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껍지만 받아들여야 할 장원삼 트레이드띠껍지만 받아들여야 할 장원삼 트레이드

Posted at 2008. 11. 17. 17:35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요즘 야구 게시판들은 장원삼 현금 트레이드로 난리법석입니다. 삼성이 히어로즈에 30억 주고 장원삼 데리고 온다는 게 그 골자. 사실 양키제국은 팀이 많다보니 어차피 포스트시즌 못 올라갈 것 시즌 깨끗이 접고 몇 년 리빌딩에 들어갈 수 있는데 반해 한국은 팀이 8개로 적은지라 트레이드 자체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행여나 잘못되면 상대팀에게 이득을 크게 주니까요. 특히나 자신들에게 이익이 없는 현금 트레이드는 더욱 드뭅니다. 팀 사정상 균형이 맞지 않는 거래를 행할 때가 있는데 이 때 득실 맞추기 용으로 현금을 끼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이 경우가 아닌 때가 한 번 있었는데 바로 쌍방울의 선수 팔아먹기 러쉬였습니다. 가뜩이나 스몰마켓이었던 전주를 홈구장으로 쓰고 있던 쌍방울 레이더스는 외환위기로 제정신이 아니었던 시절에 모기업까지 비실거리다보니 결국 조규제, 김기태, 김현욱 등 좋은 선수들을 마구잡이로 팔아넘깁니다. 그러고도 숙식비 외상까지 갚지 못했을 정도였으니 그 상황은 그야말로 안습 그 자체였습니다. 이를 SK가 인수하고 FA제도가 어느 정도 정착되자 현금 트레이드는 눈에 띄지 않았는데 간만에 큰 게 한 방 터지네요. 선수 한 명에 30억이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30억은 대통령 부인의 사촌언니가 몇 달간 높으신 분들 닥달해야 겨우 벌 수 있는 돈이다.

제 생각에 이 트레이드는 띠껍지만 받아들여야 할 트레이드라 생각합니다. 이 트레이드는 이미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라는 개양아치 유령기업에 구단 경영권을 넘긴 순간부터 일어날법한 일이었습니다. 어거지로 우리담배에게 엉겨붙었지만 오히려 이미지만 상할 것을 알고 난 후 우리담배도 떠나 버리고 이렇다 할 거대 수입원이 없는 게 히어로즈의 형편입니다. 이장석 대표는 분납금 낼 돈은 있다고 뻐기고 있지만 그럴 상황이었으면 장원삼을 팔지도 않았겠죠.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장원삼 현금 트레이드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는 히어로즈 경영 자체를 접어야 할 상황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두 가지 시나리오가 그려지는데 하나는 히어로즈 팀 자체를 없애고 7개 구단으로 재편하는 것이며 또 하나는 7개 구단이 고통분담하며 히어로즈에 매년 팀당 20억 가량을 지원해서 앵벌이 구단을 끌고 가는 것입니다. 요즘 돌아가는 형편을 볼 때 두 번째 시나리오는 거의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할테니 7개구단으로의 회귀가 유력하겠죠.

이번 사건은 적자만 보는 한국 프로야구 구조에서 양아치 기업 경영으로는 버텨낼 수 없음을 잘 보여준 사례입니다. 하지만 이 양아치 히어로즈가 싫다고 해서 트레이드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당장이 간당간당한 히어로즈를 아주 내치는 꼴입니다. 대기업이 나서서 히어로즈를 사 준다면 좋겠지만 기업주들이 마더 테레사도 아닌데다가 요즘 경제도 뒤숭숭한지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제가 볼 때 이런 상황에서 히어로즈를 인수할 후덕하고 자금력 넘치는 분은 두 분밖에 생각나지 않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문선명 본좌께서도 가능하겠으나 이미 축구단이 있는지라...

제가 걱정스러운 것은 이번 일로 히어로즈의 이미지는 거의 끝장이라는 겁니다. 지난 번 미국이랑 통화스왑 협정 체결했다고 명박이가 좋아했지만 사실 그걸 쓰는 순간 한국 외환 빵꾸났다는 거 광고하는 꼴이기에 쓸 수 없듯 이번 트레이드로 인해 자칭 3년간 구단 운영할 돈 있다는 아무도 안 믿는 뻥카 지르던 센테니얼은 거지임이 드러났습니다. 이장석 대표 자기 말로도 스폰서 끊긴 게 이번 트레이드의 가장 큰 이유라는데 경영 이런 식으로 하는 구단에 누가 스폰서 서겠습니까? 이런 기업을 경영진이라 앉힌 KBO의 무개념부터 이 사건의 씨앗은 있었다 봐야할 것 같네요.

어쨌든 현재 트레이드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얍삽한 KBO가 이를 이사회로 넘겨 책임회피에 성공했는데 6개 구단 단장이 반대하니 이미 2/3 반대로 끝이거든요. 지금 타 구단들은 불문율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저는 히어로즈를 어떻게 할지, 프로야구를 어떻게 이끌고 갈지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군요. 삼성이 얍삽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어쨌든 히어로즈는 돈이 심하게 궁하니 선수 파는 것 외에 대안은 없습니다. KBO 이사회가 어떤 대책을 낼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이지도 않고요. 우선 이장석부터 자르고 좀 상식적인 경영진을 앉혔으면 하는 생각만 머리를 맴도는군요.

PS. 마지막으로 삼성의 구단 경영 센스에 대한 기호태님의 글을 추천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언제나 그렇듯 짤방은 본문과 좆도 관계 없음
  1. 사실 극렬 야구 안티인 저로선 뭐가 뭔 말인지 전혀 내용을 이해할수 없으나...

    여전히 승환님의 위트는...................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진짜 저런 순간 순간 나오는 위트는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ㅎㅎ
  2. 문본좌께서는 나름 피스컵을 한국에서 유지하려고 돈까지 솓아부우면서 노력 많이 하다가.....결국은 일부 기독교 분들의 저주 기도와 압력에 힘입어 스페인에서 이번 컵대회를 치르네요...

    덕분에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와 첼시까지 토너먼트 출전하질 않나 사우디의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모 팀이 젭알 끼워달라고 막대한 오일 머니를 들고 찿아가질 않나...

    한국 축구팬들은 행복하게도...."티비" 로 봐야해서 행복합니다...

