에 후배에게 형처럼 다가설 수 있다.

홍성흔은 시리즈 2차전 6회 자기 판단으로 스리번트를 댔다. 또 번트 성공 뒤 덕아웃에 들어와 결승홈런을 친 타자처럼 액션을 보였다. 채상병이 홈런을 터뜨렸을 때도 후배에게 자리를 빼앗긴 홍성흔은 자기 일처럼 좋아했다. 홍성흔의 팀내 입지가 탄탄하기에 가능한 장면이다.

반면 SK는 평등하다. 박재홍·김재현·김원형 등도 기득권을 잃고 똑같이 경쟁했다. 사실 이들은 후배를 도와줄 여력이 없다. 당장 한 경기, 한 타석을 걱정해야 한다. 정규시즌과 달리 리더가 있어야 할 큰 경기에서 SK가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
링크 - 두산의 힘, SK에 없는 독특한 선후배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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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선수들에서 비롯된 즐기는 야구의 나비효과는 침체된 팀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페넌트레이스 때처럼 선수단 전체가 경기를 즐기자 결과도 좋았다. 김성근 감독의 말대로 즐기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자 좋은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찬스 때마다 헛방망이를 휘두르며 맥없이 물러나던 타자들의 방망이 끝에 집중력이라는 기운이 감돌자 두산 투수들도 어찌할 도리를 찾지 못했다. 상대 투수에 따라 적극적인 타격이 효과적으로 주효했지만 무엇보다 팀 배팅과 동료 타자들을 믿는 '화합의 야구' 효과도 빼놓을 수 없었다.

특히 김재현의 경우에는 페넌트레이스 때 부진으로 소위 '말발'이 먹히지 않을 수 있었지만 " 그때 후배들을 묵묵히 도와준 것이 한국시리즈에서 후배들이 잘 따르고 도와주는 이유가 된 것 같다 " 며 겸손하게 설명했다. 인고의 세월을 참고 기다린 인내의 결실이 지금의 김재현과 SK로 하여금 화합의 야구를 할 수 있게끔 만든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
링크 - 3연승 SK '달라진 분위기 - 달라진 경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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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정신적인 면은 중요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데이터를 중시하기로 유명한 김성근 감독도 인터뷰를 보면 알 수 있듯 무지 멘탈리티를 중요시합니다. 그런데 분석에 있어서 이를 도입하면 좀 곤란해집니다. 그냥 갖다붙이면 그만이거든요. 3패하던 팀이 역전 4승하면 '정신력의 승리'고 연이어 4패하면 '압박까지 작용'했다고 말하는 것처럼요. 저는 멘탈리티를 요인으로 승부를 예측한 기사를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기껏해야 대개 예상 후 면피용(?) 반전의 가능성으로 제시하는 정도죠.

또한 사후적으로 그 요소를 제시한다고 해도 그게 사실일 가능성은 낮습니다. 선수들을 무지하게 조사하면서 그 공통요소를 찾아낸다면 모를까, 그냥 선수 몇 명한테 인터뷰하다보면 자연히 그 인터뷰 내용이 타 선수의 인터뷰에도 영향을 주고 처음 생각 그대로 흐를 수밖에 없죠. 뿐만 아니라 인과관계가 역일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습니다. 즉 팀의 멘탈리티가 좋아 이긴 게 아닌 경기 내용이 좋다보니 자연히 신이 나는 거죠. 제 생각에는 이 쪽이 훨씬 신빙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러쿵저러쿵해도 다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기본적으로 야구는 통계의 스포츠입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단장으로 불리는
오클랜드의 빌리빈은 경기장에 갈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하지만 그의 팀은 가장 효율적인 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복잡한 통계를 통해 야구 전체를 수치로 설명하고자 하는 세이버매트릭스의 영향력은 점점 커져가고 있습니다. 세이버매트릭스주의자들의  이론에 따르면 큰 게임에 강하다거나 득점주자가 있는 경우에 강하다거나 하는 특이한 케이스도 사실상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샘플의 크기가 작기에 일어나는 착각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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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치 능력으로 매일 발리는 에이로드

