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간접광고로 바라보는 한국인의 이중성드라마 간접광고로 바라보는 한국인의 이중성

Posted at 2009. 5. 29. 16:35 | Posted in 풍기문란 연예부
본인이 몸담고 있는 회사 뉴스룸에 스무디킹 관련 자료를 등록했다. 뉴스룸은 기업이 보도자료를 등록하면 블로거가 이 자료를 활용해서 포스트를 작성, 기업의 메시지를 확산시키는 서비스다. 첨엔 이런 거 왜 만들었는지 싶었는데 쓰다보니 의외로 괜찮은 서비스다.

문제는 기업들이 배포하는 자료가 거의 기존 보도자료 그대로이다보니 성공적으로 퍼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기존 보도자료는 말 그대로 기자들이 보고 틀에 박힌 글을 내놓을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인데, 기자가 아닌 블로거들에게 기대하는 건 좀 더 창의적인 뭔가를 내놓을 수 있도록 열린 자료를 배포하지 않아야 하나 생각이 든다.

그래서 PPL 이야기를 좀 하면서 나름 재미있게 자료를 작성했는데 참여율이 안습이다.
그래, 내 인생이 다 그렇지 모… Orz… 나라도 한 번 올려본다.
 
우선 본인은 이청아를 지지함을 밝혀두며... 하악하악...

여하튼 덕택에 PPL (간접광고) 관련 자료를 많이 찾아 보았는데 의외로 재미있는 게 많더라. 우선 드라마 PPL이 꽤나 효과를 보기는 하는 듯. 드라마를 검색하면 스폰서 링크로 PPL들이 주루룩 뜨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밑에 잘 보면 본인이 뉴스룸을 고생 끝에 만든 스무디킹도 있다, 네이버만 돈 벌 것 같은 느낌...

아무래도 드라마 보고 사는 사람들이 꽤 있는 모양, 물론 나는 약간 회의적인 생각은 있는데 블로그 마케팅도 블로그와정체성과 맞아 떨어지는 콘텐츠가 중요하듯, PPL도 드라마 속에 잘 녹아들어가야 하는데 그런 경우는 드문 듯. 그런 관점서 꽃보다 남자는 참 잘 먹혀 들어갈만한 여지가 큰 드라마였던 것 같다. 꽃보다 PPL이란 글도 보았으니 -_-

근데 우리나라가 웃긴 게 PPL을 하면서 징계먹는 사례가 좀 있다. 앞서 언급한 꽃보다 남자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사랑해, 울지마도 주의 먹었네.

그래서 조항을 찾아보니 이러하다. 시간 졸라 많은 놈은 한 번 정독해보시길. 졸라 웃기는 내용들 많다.

46조(간접광고)
1. 방송은 특정 프로그램의 제작에 직접, 간접적으로 필요한 경비, 물품, 용역, 인력 또는 장소 등을 제공하는 협찬주에게 광고 효과를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 구성하여서는 아니된다.
2. 방송은 특정상품이나 기업, 영업장소 또는 공연 등에 관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거나 의도적으로 부각시켜 광고효과를 주어서는 아니된다.
3. 방송은 상품 등과 관련된 명칭이나 상표, 로고, 슬로건, 디자인 등을 일부 변경, 부각시키는 방법으로 광고효과를 주어서는 아니된다.
4. 협찬고지를 함에 있어서는 관련 법령 등을 준수하여야 한다.

 
그래서 그바보를 좀 뒤져보니 스무디킹도 참 슬프게 드러나 있다.

보다시피 스티커로 둘러쌓인 이름. 아,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없었던 홍길동이 기억난다...

웃긴 건 시티홀 PPL 광고주가 버거킹인지라 그것도 버거 가리면 그냥 킹인데 어떻게 해야 할까-_-


뭐, 굳이 이거를 언급하지 않아도 방송 보면 옷에 상표 모자이크 처리 하는 건 아마도 지겹도록 보셨을 듯. 일본에서는 있다 없다류의 프로그램에 한국 방송의 상표 모자이크가 등장했다더라. 그런데 더 웃긴 사실은 요 논문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이게 되려 광고 효과를 크게 한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두목님의 계획대로였단 말인가!!!

난 이게 참 웃기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TV 자체가 광고판이다. 여기에 나오는 출연진들은 모두 자기 홍보하는 거고 메이커만 안 달렸다 뿐이지, 존재 자체가 옷 광고이다. SBS는 본인이 지지하는 각하 광고판이고 맛집 프로는 식당 광고판이고.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하기이다.

여기서 또 다시 한국의 괴팍한 이중성이 떠오른다.떡은 불법이지만 떡집은 많다. 일본이 모자이크 덕택에 온갖 자극적 AV를 만들며 문화선진국이 되었음은 이전에 이야기한 바 있는데 한국은 ‘무형문화재’라 할 수 있는 떡집 방면에서 정말 세계에 수출해도 좋은 많은 모델들이 있다.

오히려 외국은 이를 가지고 세련된 홍보를 하는 경우도 꽤 많다. 공중파는 아니지만 BMW가 그 대표적인 예이고 W korea도 이번에 하나 만들었음. 자세한 내용은 패션계에서 일하며 이쁜 여자 들끓는다 자랑질하는 AT4W님의 블로그 포스팅을 참조하시길. 한국은 좀 웃기는 사례도 있는데 이건 jean님의 글을 참조하시길 그야말로 ㅋㅋㅋ다...