    THX God~
  3. 손윤
    저는 매우 과격한 주장인데요 ... 7구단 ... 사실은 6구단으로 가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이 쓰레기같은 구단들과 犬비오 밥벌레들이 야구의 저변을 완전히 말살시켜놓아서 ... 8구단을 유지할 근거가 앞으로 더욱 더 암담합니다. 단지 6, 7구단으로 구단 감축과 함께 무조건적인 전제가 저변확대를 위해서 ... 초중고 지원과 함께 신고선수는 개쓰레기 제도도 완전히 없애고, 또한 야구던 뭐던 어느 스포츠던 학원 스포츠 본래의 목적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것을 두고 싶습니다. 이제 8구단 유지할 바탕이 없습니다. 쓰레기같은 작자들이 다 갉아먹었죠 ... ... 흐흐흐 ... 아니면 프로야구 해체하던지 ... ...
    • 2008.11.18 13:01 신고 [Edit/Del]
      사실 저도 꽤 동감합니다. 7구단으로 가면 뭐 수입이야 좀 줄겠지만 지금처럼 끌려 가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네요. 이번 수능 풍경을 보니 한국에 학원 스포츠가 제대로 정착할지는 미지수이지만 강남 아줌마들이 축구, 농구 과외 시킨다는 소식이 한 줄기 희망...(?)
  4. 문본좌님이라면 야구장까지는 그냥 커버 가능할듯 한데...
    그나저나 레알마드리드는 알고 있었는데 첼시라... 후덜덜;;;
  5. 위에서 고조된 긴장감에 저런 짤방이라니...웃지 않을 수 없는 안배십니다.(笑)
    야구선수 거품은 연예인 거품에 비하면 양반이라...관대하게 보는 중입니다.( __);;
  6. 500만 관중과 8개 구단의 신기루만 계속 쫒고있는 듯 한데, 그러게 더 높이 올라가서 떨어지느니 지금이라도 도려낼 건 다 도려내고 깔끔하게 다시 시작하는 게 나을 듯도 해요.

    덧_전 데이타이스트의 스태디엄 히어로(맞나?)를 즐겨했지요. 불꽃 마구와 10할 타자의 대결!!
    • 2008.11.18 17:07 신고 [Edit/Del]
      저는 그래도 안 깨졌으면 하지만 점점 마음이 기우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스태디엄 히어로... 오락실에서는 이유는 모르겠으나 신야구로 불렸던;;;
  7. 카스테라
    잘 지내십죠? 허허.
    저 짤방 캐인상적이네요. RBI 야구를 어렸을 때 좀 한 거 같은데, 그 전 버전인가..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반노동조직 한국프로야구반노동조직 한국프로야구

Posted at 2008. 3. 4. 11:22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이 글의 목적은 현재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의 구조조정이 합리적이라고 박수치는 네티즌들에게 한국 프로야구가 얼마나 반노동적인지 알리고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의 짓거리가 상도덕에 어긋나는지를 알리는  것이다. 글이 드럽게 기니까 적당히 짧게 끝내고 싶은 분들은 전문 스포츠 블로거 kini님의 글만 읽고 치우는 것도 효율적인 선택이겠다.어쨌든 시간이 많거나 승환오빠, 사랑해요~ 하는 분들을 위해 긴 글을 좀 펼쳐 보겠다.

야구에 관심 없는 분들은 관계 없겠으나 야구 좋아하는 분들의 요 몇 달 간 최고 화제거리떡밥는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라는 종자모를 투자회사였다. 자본금 5천만원에 설립 일 년도 채 되지 않어 연 운영비 200억이라는 야구구단을 인수했으니 당연히 관심이 될 수 밖에. 뭐 홍정욱이같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집안 빨로 언론사 인수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듯 한국 사회에서는 별로 이상한 일만은 아니다. 솔직히 난 요 놈들 사기꾼이고 KBO는 낚인 고기, 현대 구단은 봉이라 생각했으나 어찌 신기하게 연 백억을 바친다는 스폰서bong도 구하는 등 구단다운 모습을 하나 둘 갖춰가고 있다. 덤으로 담배 회사를 스폰서로 하자는 이야기는 야구 게시판에서 농담으로 오르락거렸는데 정말 현실화 될지는 몰랐다. 역시 세상은 넓고 기업bong은 많다. 참고로 내가 과거 센테니얼에 가지고 있던 시각은
ozu님의 글을 참고하도록.

어쨌든 감독에게 직접 표 끊고 서울로 올라오라거던 구단이 스폰서를 구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지만 이들의 행보는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되었던 이슈는 현대 선수단과의 마찰. 박노준 단장바지사장은 취임하자마자 몇몇 고액연봉선수들은 나가야 할 거라는 선언을 하며 선수들과 대립각을 그었고 이에 현대 선수단은 선수단과 만나지도 않고 뭔 개소리냐며 아예 100% 고용승계를 주장했다. 사실 이들도 실제 100%가 가능하리라 생각하지는 않았을 게다. 왜냐면 타 구단도 매년 몇 명씩은 방출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신인 선수 및 2군 선수가 치고 올라오고 로스터는 한정되어 있으니까. 물론 잘릴 놈은 고액 연봉 노장 몇 명으로 한정될 게 뻔하니 대부분의 선수가 걱정은 않았겠으나 그래도 같이 먹은 밥이 있는데 그들이 잘린다는 게 기분이 결코 좋지 않을 터, 연봉삭감을 감수하며 고통분담하겠다는 명분까지 내세웠다.  

알 사람은 알겠지만 한국은 반노동정서가 강한 국가다. (웃긴 것은 반노동만큼은 아니지만 반기업정서도 강하다-_-) 덕택에 선수들의 고용승계 주장에 네티즌들은 물에 빠진 색히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 지랄이냐며 함께 다구리를 깐다. 그러나 이런 일 사실 흔해 빠졌다. 기업 인수할 때 구조조정이 있는 것도 흔히 있는 일이지만 동시에 회사 노조원들이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일도 흔하다는 것. 이는 개인의 이익을 추구함이 제도의 전제인 민주주의 국가에서 아주 당연한 일이며 노동법상으로도 제3자가 끼어들지 못하는 영역으로 본다.