그러나 한국 스포츠언론에서 이들 수치를 잘 활용하는 일은 드문 일입니다. 대개 상황설명만 열심히 한 후 그 원인을 멘탈리티에서 찾고자 하죠. 물론 통계란 것이 완벽할 수 없듯 세이버매트릭스 안에서도
클러치 능력이 존재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와 단장들이 모든 것을 세이버매트릭스에만 의존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죠. 제 아무리 설득력이 높고 신뢰도가 높다고 해도 수치는 어디까지나 수치입니다. 추상과정에서 많은 요소가 배재될 수밖에 없고 질적 요소는 개입조차 할 수 없는 통계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죠. 그러나 한계를 가진다고 해도 이들 수치는 훌륭한 참고자료이기에 큰 중요성을 가집니다.

사실 두산이 2연승 후 SK가 3연승을 거둔 것은 처음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리 놀랄 것도 없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2승을 거둔 팀이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하는데 길게 보면 더 중요한 그 2승을 거둔 팀의 패넌트레이스 성적이 어땠나, 혹은 상대 전적이 어땠나입니다. 기사에 따르면 4승으로 스윕한 경우만 네 차례인데 제 기억에 네 팀 모두 패넌트레이스 우승 팀입니다. 즉 기본 전력이 더 탄탄한 팀이죠. 그러니 이번 한국 시리즈의 경우 SK가 초반 2패를 했지만 전력상 앞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제 설명도 사후적인 부분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사실 저도 두산의 우승을 예상했는데 이건 순전히 사기유닛 리오스 때문입니다. 작년 류현진도 대단했지만 사기유닛은 아니었는데 리오스는 올해 아주 인간이 아닙니다. 플레이오프는 단기전 성격상 S급 투수 한 명이 A급 투수 두 명보다 더 낫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막말로 리오스 세 게임 나와서 상대 A급 투수와 두 번 상대해 2승 1패만 잡아줘도 SK는 나머지 경기에서 3승을 거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는 거죠. 근데
5억짜리가 한 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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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띠껍게 생긴 류현진과 달리 인물도 잘 났음... 돈도 많고 인물도 잘나고... ㅅㅂ

어쨌든 분명 스포츠는 모르는 일이고 전문가라고 다 맞춰야 할 이유도, 의무도 없습니다. 그 잘 나간다는 ESPN의 전문가들의 플레이오프 예상도 작년의 경우 50%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그들의 예상이라고 일반인과 별로 틀릴 것도 없고요. 그러나 전문가들의 예상에는 그럴듯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어떤 이유로 어느 팀이 승리할지 적절한 근거를 제시한다면 그것은 스포츠를 관람하는 데 재미를 배가시키겠지요. 이는 사후해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둘러대기식이 아닌 다양한 상황에 적절한 통계를 활용해 경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관심과 재미를 끌어올리는 게 전문가들의 역할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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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재미있게 봤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통계를 충분히 활용한 야구가 이뤄지면, 더 재미있을텐데 말이지요.
    아예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많이 줄지 않았나 싶어요. TV를 잘 안보니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 2007.10.29 16:17 [Edit/Del]
      네, 제가 야구에 관심 가졌던 시절이 90년 초반인지라 기억은 안 나지만 분명 그런 듯 합니다. 제가 초딩 때는 학교에서 애들이 야구 이야기만 했거든요, 아무래도 놀 거리가 너무 많이 생겨서가 아닐지...;
  2. 확실히 통계 쪽에 관해서라면 물 건너 미국쪽이 식겁할 정도로 정리가 잘 되어있죠..

    (무슨 카드 게임처럼 통계치로만 경기시켜 보는 것도 있었던 것 ㄱ타고...)
  3. 정말 잘 읽었습니다. 스텟 야구의 편집증 정도가 넘어서 어떤 분석 사이트는
    선수의 가족생일이나 병사 이런것까지 변수로 집어 넣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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