이제 한국도 이런 말도 안 되는 껍데기는 좀 벗어 던질 때가 되지 않았나 쉽다. 매트릭스폰 덕택에 삼성 인지도가 무지 올라가고 이번엔 LG가 트랜스포머폰 만든다며 그렇게 자랑스러워하면서 왜 그리도 자국 방송에는 광고질 막으려고, 아니 막는 척 하려고 난리질인지 모르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매트릭스폰은 시대 상황도 있지만 뭔가 오타쿸적인 맛이라도 있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트랜스포머폰은 어정쩡한 게 대놓고 간지가 안 남 -_-

덤으로 요즘 케이블 보면 뭐 그냥 대놓고 하던데. 하우젠 바람의 여신도 그렇고 여행 다큐야 보다시피이고, M.net의 애니콜 햅틱 미션은 아예 대놓고 햅틱으로 도배했는데, 이건 되고 저건 안 되냐-_-

마지막으로 티비엔젤스는 K-swiss가 심심하면 노출되었다. 이건 회사에서 캡쳐하려니 졸라 민망해서 못 하겠다. 본인 생각보다 부끄럼도 좀 타고 상식도 있는 인간이다. -_- 그래 믿지마, 띠댕.

그런고로 오늘은 한듣보, 변듣보를 능가하는 리얼 듣보 강예빈 스페셜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결론은 그림의 떡

ps. 이 글도 PPL이다. 돈은 받지 않았으니 돌은 제발...!!!




  1. 대야새
    강예빈 유두도 깠는데 안뜨다니..
  2. 일단 그림의 떡에 공감하구요...
    한국인의 권위주의와 이중성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그냥 잘 몰라서 물어봅니다.
  3. 이번 포스팅을 보니 궁금한게 생기는 군요.
    1. 도대체 리승환님은 회사에서 머하는 사람인가? ㅋ
    2. 무슨 중요한일을 하길래 월급줘가며 일을 시키는가? ㅋ
    3. 그 일이 꼭 리승환님이 아니면 안되는 스페셜한 일인가?ㅋ
    4. 여직원들은 이런 만행을 모르는가? 알면서도 모르는체 하고 쌩가는건가?ㅋ
    5. 두목이라시는 분은 무슨 가능성을 보고 뽑으셧을까?ㅋ
    이상입니다.
  4. 뭐.. 마지막 짤방으로 위로가.. ^^;
  5. 필로스
    이 블로그에서 본 처자들 중 내 스타일에 가장 가까운 듯..
  6. 믿지마 띠댕에서.. 뜨끔했습니다...ㅋㅋㅋ
    오호.. 강듣보... 도대체 엔젤스 끝나고 강듣보는 어딜 간걸까요? ( -_-);;; TV를 도통 안보긴 하지만...
    트랜스포머폰 보며.. 도대체 이거 디자인하고 쪽팔리지 않았을까.. 하면서도 왠지 티기틱!!하며 폰이 로봇으로 변신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덜덜...
    ( -_-)?? 그러고보니.. 도대체 글을 다 읽었지만 PPL에 대한 내용은 머리속에 안남는듯... 합니다요..ㅋㅋ
    • 2009.05.30 23:36 신고 [Edit/Del]
      뭐, 그간 화보도 좀 찍는 것 같더니 뭐하는지는 저도 잘... 마스크가 상당히 매력적인데도 안 뜨는 걸 볼 때 이 나라는 하여간 싸게 가면 안 되는 것 같아요. 물밑상납은 용서되도 그라비아 경력은 용서되지 않는 듯 ㅋㅋㅋ
  7. 아니 제가 언제 "패션계에서 일하며 이쁜 여자 들끓는다 자랑질하는 패션계에서 일하며 이쁜 여자 들끓는다 자랑질하는 패션계에서 일하며 이쁜 여자 들끓는다 자랑질하는 패션계에서 일하며 이쁜 여자 들끓는다 자랑질하는" OTL 말도안됩니다 ㅜㅜ
    • 2009.05.30 23:36 신고 [Edit/Del]
      님하부럽님하부럽님하부럽님하부럽님하부럽님하부럽님하부럽님하부럽님하부럽님하부럽님하부럽님하부럽님하부럽님하부럽님하부럽님하부럽님하부럽님하부럽님하부럽님하부럽님하부럽님하부럽
  8. 비로그인
    수령님의 과거는 언제 업데이트 되나요?
    손꼽아 기다리고만 있는데...
  9. 흐엉엉 우리 사무실엔 대부분이 여성 분들인데
    이 블로그 들어오다 성희롱으로 고소 당할지도
  10. 사극이 아닌 다음에야 브랜드 세상에서 드라마에 브랜드 노출이 없다면 그것이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것 아닌가? IT블로거가 애플이나 MS를 언급하지 않고 글을 쓸 방법이 없듯 말이지.. 벌써 7년 전에 쓴 글이지만 트랙백 하나 했네.
  11. 여튼 이 나라 섹시화보는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참 사진 못 찍어요...
    일본 그라비아 사진집 좀 보고 배웠으면 좋겠네요
  12. 그바보 보면서 XXX킹이 버거킹이라고 알았던 사람 중 하나가 바로 저네요 -_-;
  13. 그런데 트랙백이 안보내지는군효;;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미스코리아가 되는 법미스코리아가 되는 법