사실 이 싸움은 시작부터 고용주가 무조건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야구단의 경우 기업과 달리 '명목적'으로는 인수가 아닌 '창단'의 형태이다. 과거 쌍방울을 현대가 인수했을 때도 이와 같은 형태였으나 당시 목적이 '드래프트 지명권' 및 '지역 연고' 때문이었다면 센테니얼의 경우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고 했던 측면이 크다고 봐야 하겠다. 그런데 센테니얼 이 놈들 미쳤는지 100% 고용승계에 OK 싸인을 내 버린다. 나도 무지하게 놀랐는데 그 전까지 박노준 단장바지사장은 선수단과 제대로 된 협상 의지를 내비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작스레 완전 고용승계 보장이라니, 이 놈들이 갑자기 휴머니스트가 된 건지, 로또 삼연속 1등이라도 맞은 건지...

이런 나의 고민은 며칠 후 깔끔하게 사라졌다. 알고보니 프로야구 연봉 최대 삭감폭이  철폐되어 버린 것. 연봉 최대 삭감폭의 철폐라니, 이건 또 뭥미? 고로니 이제까지 한국 프로야구에는 전해 연봉에서 40% 이상을 삭감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었는데 이게 사라진 것. 고로 과거에는 3억을 먹던 선수가 아무리 깎여도 2억 8천은 먹었으나 이제는 이론상으로는 3000만 먹을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이게 이사회를 통과한 것을 알고서 박노준 단장바지사장은 여유 있게 꽁수를 둔 것. 그리고 최대 80%까지 삭감안을 제시하며 '싫음 나가삼, 갈 데도 없을 거임'이라는 여유 있는 자세를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연봉 거품 빠진다고 '센테니얼 만세'를 외치며 이제 한국 프로야구도 메이저리그처럼 연봉이 합리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현재의 모습이다.

나는 한국 프로야구에 먹튀가 많음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까놓고 이야기 해서 지금까지의 FA 중 실패한 놈들은 수두룩한데 성공한 인간은 정말 소수다. 그런데 이 FA들이 받는 돈이란 적지 않아서 기본이 억이오, 여기에 계약금이라는 괴상망측한 돈까지 얹어주고 있다. FA 계약이 아니더라도 고액 연봉을 받는 이들 중 제 값을 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메이저리그는 한 해 못 뛰었다고 연봉이 ㅂㅈ되는 일은 흔하디 흔한 일인데 한국에서는 이런 일이란 찾아 보기 힘들다. 조용히 은퇴하는 인간들은 좀 있는 듯 하지만.

문제는 그럼 이런 먹튀들을 제외한 놈들은 제대로 돈을 받고 있냐는 것. 글쎄다, 이건 정말 그렇게 보기 힘들다. 먼저 한국은 메이저리그처럼 FA가 쉽게 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가 6년간 열심히 뛰면 FA 자격을 주는 데 비해 한국은 무려 8년이다. 긴 인생, 뭐 2년 가지고 쪼잔하게 씹어대냐고 물을 수 있지만 그게 아니다. 우선 한 시즌에 대한 잣대가 한국이 훨씬 엄격하다. 덤으로 군대가 2년이나 잡아 먹는다. 즉 사실상 10년인데 여기에 덤으로 한국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선수 관리능력이 매우 떨어지는 고로 걔네들이 전성기가 되는 33세 즈음, 즉 한국 프로야구 FA를 맞이하는 때에 이미 노쇠화가 시작되어 버린다. 한 마디로 구단에서도 FA로 선수를 사기에 매우 망설여지는 것인데 이는 지금까지 망해 왔던 FA들이 솔선수범하며 보여주고 있다. 좀 더 자세한 자료를 알고 싶다면 롯데나 LG팬에게 술 한 잔 사주며 물어보면 된다. 덤으로 메이저리그, 일본 프로야구, 한국 프로야구의 FA제도 차이를 알고 싶다면
손윤님의 글을 한 번 참고하도록.

이에 따라 무려 8시즌간, 그것도 거의 풀로 뛰어야만 주어지는 FA는 한국 프로야구에는 이외에는 대박의 찬스가 없다. 즉 연봉 책정은 어디까지나 구단의 손에 있지, 선수에게 있지 않다. 물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봉조정제도라는 놈이 존재한다. 이 제도는 FA가 되기 전 구단에 처신이 맡겨진 선수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존재하는 제도로 선수와 구단이 끝내 연봉 협상을 이뤄내지 못할 경우 양측의 제시 연봉을 연봉조정위원회에 제시, 이 중 합리적인 연봉을 선택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연봉조정위원회가 KBO 맘대로 짤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구단의 손을 든다는 것. 이미 1984년 전두환 정권 때부터 존재한 이 제도에서 선수가 승리한 것은 내 기억으로 2002년 유지현 선수가 유일하다. 더군다나 이것조차 이병규에 대한 연봉조정위원회의 꽁수를 언론서 무마하기 위한 술책이라는 이야기가 넘친다. 기억으로 이병규가 협상용으로 블러핑 때린 연봉을 제시 연봉이랍시고 그대로 구단이 제출한 개꽁수였는 듯... (언제나 그렇듯 이 블로그는 주인장의 기억에 의존하기에 온갖 오류가 난무함을 양해 바란다)

이처럼 선수들은 구단과의 협상에서 무지하게 불리하다. 정말 끔찍하리만큼 말이지. 어차피 프로야구 시장 자체가 개방형 모델이 아니다. g-market처럼 아무나 입주하고 그 중 싼 상품을 고르는 게 아니라 입주하려면 입주금(KBO 가입금)도 내야 하며 각 구단으로부터 승인도 받아야 하며 이후 거래(트레이드 및 연봉 책정)도 규정을 따라야 하는 등 온갖 제약이 뒤따른다. 물론 이러한 폐쇄형 모델이 무조건 안 좋은 건 아니다. 잘 짜놓은 폐쇄형 모델은 그 나름의 안정성을 부여한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수익금 분배 제도를 통해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small market 구단을 생존시키기까지 한다. 이 부분의 자세한 이야기는 역시
손윤님의 글을 참고하자.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위에서 보았듯 1. FA가 되기까지 더럽게 험난하며 2. FA가 되기 전까지 연봉에서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으며 3. 여기에 추가로 FA에 대한 보상이 장난 아닌지라 FA가 되어도 어지간한 실력으로는 큰 돈 만지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전 해 연봉 450%를 갖다 바치라면 삼성, 롯데, LG 등 정신나간 구단을 제외하고는 쉬운 일이 아니다.

