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vs 석가예수 vs 석가

Posted at 2009. 1. 5. 15:37 | Posted in 수령님 생활일지
지하철 경로석에서 할머니들의 대화

"부처는 사람이잖아, 예수는 신이고."

"그게 무슨 신이고? 신이 와서 한 게 모 있노?"

"예수는 부활했다 아이가?"

"그래갖고 모 했노? 바로 또 갔다 아이가?"

"자꾸 그라므 지옥 간다."

"니가 봤나? 지옥 가는 거."

"그라므 니는 안 가는 거 봤나?"

이후 무한루프...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결론 : 언론보다 지혜로운 할머니들...
  1. 만화가 너무 웈기잔앜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저 전설의 만화 [다음날 조중동은....] 을 다시보게 되는군요.^^; 그걸 또 용케 떡밥으로 잘 뭉쳐주시는 우리 수령님 센스가 빛나는 포스트네요^^;
  3. indy
    아.. 이 만화 재미난데요. ㅋㅋㅋ
  4. -_-
    누가 저보고 교회좀 다니라고 하면 나오는 레파토리네요 딱..;;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가족사진가족사진

Posted at 2007. 9. 26. 01:12 | Posted in 수령님 정상인모드
사실 이번 귀향길에는 카메라를 가지고 갈 생각이었다. 사진 찍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리고 우리 가족 중에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나 외에 없다. 비록 싸구려로 가득하지만 필수재 이상의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나 뿐이라는 표현이 좀 더 적절한지도 모르겠다. 이런 주제에 어울리지 않는 사치벽이 때로는 예상치 못한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니, 역시 세상은 모를 일이다.

할아버지께서는 24년생이니 이제 여든을 넘기셨다. 할머니도 부정확한 호적에 의존한다고 해도 여든이 눈앞이다. 할아버지께서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나머지 동생들을 키웠다고 한다. 자세한 과정은 알 수 없지만 서울로 대학을 간 자식들을 위해 아파트도 하나 마련해줬다고 하니 고생하며 그럭저럭 남부럽지 않은 돈도 모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자식들이 줄줄이 비엔나로 실패하면서 가지고 있던 집도, 땅도, 재산도 모두 잃게 되었다. 들은 바로는 비상금을 모아 둔 통장 압류까지도 들어왔다고 한다.

몇 년 전부터 명절 때 서울로 돌아갈 떄마다 할아버지께서는 항상 나를 불러 꼬깃한 봉투를 건네주었다. 자식들 형편이 좋지 않아 나가 놀기도 힘든 형편에 어찌 매번 십만원씩 나오는지는 알 길이 없었지만 또한 확인할 방법도 없었다. 그러면서 매번 자식들이 이 모양인지라 손주 용돈 한 번 제대로 못 준다고 혀를 차며 열심히 생활하라고 했다. 다른 친척들처럼 좋은 데 취업하라거나 공부를 하라거나 하는 말은 일체 붙지 않았다. 그래도 그렇지, 휠체어에 자력으로 올라탈 수 없는 지경까지 건강이 악화된 지난 설까지 이 레파토리가 바뀌지 않을 줄은 몰랐다.

몇 달 전부터 할아버지는 물론 할머니도 건강이 악화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간 해 드린 것도 없이 기억에서 사라질까봐 고맙다는 인사도 할 겸 혹시 모를 마지막 가족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 놈의 칠칠맞음은 왜 그리도 버리기 힘든지, 카메라를 집에 놓고 오고는 말았다. 일부로 SD카드까지 구입했는데 말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어버렸다. 이미 긴축재정에 이력이 난 어머니가 카메라를 사는 바보짓을 할 리는 없다. 단지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몸을 못 움직임은 물론 의사소통도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삶은 지금까지 동생들을 위해, 자식들을 위해 잃어온 삶이었다. 더군다나 남들은 무슨 실버타운 타령할 때 할아버지의 최근 십년은 자식들의 실패를 바라보는 고역의 삶이었었고. 조금씩 무너지는 자식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소중히 지켜 온 집과 땅의 명의가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넘어가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아픔이었을 것이다. 할머니는 치매가 심하신 듯한데 이런 상황을 계속 바라보는 고통을 생각하면 차라리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상황이 이렇다고 해도 쉽지 않은 의사소통을 억지로라도 하려 할만큼 나는 맘 좋은 인간은 아니다. 그냥 손 한 번 잡아드리고 가만히 눈을 쳐다보았다. 눈에서 느끼는 거야 그저 내 스스로의 생각을 투영시키는 것에 불과할테니 늘어놓을 가치가 없는 값싼 감상에 불과할 터이다. 그러나 손은 좀 달랐던 것 같다. 내가 조금만 힘을 주어 밀어도 살갗이 찢겨나갈 것만 같은 피부는 이미 신체의 활동이 막바지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듯했다. 나는 명절 때만 집에 내려가는 불효자로 소문이 자자한데 어쩌면 내년즈음 몇 차례를 더 내려가는 효자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울리지 않는 정장까지 걸치고서 말이다. 그저 이렇게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수령님 정상인모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로그 이웃 삼년  (11) 2007.12.01
블로깅 3주년 이벤트, 질문을 받습니다  (50) 2007.11.09
가족사진  (14) 2007.09.26
눈 앞의 일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13) 2007.07.24
잠시 상하이에 갑니다  (18) 2007.07.01
응가와의 승부  (25) 2007.05.31
  1. 앞으로 이런 글을 쓰세요, 잘 읽었습니다.
  2. 딴 후배
    나름 추석이라고 집에 전화도 하고, 생각 좀 나길래 들렀다가.
    '늘어놓을 가치가 없는 값싼 감상'이 많은 나로선 이런 글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듯해.
    ...실은 그 위에 사진들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말야.
    • 2007.09.27 22:44 [Edit/Del]
      아씨, 그 후배건, 딴 후배건 니들 아이디 똑바로 안 쓸래!
      그리고 니 블로그는 대체 용도가 뭐냐 -_- 아사시킬 셈인가...
  3. 승환씨의 위 두후배님들 넘 웃겨요.ㅎㅎㅎ 덧글때문에 좋은글읽고 피식웃었습니다. ^^
  4. 김 선생님, 리승환 옹이 가장 재밌는 사람이랍니다. 자기가 부르주아래요ㅋㅋㅋ
  5. 명절-하면 애틋함과 동시에 벗어날 수 없는 굴레가 느껴지고, 현실을 직면하면서 날카로운 상처나 그 비슷한 무언가를 남기고 끝나버리더군요. '효자'가 되면 마음이 더 가벼워질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잘 읽었어요.
  6. 마음이 짠해집니다. 두분이 함께 건강이 나빠지셨나보군요.
    가족사진을 찍으실 정도로 건강해지시면 좋겠습니다.
  7. 비밀댓글입니다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아버지의 나이아버지의 나이