Posted at 2008. 8. 7. 21:52 | Posted in 대안없는 사회풍자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 마디로 이건 코리안이 아님... 벌써 평균 신장부터 10cm를 상회해 버리니 말이 쉬워 미스 코리아지, 정상 남자들이라면 무서워서 말도 못 걸 여자들일수도 있음. 예전에 데니스 강이 슈퍼 코리안이라고 떠들던데 이 뇬들이야말로 이 나라의 진정한 슈퍼 코리안이 아닐까 한다. 그건 그렇고 어쩜 저렇게들 비슷한 몸이 비슷한 인간들만 꼽았냐, 엉덩이는 허리랑 같아서 그냥 안 쓰고 말았다 -_-

여하튼 이번에 나리양께서 미스코리아 진을 덥썩 잡수신 것은 그나마 얼굴에서나마 스트레스를 받고 살지 말라는 높은 분들의 고마운 뜻이 아닐까 한다.

ps. 일요일 2시 재방한다는데 이거 어찌 동영상 파일로 바꿀 수 없는지...? 자료화면이 필요.

'대안없는 사회풍자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의 5대 서민촌  (6) 2008.08.12
한국의 주요 웹 사이트 소개  (17) 2008.08.08
미스코리아가 되는 법  (13) 2008.08.07
촛불시위에서 살아남는 법  (20) 2008.08.05
세상은 평등하다  (20) 2008.08.03
파워 블로거 되는 법  (41) 2008.07.25
  1. 전국민이 법정 도량형을 쓰고 있는 이시대에, 그것(!)의 크기만큼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표기하는 거군요! 세계 표준을 일찍부터 받아들인 일본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음... 알아서 환산하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pouramie.com BlogIcon k
    정말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쓰는구나 ㅎ
    근데 미스코리아 진 원래 안이뻐도 되는거 아냐?

    미스코리아 누가 되는지 관심 가져본게 평생에 한번도 없는듯 ㅎ


    이제 궁금한 것 한가지. 예전에 미스코리아가 남녀불평등이니 뭐니 시대에 뒤처지느니 어쩌느니 하더니 아직도 사람들 관심 많나봐? TV에서는 방영 안하는걸로 바뀌지 않았어? 슈퍼모델이야 뭔가 모델하려는 사람들 뽑는거라 치지만, 미스코리아는 당최 의미를 모르겠음.



    이름부터 촌스러 미스 코리아 진/선/미
    • 2008.08.08 21:49 신고 [Edit/Del]
      여기에 대해서도 쓰고 싶은데 쓰려니까 귀찮네. 미스코리아의 의미는 연예인, 아나운서 지망 대회 정도가 되려나. 여기에 맞춰서 복장과 댄스가 갈수록 원색화 되더군...
  3. 승환님, 욕망을 거두시면 편해집니다.

    色不異空 空不異色 [물질이 허공과 다르지 않고 허공이 물질과 다르지 않아서]
    色卽是空 空卽是色 [물질이 곧 허공이요 허공이 곧 물질이며]
    受想行識 亦復如是 [감각, 지각, 의지, 인식도 또한 다르지 않느니라]
    • 2008.08.08 21:56 신고 [Edit/Del]
      菩提本無樹 明鏡亦非臺
      [깨달음에는 본디 나무라고는 없으며 밝은 거울은 또한 받침대가 아니다]
      本來無一物 何處有塵埃
      [본래 한 물건도 없는데 어디에 먼지나 티끌이 묻겠는가?]

      저의 어디에 먼지와 티끌이 묻겠습니까?
  4. 낙타등장
    승환님에게 욕망을 거두라는건
    자살을 하라는 의미입니다.
  5. 키, 몸무게가 어째 저랑 비슷하네요
    차이가 조금 있긴 한데... 비율상...=3=3
  6. 퍼가요~
    저 표를 퍼갈게요 ^^
    살짝 수정을 하려고 하는데 괜찮으신가요? ㅎ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유한나와 휘성, 그리고 오리엔탈리즘유한나와 휘성, 그리고 오리엔탈리즘

Posted at 2007. 10. 20. 11:58 | Posted in 풍기문란 연예부
예전에 휘성이 왠 자동차 광고에서 against all odds라는 노래를 부른 적 있다. 이어서 이런 기사가 떴다. 아래는 인용구.

EMI 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휘성의 ‘Against all odds’를 들은 필 콜린스는 “휘성의 음악이 매우 현대적”이라면서 “아시아의 가수가 이렇게 음악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필 콜린스는 이와 함께 휘성에 대한 궁금증도 내비쳤다. 그는 “휘성이라는 가수를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며 “언제쯤 영국에 방문할 계획이냐”고 구체적인 질문을 해왔다.

휘성은 이에 대해 “필 콜린스가 내 음악을 들어본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이렇게 칭찬을 해줘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정말 필 콜린스가 나를 만나고 싶다고 했냐”고 몇 번이나 되물었다. (링크)

이 기사에 대해 휘성 팬들뿐만 아니라 많은 한국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언젠가 휘성의 노래 스타일을 두고 오리엔탈리즘을 극복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본 적 있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이런 부분에서 오리엔탈리즘을 본다. 물론 세계적 가수가 한국의 가수를 칭찬했다는 것은 개인의 영예가 될 수는 있겠으나 사실 그의 발언에는 '아시아인은 음악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고 우리도 그것을 받아들이기에 이러한 현상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건 그렇고 아마도 필 콜린스는 휘성이 뭐하는 인간인지 모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서구인들의 립 서비스가 얼마나 뛰어난지는 케이블에서 쏟아지는 서구 쇼프로만 좀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걔네들은 나보고도 미남이라 할 인간들이다. 욕하는 게 아니고 한국인도 좀 배워야 할 태도다. 어쨌든...