자, 지겨운 이야기 그만두고 다시 초반으로 돌아가 보자. 한국에 먹튀들 많다. 그런데 그 먹튀들이란 선수가 되기도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이렇듯 불공평한 입장에 놓인 상황 속이기에 최고급 활약을 계속해서 구가해야만 얻을 수 있는 지위가 바로 그 먹튀들의 지위이다. 연봉액이 낮아지며 차츰 해당 연봉대의 선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미국과 달리 한국 연봉에 양극화가 심한 것은 이 때문이다. 연봉을 합리화하자는 주장은 좋다. 그러나 연봉 합리화를 운운한다면 구단에 유리하도록 고액 연봉자의 연봉을 삭감함과 동시에 사실상 노예계약에 얽매어 있는 다수 선수들의 연봉을 상승시킴이 옳다. 정확히 말하면 이득을 보는 선수 뿐 아니라 손해를 보는 선수들도 시장 가격으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쯤 되면 나오는 이야기가 구단은 이미 적자를 충분히 보고 있다는 것. 고로 자신들은 더 이상 연봉으로 돈 낭비할 여유가 없다는 게다. 사실 구단이 쓰는 돈 중 가장 큰 부분을 연봉이 차지하고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서 질문 하나, 대체 누가 그 돈 쓰라고 했나? 오버페이, 오버페이 하지만 그 돈을 지른 것은 어디까지나 구단이다. 한 마디로 그들은 오버페이라 말할 자격이 없고 정말 그들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면 돈을 쓰지 않았어야 한다. 일류 에이전트들은 블러핑을 무지 잘 친다. 이에 대해 누가 그딴 가격에 사냐고 사람들은 욕하지만 한 구단만 걸려들면 그게 시장가격이고 합리적 가격이 되어버린다. 사실 지금까지 자신들이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돈 팍팍 써제끼다가 갑작스레 선수들의 연봉을 문제 삼는다는 것은 뭔가 어불성설인 것 같다. 참고로 합리적 가격에 대한 생각은
inuit님의 글을 참고하였음.

이제 슬슬 마무리를 지어야겠다. 나는 이러한 이유로 연봉 최대 삭감폭 폐지가 가뜩이나 여러 불리한 조항에 얽매인 선수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한다고 생각한다. KBO에서는 상한폭 폐지가 없다는 주장으로 맞서지만 이는 상황이 다르다. 주식하는 친구들이 자주 하는 이야기가 10% 오르고 10% 내리면 결국 본전 이하라는 것. 더군다나 이는 그 액수가 클수록, 그리고 비율이 높을수록 더욱 잃는 정도가 크다. 한 마디로 숫자 장난이라는 것. 게다가 연봉이 높은 비율로 오르는 선수들은 대개 신인급이라 실제 상승액은 그다지 높지 않은 데 비해 깎이는 선수들은 노장급인지라 고액에서 깎인다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굳이 고액 연봉자가 귀찮다면 일본 프로야구처럼 선수들의 연봉 정도에 따라 연봉 삭감폭 제한을 달리하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물론 일본은 연봉 1억엔 이상의 선수가 40%, 이하의 선수가 25%인지라 한국 프로야구보다 훨씬 괜찮은 환경이라는 것도 참고했으면 좋겠고.

사실 한국 프로야구 운영 비용을 줄여야 함은 피할 수 없다. 나는 쌍방울 레이더스의 마지막 팬으로 프로야구에 별 관심을 갖지 않는 편이지만 그래도 스포츠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희열을 안겨주는지 정도는 충분히 경험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업은 bong이 물론 우리담배는 bong이지만 아니다. 프로 스포츠는 수익을 내야만 한다. 광고효과를 이야기하는데 광고효과까지 고려해도 여전히 프로스포츠는 적자 놀이다. 기업들이 욕 먹을까봐 빠져나가지 못한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이는 적극적 사고로 수익 창출을 꾀해야지, 무조건적인 비용 삭감에 얽매어서는 안 된다. 물론 필요한 부분은 과감한 구조조정을 해야 하지만 FA와 용병 폐지 등으로 경기의 질을 낮추면서까지 비용 삭감에 얽매이는 것은 정말 공멸로 향하는 길과 다름 아니다. (
관련기사) 이거 뭐, 농구대잔치 보고 싶다는 것도 아니고...

이제 구단들도 선수들의 목을 조르는 카르텔을 벗어날 때가 되었다. 세계를 무대로 누비는 기업이 하청업체 모가지 조를 때가 아닌 자기 경쟁력을 높일 때 성장하듯 프로야구 구단도 타 구단보다 더 효율적이고 더 고객 친화적일 때 팬을 얻고 수익을 키울 수 있지, 선수에 불리하고 구단에 유리한 제도만을 취하려다가는 단기적 이익은 가능할 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불이익을 겪을 수밖에 없다. 윈윈이 가능하다는 풍요의 심리로 파이를 키워야지, 현재 파이를 조금이라도 더 취하려는 사고로는 영영 적자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게 주제에 벗어난 소리로 여겨진다면 한 가지는 분명히 했으면 한다.
비록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상도덕이 있다는 것이다.
  1. 열심히 읽었습니다. ^^;;;; 야구장에는 지금까지 2번정도 가본 것 같습니다. ;;;;;; 사실 경기는 야구가 축구보다 더 재미있는데... 웬지 야구는 한물 간 느낌입니다.
  2. 부산갈매기.. 이전에 야구팬(;;)이지만 요즘 야구 돌아가는거 보면 참 슬픕니다.
    안그래도 야구팬이 점점 줄어가고 있는 듯한데...(위에님 처럼 한물갔다는 소리 들으면 진짜 슬퍼요.ㅠ.ㅠ)
    그래도 전 야구가 좋아요.
    같은 날에 우리나라가 월드컵 결승전 : 롯데 PO 하면 무조건 야구 ㄱㄱㅅ인데.....
    쩝쩝..
  3. 과객
    오늘도 글 잘읽고갑니다.
    요새는 시사에대한 여러사람의 의견을 접하기 힙드네요
  4. 비밀댓글입니다
    • 2008.03.06 18:26 신고 [Edit/Del]
      재미있는 추측이네요. 하지만 저는 하일성과 신상우가 일머리가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_- 동의가 힘드네요. 어쨌든 지금까지 꽤 성공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은 신기합니다. 봉이 많기는 많은 듯...
  5. 그렇지 않아도 ... 연봉 문제나 그와 연관된 부분을 포스팅할 생각이었는데 ...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6. 민트
    아..모르겠다. 그냥 한화 이글스 이번엔 우승해라. 빠샤!?
  7. mike
    읽은 사람중에
    1. ""어쨌든 시간이 많거나"". 2. ""승환오빠, 사랑해요~"" 의 비율이 궁금해집니다.