Posted at 2007. 6. 26. 01:57 | Posted in 수령님 생활일지
오늘 서류를 작성할 게 있어서 집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빠덜 : 여보세요.

승환 : 아버지, 할머니 나이가 몇이죠?

빠덜 : ......

승환 : ......

빠덜 : ......

승환 : ......

빠덜 : 모르겠다......

승환 : ......

빠덜 : 십분만 있다가 다시 전화걸어 봐라.

승환 : 어떻게 부모님 나이를 모르실 수 있죠...

빠덜 : ......

승환 : ......

빠덜 : 사실 요즘 늙어서 내 나이도 기억이 안 난다.

승환 : ......

빠덜 : 몇이었더라...

승환 : 가르쳐 드릴까요?

빠덜 : ......

승환 : ......

빠덜 : 알고 싶지 않다.

승환 : 네, 들으면 상처받을 거에요.......

빠덜 : ......

승환 : ......

뚜... 뚜... 뚜... 뚜...

'수령님 생활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찌 뱁새가 봉황의 큰 뜻을 알겠는가?  (37) 2007.07.22
인간 정신력의 위대함  (13) 2007.07.14
아버지의 나이  (24) 2007.06.26
초딩과외  (19) 2007.06.15
거울을 보자  (6) 2007.06.07
피터팬이 어른이 되고 싶어하지 않는 이유  (13) 2007.05.01
  1. dudadadaV
    저는 그래서 가끔 아바마마의 연세를 잊어 드린다지요. -_-V
  2. ㅎㅎ 저도 문득 문득 생각이 날때마다 부모님의 연세가 커다른 무게로 다가오더군요...
    항상 죄송한 마음뿐이죠..
  3. 저는 몇년 몇월 몇일생이시란 건 확실히 기억하는데, '올해 몇세이시냐' 하면 2007-생년 1 하는 식으로 항상 계산을 해야 하는 상황이;;
  4. 이 정도라면...
    아부지 앞에서 막가자는 거군요.
  5. 나중에 아드님과 똑같은 대화를 나누고 계실지도..
  6. 그 후배
    형은 몇 학년이죠...?ㅋㅋㅋ
  7. 하아~ 위에 후배님의 댓글을 보니 왠지 공감이 팍팍 가네요...
  8. 결국 서류는 작성이 되었나 궁금해집니다. -_-
  9. 어? 아직 40대아니세유? 라고 농담삼아 던져드리면 좋아하시더라구요..ㅋㅋㅋ
  10. 덧말제이
    승환님이 아니라 빠덜님께 감정이입이 더 되고 있습니다. :D
  11. 처음엔 웃음이 나오나 나중엔 눈에서 땀이 나는 이야기로군요T.T
    • 2007.06.30 00:32 [Edit/Del]
      Astarot님께 그런 말을 듣다니 영광입니다. 그런데 닉이 웬 몬스터 이름 같아요 -_-a
    • 2007.07.01 21:52 [Edit/Del]
      몬스터는 아니고^^; 타롯 카드를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악마 이름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끝에 h가 빠진 짝퉁버전이지만요.(원래 스펠은 Astaroth죠.)
  12. 이런말 하면 안되지만 하나의 완벽하고 재미난 꽁트를 보는 듯한 유쾌함....

    ㅋㅋㅋ 재미나게 웃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 어머니 나이를 생년으로 기억하는 저두.. 웃을 처지는... ㅠ..ㅠ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