얼마 전 한국 미인대회에서 별 튀지 못한 유한나라는 여자가 세계 미인대회에서 상 하나 덥썩 물고 나타나자 비슷한 일이 생겼다.

미스인터콘티넨털 선발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유한나는 "수상이 믿겨지지 않는다"며 "한국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내가 세계 기준에 부합한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밝혔다. 미스 인터콘티넨탈은 미스 유니버스 등와 함께 세계 5대 미녀 선발 대회 가운데 하나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한국의 미를 세계에 알린 유한나의 쾌거에 대해 정작 미스코리아 대회 주최 측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진·선·미 등 수상자 7명에 들지 못하면 미스코리아로 행세할 수 없다. 따라서 유한나는 미스코리아가 아닌 개인 신분으로 스스로 한국을 대표해 국제무대에 도전, 미모를 인정받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미'의 기준이 사람과 문화마다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내에서 '기준 미달' 평가를 받은 유한나가 국제대회 기준으로 2위에 올라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의 '권위'가 간접적으로 타격을 입게 됐다. '미스코리아 대회의 심사 기준이 무엇이냐'라는 논란도 가중될 전망이다. (
링크)

그런데 이번 미녀대회 상위권 진입은 단순히 한국미녀의 자존심을 해외에 떨쳤다는 차원을 넘어선, 뭔가 명쾌하지 않은 여운 때문에 고개를 갸우뚱 하게 했습니다. 다름아닌 '세계 미녀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주인공이 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는 입상도 하지 못했느냐'에 대한 의문입니다.

이 소식이 알려진 뒤 네티즌들은 "한국과 세계는 미의 기준이 다른걸까" "미스코리아 본상에서 탈락했다는데 세계대회에선 2위라니, 납득이 안간다"는 등의 시니컬한 댓글을 잇달아 올렸습니다. 미의 기준에 대한 지나친 주관적 선정 잣대가 도마위에 오른 셈입니다. 국내 미녀선발대회의 미적 기준이 이미 서구형 스타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남아있는 것만은 분명해보입니다. (
링크)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도 기자 시켜 줘, 헤헤...

뭐라 할 말이 없다. 난 유한나의 도전과 성과를 전혀 폄하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당찬 도전과 그 성과가 대단히 멋지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한국인들의 태도다. 사실 난 미스코리아의 평가기준도 맘에 들지 않지만 왜 해외 미인대회의 평가는 국내 미인대회의 평가보다 정당하다고들 생각하는 걸까? 걔네들이 미인이라면 미인이고 우리가 미인이라 생각하면 미인이 아닌 걸까? 아니면 우리가 지닌 미의 기준은 서구가 생각하는 미의 기준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것일까? 찌라시 기자들의 수준도 문제지만 사실 한국인들 생각도 별반 다른 것 같지 않다.

미의 변천사는 2차대전 이후의 서구에만도 생각보다 빠르다. 오드리 햅번과 같은 귀여운 얼굴에서 마릴린 먼로와 같은 풍만한 몸매, 그리고 지금 난무하는 슬림형 몸매까지 이어진다. 물론 그들이 현시대에 태어난다고 미녀가 아니라고 평가받지는 않겠지만 각 시대에 따라 그 평가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사실 한국만 해도 멀리 볼 것 없이 심은하같은 여자가 다시 나타난다고 대박 뜰 수 있을까? 나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더 넓게 진화생물학에서는 인류 역사에서 미의 공통된 기준은 허리와 엉덩이의 비율 뿐, 나머지에서는 그다지 공통점을 찾을 수 없다고 한다. 이처럼 미는 대단히 사회적인 부분이 많이 작용한다. 물론 어느 정도 합치하는 부분도 존재하겠지만 이 기준이 옳다, 저 기준이 옳다, 왈가왈부할 사안은 아님이 분명하다.

오리엔탈리즘이란 서양이 동양을 바라보는 시각을 동양인이 자연스래 받아들이며 이를 통해 자연히 문화적 지배가 이뤄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이제 우리 안에 깊숙히 파고든 것 같다. 위에서 예로 든 휘성의 노래 스타일을 가지고 오리엔탈리즘을 들먹이는 것도 이런 예이다. 어차피 한국에 한국의 음악은 없다. 가수들이 국악기 몇 개 넣은 것이 화제가 될 수준이니 할 말 다 한 거다. 비단 국악이 아니더라도 서구의 전형적인 음악을 벗어난 음악이 얼마나 있을까? 이렇게 따지면 말부터가 이미 우리말이라 하기에 민망한 수준이다. 일본식 문법에 한자어와 외래어가 난무하니 말이다. 우리 것이 아닌 것을 꽤나 우리 것인 양 생각하고 있는 것이니 이런 논의를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우리가 상당부분 오리엔탈리즘에 포섭되었다는 이야기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오리엔탈리즘은 정말 먼 곳에 있지 않다. 아시아인은 서양인만큼 노래를 할 수 없고 그들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게 오리엔탈리즘이다. 서구적 미의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게 오리엔탈리즘이다. TIME과 같은 잡지에 '가장 아름다운 얼굴' 에 나왔다고 대단한 것인 줄 알면 그게 오리엔탈리즘이다. 짧은 단어 하나도 외래어로 사용하는 게 더 있어 보이는 사람이라 생각하면 그게 오리엔탈리즘이다. 물론 이미 서구 사회의 영향력은 너무나 깊이 우리 사회에 진입했기에 그것을 무조건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문화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것 이상으로 실이 클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모습을 보면 그런 걱정까지 앞서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것이 내가 유한나의 수상에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이유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 그럼 문화정체성을 찾기 위해 모두 기를 모읍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의 기준은 다양합니다...