    아무튼 1번인 저는 잘 읽었습니다.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의 현대 인수가 반가운 이유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의 현대 인수가 반가운 이유

Posted at 2008. 1. 30. 22:25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유니콘스 야구단을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라는 외국계 투자 회사가 인수했다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가 많다. 초장부터 문제가 많은데 우선 얘네들에 대한 신뢰인데 당최 뭐해먹는 회사인지 알기 힘들다는 점이다. 한국지사는 고작 6개월 전 설립되었고 자본금이라고는 5천만원. 더군다나 이 놈들의 시애틀 큰손(?)이라는 모회사는 구글조차 찾지 못한다.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니 원래 펀드가 그렇다고 하다만… 한국대표라는 양반도 무슨 회사를 여기저기 옮기며 대표가 되었는지 분명 집안 좋은 양반인 것 같기는 하나 기업내용에 대해 제대로 설명은 않고 웬 집안 등을 강조하는 것 등 분위기를 볼 때 KBO도 얘네 종자를 모르는 듯함.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하튼 돈 많은 듯하니 잘 보여야 할 듯...

덤으로 단장으로 박노준을 뽑고 이야기하는데 첫날부터 하는 이야기가 별 신뢰가 안 감. 사실 전임 정재호 현대 단장은 프로야구에서 손꼽히는 단장, 안 그러고서야 돈을 쏟아붓지도 않는데 그토록 우승을 잔뜩 했겠는가? 물론 단장이 팀 운영결정권을, 감독이 전략 전술을 확실히 역할분담하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단장과 감독의 역할이 좀 애매한 면이야 있겠지만 십년간 가격대 성능비에서 현대보다 훌륭한 운영을 한 팀은 없을 듯. 이에 반해 박노준은 첫날부터 연봉삭감이나 전지훈련 안 가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데 예상한 수순이기는 하나 처음부터 사기 꺾는 발언이 장난이 아님. 물론 단장은 사실을 전할 수도 있지만 팀 분위기나 언론 보도도 생각해야 하는데 말이지. 덤으로 박노준이 레전드 비슷하게 여겨지고는 있으나 사실 그의 해설은 역사상 최악의 아마츄어 해설이라는 악평이 넘치는 형편…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선수 빼고 성공한 게 별로 없어서인지 불안불안...

덤으로 제대로 된 수익모델 제시도 없다. 몇 개 사 스폰서를 사실상 구했다 하지만 이게 얼마나 돈을 끌어 모을 수 있을지 미지수고 또 이 놈들도 정말 뛰어들지도 알 수 없음. 지금까지 KBO가 사기 당한 게 한두번도 아니고… 프로야구 홍보효과 낮은 것은 개나 소나 다 아는 것인데 뜻대로 잘 되리라 보기는 힘듦. 더군다나 타 구단이 ㅂㅈ이라서 적자 계속 보는 게 아닌데 과연 단기간 내 흑자구조로 전환할 수 있을지는 의문. 아무리 서울 목동으로 홀로 진입하는 유리한 조건 받아먹었다지만 애초에 관중 수익이 그리 높지 않은 게 한국 야구인지라 뜻대로 잘 될지 모르겠다. 유니콘스가 그렇게 고정팬이 높은 구단도 아니고. 까놓고 이야기해서 현대의 연고지 옮겨대는 캐삽질로 제일 적을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본인의 예상도, 어쨌든 유니폼의 광고판화는 분명할 듯... 기타 후보로는 순복음교회, 허경영 등...

그래도 좋다. 나는 단지 8개구단 유지 이상으로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의 입성이 맘에 든다. 왜냐면 얘네들은 어떻게든 흑자 뽑아내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얘네들이 앞으로 취할 행동은 둘 중 하나일게다. 스폰서를 흑자 모델로 전환시켜 구단 소유권을 통해 장기적 수입을 갖거나 아니면 적자를 보더라도 구단가치를 높여 팔거나. 어쨌든 지금까지 있어왔던 구단처럼 손해보면서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구단운영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쉽게 착각하고 있는 게 있는데 구단주는 자선사업가가 아니라는 점이다. 삼성이 아무리 사고를 많이 쳐도, 롯데가 성적 때문에 불매운동 소리까지 들어가며 비싼 야구단을 돌려야 할 의무는 없다. 지금까지 프로야구는 말도 안 되는 적자구조를 떠안고 살면서도 팬들 등쌀에 맘대로 빠져나가지도 못하는 계륵과 같은 상황 속에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신생팀은 그러한 부담에서 애초에 제외되어 있다. 어떻게든 수입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 프로야구에 새로운 나아갈 길을 조금이나마 보여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1. 웬 드보잡이지 하면서 걱정이 되지만 한편으론 기대가 큽니다. 얘들이 성공하였을 경우에 기업들의 광고판으로만 존재하는 울나라 프로스포츠 판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지 않을까 해서요.
    사실 프로야구의 가치를 떨어트린 주범은 각 구단의 기업들이죠. 적자를 줄여서 말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오히려 맨날 앓은 소리만 하고 구단을 운영하는 것이 전혀 매리트가 없다는 듯이 얘기하고 있으니요. 상식적으로 발을 빼고 싶고 넘기고 싶다면 최대한 포장을 해서 넘겨야 할건디 이건 뭐 오는 손님한테 이 제품을 아무런 가치가 없다면 쫓는 형국이니요. 말씀하신대로 얘들은 기업인디 마냥 돈만 쳐박고 아무런 이득이 없는 이 짓을 단순히 팬들의 등쌀 때문에 얘들이 억지로 계속하고 있다라는 생각은 안 들구만요. 기업이 어떤 애들인디..다 뽑아 먹는 거이 있으니 한다고 봅니다. 구단이 앓은 소리하는 것은 수출 운운하며 기업이 어렵다며 각종 규제 등을 철폐하여 더 많은 이득을 얻으려고 하는 것과 어느정도 비슷한 것 같구만요.

    추신수: 롯데에센 오히려 1등을 원하지 않는다 적당히 잘해주길 바란다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디 고개가 끄덕여지더만요. 그거이 오히려 지들한테는 이득일지도 모르죠.
    • 2008.02.01 02:37 신고 [Edit/Del]
      그런데 정말 기업이 그런 입장이기는 합니다. 하다못해 KBO조차 야구단 운영할 돈으로 다른 짓 하는 게 홍보효과가 높음을 대놓고 인정할 정도거든요. 그보다 웃기는 점은 자기들이 그렇게 돈 뿌려 놓고서는 선수값이 비싸다고 우기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

      ps. 롯데는 사실 돈 많이 쓰고 하는데... 일단 전 강병철 좀 잘랐음 했는데 아마 내년부터는 나아질 것 같습니다. 로스터가 그리 떨어지는 팀은 아니니까 말이죠.
  2. 낙타등장
    오랜만에 등장!! ㅋㅋ
    야구는 잘은 모르지만,,, 암튼..STX가 인수하려다가 안한 곳이라서 감회가 새롭군 ㅋㅋ
    야구 인기나 높아졌음하오...
    그나저나 요즘 야구는 정말 재미 없던데
  3. 어렸을 땐 야구 참 많이 했고, 좋아했었죠. 요즘엔 야구에 덤덤합니다만 현대 문제는 시끄럽더구만요.
    8개 구단 체제가 유지 되는 건 다행이라 생각하나, 원체 듣보잡이 팀을 인수해 불안불안하네요. 상식과 법을 초월하는 일이 수시로 일어나는 곳이 이 땅인지라. -_-;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KT의 현대 인수 실패, 누구의 잘못인가?KT의 현대 인수 실패, 누구의 잘못인가?

Posted at 2008. 1. 11. 23:00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KT의 현대 야구단 백지화가 공식 발표되었다. 아직 발표 당일이라 확정하기는 힘들지만 대충 시나리오가 그려지기는 한다. 기존 서울 연고팀이 죽일 놈이다, 날로 먹으려는 KT가 죽일 놈이다, 협상만 하면 깨지는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죽일 놈이다, 이야기가 많은데 현대가 어쩌다가 이 꼴이 되어버렸나부터 이야기해 보자. 우선 현대 유니콘즈는 이름만 현대지, 하이닉스가 안고 있는, 그것조차도 내친 요상한 상태의 야구단이다. 한 마디로 부도나며 채권단이 내쳤음. 그럼 왜 현대가 야구단을 운영하지 않냐고? 이미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은 함께 기아 타이거즈에 돈을 쏟아붓고 있음. 그럼에도 신기하게 유니콘즈가 현대라는 이름을 예쁘게 붙이고 나오고는 있음. 광고비를 받아 먹었는지 유니폼 새로 해 입을 돈도 없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어쨌든 이러한 상태에서 KBO는 각 기업들에게 ‘현대 좀 사가시오’라는 공문을 돌림. 그리고 농협과 STX가 차례로 낚임, 물론 그들은 제정신이기에 포기함. 사실 예전 프로야구에 입성한 팀은 대개 정치적 논리가 크게 작용했었다. 광주의 주인공, 전장군님께 밑보이면 정경유착이 끝나버리니. 게다가 야구단 유지비용도 그리 비싸지는 않았음, 한 해 유지비용이 30~40억에 적자폭은 10억 정도였다고 하니 이 정도는 정치적 결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생각하면 그리 큰 것도 아님. 허나 요즘 세상은 정치적 결탁도 쉽지 않을뿐더러 주주는 ‘적자 보는 일 하지마~’라고 외치고 노조 측에서는 ‘그 돈 있음 우리한테나 써~’라고 하기에 더욱 쉽지 않음. 안습의 한국 야구. 그러나 이것이 현실이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해도 안 사가는 게 현실

그런데 이게 왠 일, 농협과 STX라는 헛물을 켜버린 KBO가 대어 KT를 낚아버린 것. 오호라, 이게 진정한 리버 대박이구나. KBO는 김치국만 원샷하고 끝나버린 농협과 STX 인수건을 타산지석 삼아 이번에는 물밑에서 조용히 인수건을 해결하고자 함. 그래서 결국 MOU(양해각서-꼭 지킬 필요는 없으나 분명한 의지를 피력하는 각서라 함)를 체결하는데까지 성공! 드디어 빛이 보이는 듯했다. 맨날 욕만 먹느라 힘들었던 신상우 총재님, 그리고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로 요즘은 가발 쓰고 다니는 듯한 하일성 사무총장님,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넙죽… 이라고 하려는 찰나!

문제가 발생해 버린 것이다. 그게 뭐냐면 과거 현대는 서울 입성을 약속받은 상태였고 이 때문에 기존 서울 연고팀인 LG와 두산에게 54억을 주기로 약속한 상태. 그런데 뜬금없이 신생팀인 KT가 서울로 들어온다고 하네? LG와 두산으로는 띠껍기 그지 없음. 뿐만 아니라 기타 구단도 꼴랑 60억만 내고 들어온다는 것에 지금껏 자기들 적자가 얼만데 그거에 해먹으려고 하냐고 분통. 물론 김응용 사장님같이 특검에 시달려도 주가가 튼튼한 모기업을 가진 분은 웃음을 지으며 대인배 정신을 발휘했으나 이거야 자기 돈 안 나가는 일이니까 하는 말이고 구단 운영하는 측에서는 당연히 짜증남.

고생해서 계약을 성사시켰더니 구단들이 반대하다니! 이제 KBO측은 난감해진다. 사실 KBO는 전혀 프로야구를 주무르지 못하는 존재다. 뭔 소리냐면 얘네들 돈은 결국 각 구단에서 나오고 안건도 전부 이사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그 이사회가 바로 돈 내주는 구단들 대표로 이뤄져 있다는 것. 한 마디로 부장이 계약 열심히 했더니 사장이 ‘너 왜 내 생각 묻지도 않고 도장 찍으려 하냐?’고 따지는 격.