'풍기문란 연예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망하면 김태희 때문?  (34) 2008.01.20
안습의 소녀시대  (33) 2007.11.19
유한나와 휘성, 그리고 오리엔탈리즘  (10) 2007.10.20
디빠의 거울  (12) 2007.10.04
디워와 평론가, 그리고 옹호자  (6) 2007.08.10
자승자박의 시청자  (12) 2007.03.28
  1. 푸핫..짤방이 죽이는구만...
  2.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제 무의식 속에도 그런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꽤 아찔해지기도 하는군요; 첫번째 기사 밑에 덧붙이신 코멘트 보고 디워를 '비꼬아 놓은' 신문기사 보고 진짜 칭찬인 줄 알고 하악거리던 군상들이 생각나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 나라 대중가요들은 정말 우리만의 색이 없는 듯...하다못해 대만가요만 들어도 중화풍이 물씬 풍기는 좋은 노래들이 참 많은데 말이죠.
    그리고 필 콜린스가 나와서 쓸데없이 하는 소립니다만..-_-..자우림의 김윤아가 필 콜린스의 Another in Paradise를 리메이크한 건 여전히 쌩뚱맞게 느껴집니다.(리메이크 퀄리티 문제가 좋고 안 좋고 아니라 굉장히 의외라서 놀라웠거든요.)
    • 2007.10.21 21:21 [Edit/Del]
      대만과 중국도 점점 서양풍으로 가고 있어요, 중국은 좀 심하게 촌스럽지만 나름 중국풍이 나기는 합니다. 중국에서 인기있는 가수 80은 대만, 싱가폴, 홍콩인 현실이니...

      자우림 노래는 아직 들어본 적이 없는데 왠지 안 맞을 것 같다는...;
    • 2007.10.22 21:17 [Edit/Del]
      전 주걸륜의 칠리향 같은 노래를 염두해둔지라 딱히 촌스럽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는데...가만 보면 발라드 계열은 국내 노래보다 중화권 노래가 더 우아한 편인 것 같더군요(중어가 대화할 땐 참 쌈질하는 것 같고 방정맞게 들리는데 발라드 계열 노래랑은 싱크로가 참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어쩌면 제가 운이 좋아 그런 것만 들었을수도 있지만;; 물론 그 고유의 느낌이란 것도 전형적인 서구 스타일을 베이스로 양념만 친 정도긴 하지만 그래도 국내 가요에 비하면 아직은 그런 게 좀 많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포스팅은 이런 내용이 아닌데 어쩌다 자꾸 노래 이야기로;;)

      그리고 김윤아가 부른 버전도 나쁘진 않습니다. 한번 들어보셔도 괜찮을 듯 하네요. 일단은 색다른 맛이 있거든요^^; 제 취향에야 필 콜린스의 오리지널 버전이 더 부합하긴 했습니다만... 그러고보면 저도 2.5집 때까진 자우림 참 좋아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스타일 전반이 묘하게 범접하기가 껄끄러워져서 지금은 관심에서 좀 멀어졌답니다;

      어쩌다가 곁다리로 새는 덧글만 달아서 좀 폐를 끼쳤는데 사실 이 이야기는 저 역시 한번 언급해 보고 싶었던지라 조만간 트랙백을 쏠지도 모르겠습니다'ㅂ'
    • 2007.10.23 01:17 [Edit/Del]
      중화권 노래는 한국처럼 쓸데없이 워우워우워~ 안 해서 좋은 것 같아요. 주걸륜의 경우는 사실 좀 특이할 정도로 멜로디를 잘 만드는 스타일입니다. 처음 음반사에 자기 노래를 가지고 갔을 적 음반사에서 한 곡도 빼 놓기 힘들다는 평을 내릴만큼 천재로 알려져 있더군요. 예전만큼 포스는 없지만 여전히 타 가수들과 갭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윤아 버젼은 들어보니 의외로 괜찮더군요 ^^
  3. 짤방 뒤로 이어질 내용을 알고 있어 더 무게감 있게 다가오는 포스트입니다.^-^;
  4. 찾는이
    좋은 글입니다. 동양인인 우리 스스로가 서구의 기준에 맞춰 동양적인 것을 이색적이고 신기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는 얘기는 이제 '자연스럽게' 여겨질 정도지요. 한 가지 덧붙이자면, 동양(적인 것)에 대한 평면적이고 피상적인 시각이 오리엔탈리즘이라면 반대로 서구에 대한 그런 시각을 옥시덴탈리즘(Occidentalism)이라고 하는데 요즘에는 부정적인 뉘앙스없이, 비서구국가에서 서구 근대화를 수용하려는 시각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구적 기준을 따라하려는 것을 옥시덴탈리즘이라고 할 수도 있지요.
    P.S."카이지"의 그 장면은 정말 절묘하군요.^^
    • 2007.10.23 18:03 [Edit/Del]
      아, 옥시덴탈리즘을 잊고 있었습니다. 제가 개념을 좀 혼동하게 된 것 같네요. 언제 한 번 이 책도 읽어봐야겠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한국인들의 세계관한국인들의 세계관