이 와중에 KT 전혀 밀리지 않음. 바로 ‘한 푼이라도 더 내야 한다면 창단 안 한다’는 발표. 이거 역시 협상이란 협상은 다 해 본 기업은 파워게임에 임하는 자세가 틀림. 그 으름장에 KBO 완전 긴장, 타 구단들은 구라빨이란 거 알면서도 움찔할 수밖에 없음. 초반 ‘KT 날로 먹으려 하냐!’라던 시각도 점점 ‘그래도 8개 구단은 가야지’쪽으로 누그러짐. 이 와중에 스포츠조선에서 KT가 서울 입성비 54억에 빚으로 커버하던 유니콘스 운영비 134억을 낼 것이라는 기사가 터짐. 야구팬들 모두 만세를 부름. 그리고 KT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인수 백지화를 선언.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당시 하일성 사무총장과 신상우 총재

이 내용을 살펴보면 누군가 한 쪽을 탓하기가 힘든 상태다. 솔직히 KBO 너무 혼자 놀았다. 세상에, 타 구단 이익과 직결되는 일인데 그것을 일언반구도 없이 갑작스럽게 발표하면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지금의 혼란의 책임은 일차적으로 KBO에게 있다고 해도 할 말은 없는 듯. 그리고 아무리 자기 돈으로 하는 일이 아니라지만 얘네들은 기본적으로 파워 게임을 너무 못 함. 한국 야구 힘든 거 다 알고 인수하는 기업이 ㅂㅈ이 아닌 한 모를 리 없지만 자기들이 앞장서서 야구팀 가격 똥값이라고 선전하고 다닐 필요는 없는데 얘네들은 열심히 떠들고 다님. 같은 상황이라도 ‘폭탄 세일’과 ‘가게 망했어요’는 어감이 다름.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KBO 할 만큼 한 것 인정해야 한다. KT라는 대어를 물고 MOU까지 썼다는 자체만으로도 그들의 노력을 높이 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전에도 욕 좀 먹었어도 WBC 4강을 병역면제 혜택으로 연결시킨 것이나 프로야구 인기몰이를 부활시킨 등, 나름 공로도 인정해줄만 하다고 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금 바로 주문하세요~

기존 서울 연고 구단인 두산과 LG 역시 무지 욕을 먹고 있다. 사실상 얘네들이 KT를 퇴짜놓았다는 것인데 어쨌든 무지하게 억울하다는 것을 생각해야 함. 현대는 54억이나 내고 입성하기로 했는데 공짜로 들어오겠다니! 얘네 재벌들이 ‘아, 씨바, 27억 없어서 야구 못 해!’ 문제가 아니라 서울, 경기라는 2000만 시민들의 로열티 뿜빠이를 해야 한다는 것. 물론 한국 구조를 생각할 때 지금까지 서울에 야구팀이 둘밖에 없다는 게 웃긴 일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자기 밥그릇은 지키고 싶다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뭐, 얘네들부터 화사하게 웃으면서 KT를 맞이하는 대인배 정신을 발휘했다면 KT가 지금과 같은 자세를 취하기 힘들었겠지만 입장 바꿔서 그런 말 하는 사람한테 ‘니가 그렇게 해 봐’라고 한다면 할 말 없을 것임. 서울연고가 좋기는 해도 어차피 적자 장사다. 여기서 풀을 줄인다는 것은 당연히 짜증. 당신 구멍가게 옆에 구멍가게가 하나 더 생기면 웃으며 맞이하겠는가?

KT, 왜 잘 나가다가 약속 깨냐고 욕 먹고 있음. 사실 얘네들은 처음부터 인수 의지가 명확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60억에서 더 받으면 창단 안 해’라고 선언한 것은 이미 통과되었다. 지금이라도 물린다면 이들은 60억 내고 그냥 서울에 팀 하나 꾸릴 수 있다. 그런데도 얘네들은 MOU를 쓰고 발표 계획까지 자신들이 잡고 그럼에도 인수를 철회한 것이라든지, 180억 낸다는 이야기가 샌 것처럼 이런저런 말들이 나온 것 모두 얘네들이 뭔가 내부적으로 충돌이 있었다고 봐야 함. 분명 MOU 쓰고 발표까지 하고 철회한 것은 잘못이나 사실 얘네들 탓하기도 힘든 게 이제 더 이상 프로야구가 예전 그것이 아니라는 점. 30억 가량의 유지비는 200억으로 불었고 이 중 50% 이상은 적자라 봐야 한다. 브랜드 이미지 알리려면 다른 일 하는 게 훨씬 좋다. 물론 이들 기업에게 수백억이 큰 돈은 아니지만 자기 돈 까먹으며 즐거워할 놈은 별로 없을 듯. 180억 이야기는 사실 KBO가 정식으로 한 소리도 아니고 그냥 찌라시가 떠든 이야기인데 여기에 자극 받았다기보다 이를 핑계로 빠졌다는 게 적절한 판단일 듯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참고로 일반인과 아무 관계없는 1541 콜렉트콜 모델은 아이비라고 한다 (바뀌었겠지...)

이처럼 누구 한 쪽의 일방적 문제라기보다 세 주체 모두 문제가 있었다. 그렇다고 이들을 탓하기도 힘든 게 누구 하나도 크게 잘못했다고 보기 힘들다. 자잘한 미스는 있었지만 나름 합리적으로 행동했다. Win-win을 이끌어야 한다고? 분명한 것은 KT는 참여하는 순간 매년 적자를 감당해야 한다. 80년대 출범한 팀은 정치권에게 잘 보일수라도 있었지만 현재는 이전처럼 정치권과의 결탁은 꿈도 못 꾸는 일이다. 두산과 LG는 상호변경시 브랜드를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KT는 우리가 알기 싫어도 계속 보이니까 이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결국 KT는 들어오는 순간 무조건 lose가 되어버린다고 봐야 한다.