Posted at 2007. 8. 21. 00:09 | Posted in 대안없는 사회풍자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서 벗어나는 하나의 민족이 있으니 옛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는 곳에 '홍익인간' 정신으로 살아가는 '백의민족'이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맞다, 다 지랄병이다...
  1. 하하..대단한 그림이네요... 저렇게 한번에 단순화 시켜서 복잡한 세계를 이해하다니.. 우리 조상들은 참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
  2. GG
    더 대단한 민족이 하나 있죠.
    유태인들이라고-_-
    선민종족(자기네들) / 기타등등
    ...무서운 사람들입니다 ㅎㅎ
  3. 틀려요. 백의민족이 아니라 조선엽전.
    우리네 분위기는 '너나 나나 쌍놈이지.'의 분위기지 '어찌 저런 잡것들과 동급이냐?'가 아니라고 봐요.
    일제강점기 이전은 몰라도 그후는 그렇다고 봐요.
  4. intherye
    그림 센스 짱!

    GG/ 이스라엘에서는 왠지 수능을 OX퀴즈로 볼 듯.. 한국은 자랑스런 다지선다...
  5. 의외로 다원화 돼 있네요 ㅋㅋ
  6. 하핫 재미난 분석이네요.
    단일민족이라는 자부심에서 나오는건지 모르지만..
  7. ㅎㅎ 진짜 멋진 그림입니다.
    베트남 신부 폭행치사에다 유엔도 뭐라고 했는데(원래 울나라가 남의 이목을 중요시하니) 단일민족 사상이니 외국인 차별 같은 거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8. ㅋㅋ 재미있게 봤네요~ 팍 와 닿는데요.. *^^*
  9. 아 이거 웃겨서 뒤집어집니다. 쿨한 그림이네요 ㅎㅎ
  10. 갑자기 예전 대학 다닐때 저희과 한 교수님 생각이 나네요.
    그 분 말씀으로는 세계의 모든 인종들이 다 우리나라의 핏줄을 이어받은 한 민족이라고 말씀을 하시더군요.
    하기사... 진화론적으로는 원숭이에서 진화를 한 한 민족이 맞긴 하죠...
  11. 그래도 다른 민족들을 4개로 나누는 중화민족보다는 조금 다양하군요(...). 위에서 언급된 유태인이라든가;;
    사실 백의민족이란 건 그냥 염색기술이 발달이 좀 못돼서 흰 옷을 많이 입던게 그냥 굳어진 거라고 알고 있습니다만-_- 단일민족이란 것도 침략받은 횟수를 생각하면 솔직히 X소리라고 생각하고요. 요즘도 도덕 교과서에서 이렇게 가르칠런지;;
  12. ㅎㅎㅎ 정말 재밌네요...
  13. 중화가 아니면 다 변방이라는 중국인들의 중화사상은 어쩌구요 -_-;;
  14. 오히려 여기서 몇 개는 배우고 갑니다. 아니.. 알고 가네요.
  15. 덧말제이
    아, 이 노릇을 어쩌면 좋아요.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고...
  16. 사족이지만 중동-남아시아 쪽도 깜둥이...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
  17. 낙타등장
    한국은 단일 민족이란 생각을 버려야한다고 열심히 떠들던데;;;;
    과연;;;;;;
  18. 센스있는 그림 잘 보고 갑니다. 이거 지도만 퍼갑니다.
  19. 서원
    역시 생각했던 것을 눈으로 보여주거나 글로 표현하면 달라요.ㅎㅎ
    예전에 a형 b형 o형 ab형이 방에서 어떤 자리를 선호하는지 보여주고,
    한 방에 넣으면 이렇게(?) 된다며..(못보셨으면 그냥 상상하시길, 귀찮음 보다
    궁금함이 앞서면 네이버 검색을 이용..ㅋ) 보여줬던 유머같군요!

    저도 지도 퍼갑니다.^^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백무현 화백의 만평은 유죄인가?백무현 화백의 만평은 유죄인가?

Posted at 2007. 4. 25. 02:14 | Posted in 없는게나은 정치부

버지니아 공대 사건이 발생한지 며칠이 지나고 잠잠해지려는 즈음, 다시금 이 사건에 우리를 주목시키는 일이 있다. 서울신문 백무현 화백의 만평을 둘러싼 논쟁이 그것이다. 백무현 화백은 만평에서 이번 버지니아 공대 사건을 두고 부시가 한 바에 33이로써 우리의 총기 기술의 우수성이 다시 한 번…’이라고 말하는 만평을 그렸는데 이를 두고 네티즌의 찬반양론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백무현 화백에 대한 비판의 원인은 대략 셋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많은 이들은 민족감정에 근거한 듯 하다. 굳이 링크를 걸지 않더라도 백무현이라는 이름으로 검색을 한다면 이에 대해 수 많은 자료를 얻을 수 있다. 네티즌들은 이 만평이 이미 미국을 돌고 있다고 남은 교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느냐고, 어떻게 이런 만평을 그릴 수 있느냐고 묻는다. 감정적인 비판도 많다.‘정말 어이없다. 블랙 코미디도 아니고 그냥 블랙일 뿐인 인간일까? 만평 만화가가 신문 만평만화란을 개인 블로그 수준보다도 낮은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연재하는 듯하다.’라는 글은 누가 처음 쓴 글인지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거의 다리 건너 발견할 수 있을 정도이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우선 범인이 조승희라는 이유로 무조건적인 적대감을 한국인에 대해 품는 미국인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그렇게 따진다면 9.11 테러를 주도한 아랍인은 아예 미국 거리를 걸어다니지도 못할 것이다. 실제로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한 네티즌 여론조사에선 22일 오후 2시 현재 90%가 조승희 범행에 "한국이 책임이 없다"고 답변한 반면, 한국의 사회적 책임을 지적한 의견은 7.2%였다. 물론 미국의 인구를 볼 때 7.2%가 적은 인구는 아니겠지만 너무 걱정은 말자. 미국이 오키나와에서 일으켜 온 문제는 한국 땅에서의 그것과 비교할 정도가 아니지만 여전히 미군은 잘 버티고 있다. 반미감정에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렇게 개념없는 행동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또한 국가와 국민 전체가 저자세로 나아갈 이유도 없다. 이태식 주미대사의 반응이 이 삽질의 전형이다. 그는 "저는 우리나라와 여러분 모두를 대표하는 대사로서, 이 슬픔의 순간에 동참하면서 우리나라와 우리 국민들의 유감, 그리고 사죄를 전하는 바입니다."라고 인터뷰를 했는데 여기서 사죄란 잘못을 전적으로 인정하는 것, 즉 스스로를 가해자로 인정하는 것이다. 왜 한 사람의 범죄를 두고 국민과 국가가 죄의식을 함께 가져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때문에 가만히 있던 국민과 국가는 죄인과 죄국이 되어 버렸다. 적어도 청자로 하여금 그렇게 인식하게끔 한다. 말은 다르고 다른 것이다. 우리가 왜 일본이 과거사를 유감이라고 발언할 때 그토록 사과를 요구하는지를 생각하면 현재 한국의 자세가 지니는 문제점을 조금이라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저자세를 자처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사회는 집단적 죄책감을 느낀다는 한국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며 이를 소개하기도 했다.

다음으로 백무현 화백이 비극적인 사건 앞에서 조롱과 희화화를 했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에 대해서는 사건이 비극적인 사건임은 사실이지만 희화화라는 점에 있어서는 조금 생각을 넓게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사망자에 대해 희화화를 시도했다면 이는 두 말할 것 없이 인격 모독일 것이다. 그러나 그 원인 제공에 대해 희화화를 시도한 것이라면 이는 잘못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이라크전의 폭격으로 죽은 민간인을 대상으로 희화화를 시도했다면 이는 분명한 인격 모독이지만 미국군을 대상으로 (미국의 전쟁이 도덕적으로 정당하지 않다는 가정 하에서) 희화화를 시도한 것이라면 이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백무현 화백의 만평이 희화화하는 대상은 명백하다. 그 대상은 아무리 봐도 총기 소지를 지지하는 공화당과 대통령 부시를 겨냥한 것이지, 그 희생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물론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볼 수도 있을 것이지만 적어도 내 시각에서는 그러하다) 그리고 노르웨이에서는 물론 심지어 미국에서조차 이와 유사한 만평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만평조차 희생자에 대한 희화화라면 할 말이 없다. 단 범인이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외국에서는 별 문제가 없되 한국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는 첫 번째 주장은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이미 보았듯 나는 그러한 주장 역시 반대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지막으로 백무현 화백의 주장 자체가 틀렸다는 비판 역시 있다. 즉 총기를 손쉽게 소유할 수 있는 미국의 총기관련법이 이번 사건을 낳은 게 아니라는 비판이다. 이는 상당히 흥미로운 주장인데 분명 총기소유가 문제라는 주장은 굉장히 설득력 있게 들리면서도 동시에 근거가 빈약할 수 있다. 이외에도 여러 복잡한 요소가 사건에 영향을 미치지만 총기라는 한마디로 손쉽게 선동적으로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는 윤리적 판단과 정치적 판단 사이의 괴리로 나아갈 수 있기에 상당한 주의를 요하게 된다. 이에 대해 몇 가지 흥미로운 글을 블로그 세계에서 (국제정치) 현실주의의 전도사격인 Sonnet(개인적으로도 상당한 팬이다)의 블로그에서 볼 수 있었다. 특히 오클라호마 대학 자폭사건(2005)은 이러한 관점이 잘 드러나 있는데 학교가 다른 장소에 비해 전혀 안전하지 않다는 점은 분명 주시할 필요가 있으며 총기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 역시 본질을 흐릴 가능성이 있다. (혹시나 하는 말인데 sonnet님은 아직 이러한 주장이 있음을 밝힌 것이지, 자기 주장을 내세우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총기가 전부는 아닐지언정 여전히 주목 받아야 할 대상임은 분명하다. sonnet님의 글처럼 대학이 특히 자연대나 공대는 그러한 폭탄이라는 장난감을 만드는데 필요한 소재와 설비, 기초지식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곳임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그것에 접근 가능한 학생은 그 일부라는 한계 역시 부정할 수 없다. 결국 이러한 한계 속에서 잠재적 살인자에게 총은 합법화라는 미명하에 너무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너무나 유용한 살상무기이다. ‘총기가 합법화되어 있지 않은 상황을 생각해보자, 이 경우 일부 폭탄 등의 위험무기 제조가능한 이가 아니라면 이러한 무기를 구입하기 위해 큰 비용과 위험을 치루어야 할 것이고(아마 포기할 것이고) 대량살상의 위험은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반대로 막나가는 발상으로 폭탄이 합법화되어 있다고 생각해 보자. 이 이상 두려운 일이 있겠는가? 즉 총기가 문제의 전부가 아니라고 해도 하나의 원인이라면 그것에 좀 더 규제를 가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나아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이 문제를 단순히 학교에 묶어 볼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굳이 이러한 대량학살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총기가 야기하는 문제는 결코 작지 않다. 미국의 총기소유 현황이 그리 가볍지 않음은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는 CNN을 인용전세계에 64000만정의 총기가 있으며 이 중 2억정이 미국에 있다 “(이번 총기사건에 사용된) 9mm의 경우, 미국에서 구입하는 데 제한이 없다고 하였으며 미국총기사고 규모에 대해 미 연방수사국(FBI)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선 매년 1만명 이상이 총에 맞아 사망한다. 지난 2004년 총기 살인은 1654건에 달한다. 권총 살인 8299, 기타 총기 살인 2355건 등이다. 다른 흉기에 의한 살인을 모두 합친 것의 2배 규모라고 한다. 특히 2004 17살 이하 살인자가 전체(11522) 9.5% 1100명이라고 한다.”고 보도하였다. 이 정도면 가볍게 보려해도 도저히 그럴 수 없는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이는 여전히 많은 잠재적 범죄를 낳을 것이다. 계획적 범죄뿐 아니라 우발적 범죄를 포함해서.

솔직히 이번 사건으로 미국 총기규제법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데 드림 까까오 한 알 건다. 만약 영향이 있었으면 진작에 있었을 것이다. 사실 미국에서 총기규제법을 위헌으로 판단한 사례가 있을뿐더러 NRA의 엄청난 영향력을 생각할 때 현실적으로 이를 정치인들이 건드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원인이 총기에만 있다고는 할 수 없을지언정, 심지어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해도 여전히 총기는 많은 사회적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그 문제는 아무리 작게 보아도 총기 소유로 얻게 되는 효용보다는 클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측면에서 나는 백무현 화백에 대한 세 가지 비판 모두를 부정하며 백무현 화백의 만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데에 한 표를 던지며 이번 사건에 애도를 표하는 바이다.

'없는게나은 정치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치파업은 불법인가?  (4) 2007.06.22
한나라당이 지기는 개뿔  (7) 2007.04.28
백무현 화백의 만평은 유죄인가?  (12) 2007.04.25
연세대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  (10) 2007.04.22
역방향 과거청산  (10) 2007.02.01
탈당과 창당 사이  (8) 2006.11.30
  1. 이번 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건을 보자니 미국의 부조리 보다는 한국의 부조리(사대주의?)가 눈에 띄네요.
  2. HN
    어쨌든 저는 백무현 화백에 대한 세 가지 비판 모두를 긍정하며
    백무현 화백의 만평에는 많은 문제가 있었다는 데에 한 표를 던지며
    이번 사건에 애도를 표하는 바입니다.
  3. 총기사건 나자마자 미국 우익성향의 블로그에는 '거 봐라, 학교 내에서 총기를 맘대로 들고 다닐 수 있었으면 범인을 바로 쏴 죽일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오히려 총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글이 바로 올라오더군요.
    백 화백의 만평은 일단 범인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렸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만약 범인이 한국인이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이나 미국 백인이었다면 아마 백 화백의 만평이 많은 공감을 얻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 정도로 우리 나라 사람들이 이번 사건을 '한국인'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보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례가 아닌가 합니다. 다른 나라의 참사에 대해 '남의 일'이라며 지나치게 냉정한 태도를 보이다가 '한국인'이라는 게 밝혀지자마자 사과를 하겠다는둥 오버를 하는 걸 보면 말이죠.
    • 2007.04.26 07:16 [Edit/Del]
      하아, 정말 민족이라는 색안경은 무서운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러한 사고가 미국이 아닌 타국에서 일어났다면 이러한 반응은 없었을 것 같아요.
  4. 승환님 안녕하세요. 커리어블로그입니다. 오랜만에 뵙네요 ^^ 승환님 포스트 메인에 노출했습니다. 참 내일 개편설명회 참석하시나요?? 혹시 참석의사 있으시면요. ykpark@scout.co.kr로 답변 부탁드릴께요 ^^
  5. 저도 주미대사의 발언에 너무 실망했었습니다. 가끔 중요한 사람들이 좀더 진중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게다가 -_- 미국 문화를 안다는 대사가....) 물론 희생자에 대한 애도는 필요하지만 방법도 고민을 해야 하는게 대표자의 역할이겠죠.
  6. 창훈
    좀 벗어난 얘긴데, 만약 한국에 살고있는 외국인에 의해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면,
    그리고 그 외국인이 미국이나 유럽 사람이 아닌.. 동남아시아인이거나 했다면
    어땠을까 싶던데, 한국 사람이 인종차별이 심하긴 한 것 같애.
    이렇게 오버해서까지 사과하는 걸 봐도;
    • 2007.05.07 02:00 [Edit/Del]
      만약 그랬다면 아주 개난리지, 한국 인종차별은 정말 심각하고 뭐... 그래도 개인 대상으로는 한국인들이 잘해준다더라, 집단이나 기업 내에서 문제가 좀...;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