결국 이러쿵 저러쿵 해도 어느 한 쪽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야구판 전체의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솔직히 돈이 되면 알아서 오지 말라고 해도 알아서 몰려든다. 미국, 일본 모두 많은 팀이 흑자를 내고 있고 이에 창단을 노리는 사람도, 혹은 인수를 꾀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한국은 어떠한가? 물론 KBO와 7개구단이 잘 힘과 입을 모아 타 기업을 영입해 8개구단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뒤는? 계속해서 적자의 늪에서 허덕일 것인가? 빠질 때 불이익이 두려워 적자를 감수하며 큰 돈을 내던질 것인가? 물론 KBO도, 각 구단도 이러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다. 그러니까 관중 400만을 돌파하는 쾌거도 이룬 것이다. 물론 해외파가 몽땅 망한 것도 그 원인이기는 하다만 경기시간을 줄이려 한다거나 스타성을 높이려 한다거나 하는 시도가 계속해서 이어졌고 덕택에 언론도 비중을 높여줬던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올해 해외파가 몇 명 더 돌아왔고 현대가 정상화되었다면 500만 관중도 꿈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도 난 정말 의문이 든다. 야구, 살릴 수는 있는 건가? 사실 각 구단의 수입이 적은 것은 구장이 지자체의 소유라는 것 역시 큰 원인이다. 부대 수입을 올릴 수 없으니까. 그런데 그렇다고 각 구단이 구장을 지을만큼 투자를 할 수 있는 상황이냐면 그것도 아님, 그 큰 돈을 어디서 구해오겠는가? 큰 리스크를 안고. 덤으로 알아보니까 무슨 이상한 지자체 법 때문에 아예 건립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예전처럼 고교 야구가 인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그 끈이었던 광역연고제는 아예 폐지되어 버렸다. 실업야구는 하는지 마는지도 모르겠고 그저 국대전에 열광할 뿐이다. 월드컵 치르고도 비실대는 축구보다는 낫지 않나, 그 돈 야구에 투자하면 이거보다 잘 될텐데 하는 생각은 들지만 야구 좋아하는 나라가 손에 꼽히는 상황에서 나라가 그런 투자를 한다면 그야말로 이뭐병이다. 운하 다 파고 그래도 경기가 부양되지 않으면 하나쯤 지어줄지도 모르겠지만. 선수 몸값은 날로 비싸지지만 그나마 이것도 노예제 FA 덕택에 이 정도로 그치는 것 같다.

정말 모르겠다. 내가 무슨 경영을 아는 것도 아니고 하다못해 야구를 아는 것도 아니고, 아는 사람도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는데 내가 무슨 소리를 하겠는가? 야구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지 못하는 이유는 그 유지비용이 장난 아니게 비싸기 때문이다. 물론 유럽 축구 역시 돈이 무지하게 들지만 그것은 파이가 커지면서 함께 유지, 관리 비용도 커진 것, 기실 축구는 좀 싸게라도 할 수 있는 스포츠다. 농구나 배구는 창단 비용이 50억도 안 든다고 할 정도니 도시에서 앞서 유치할 정도고. 하지만 야구가 inactive까지 포함한 로스터가 겨우 15명에 불과한 농구와 달리 야구는 40명에 달한다. 여기에 2군까지 있고. 도무지 이 작은 나라에서 수지가 날 수가 없다. 애초에 시작 자체가 전두환의 3S 정책과 맞아떨어졌으니 시작부터가 잘못된 스포츠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렇게 전 구단 거액의 적자라는 기형적 프로스포츠가 유지되고 있다. 이런 게 정말 수도 안 되고 돈도 안 되는 야구팬을 위해서 지속될 가치가 있는 것일까? 물론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긴다고 당사는 아니겠지만 야구는 어디까지나 스포츠에 ‘불과’하다. 이거 없다고 사회 안정성이 팍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야구하던 양반들은 이명박이 알아서 건설노동자로 배치할 테니 어쨌든 밥은 먹고 살지 않을까? 그런데도 막상 하나의 구단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아프다. 난 쌍방울 레이더스의 마지막 팬으로 자처했고 그 이후 응원하던 구단이 하나도 없었는데도 말이다. 혹시 지금이라도 KT가 마음을 돌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 나이가 드니까 나도 좀 보수적으로 변해가나 보다. 이미 있던 것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 보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1. 오호, 쌍방울 레이더스 팬이라.. 제가 보러 간 야구 경기 두 번 중 하나였던.. (제가 스포츠에 영 관심을 안 둬서.. -_-)

    오타 하나 지적하고 갑니다.

    밑보이면 -> 밉보이면

    사족. 그나저나 짤방은 어느 쪽이 신상우 총재이고 어느 쪽이 하일성 사무총장입니까? 개인적으로 머리 삐쭉삐쭉한 쪽으로 해 주고 싶네요.
  2. 재규어와 피요히코가 KBO사람들이었군요!! :O
  3. 확실히 장사는 참 못해요....(못하는게 장사만이 겠냐는....)
  4. 하이타이 팬이었는데.... 김봉연 김성한..... 선동열 이종범 김응용까지.... 묵직한 인간들이 모두 하이타이 출신인데. 쩝.
  5.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프로야구의 존재 이유는 너무 명백합니다. 꿈이고 희망이고 나발이고는 대충 치우고 일단 저에게 꾸준한 재미를 주었기 때문에 존재 했으면 하네요. 그래서 갠적으론 이런 글 올린 사람의 존재보다는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 2008.01.15 22:21 신고 [Edit/Del]
      글쎄요, 그렇다면 프로야구에 돈을 퍼 주세요. 기업은 봉사단체가 아닙니다. 아예 비인기종목처럼 소규모 적자가 나는 것도 아니고요. 저도 프로야구 좋아하지만 팬이 있다는 이유로 무조건 존재해야 한다면 세상에 사라져야 할 게 어디 있겠습니까? 저야 뭐 존재가치 제로이지만 말이죠.
  6. 체계적으로 깔끔하게 잘 정리 해 주신글 잘 읽고 갑니다```
  7. 전 원년 오비어린이회원으로써 골수 베어스빠구만요. 일년에 한 20번 이상은 야구장 가는 것 같심다. 야구 사이트에선 당연히 난리가 났고 8개구단으로 꼭 가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 망한다라고 7개 구단은 결사 반대하더만요. 뭐, 야구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야구가 활성화가 되었으면 하겠죠. 근디 말씀하신대로 야구 없다고 사회가 어찌 되는 것도 아니고 인기 없는 스포츠를 억지로 링거만 뽑고 유지한다고 될 것도 아니라고 생각들구만요. 물론, 선수들이나 학부형 등 종사하고 계시는 분들은 자기의 직업이니 지켜내야겠지만요.
    암튼 프로야구 자체가 이렇게 돈 먹는 애물단지가 되었는디 누구의 잘 잘못을 따질 수 있을런지 모르겠구만요.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올해부터 바둑도 올스타전을 한답니다올해부터 바둑도 올스타전을 한답니다

Posted at 2007. 8. 18. 00:05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한국 바둑리그에서 무려 ‘올스타전!’을 한다고 합니다. 경사 났네, 경사 났어! 어얼쑤~ 덩실덩실~ 스무명의 후보자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선수 열 명이 차례로 대국을 벌입니다. 한국 바둑 역사상 초유로 있는 일로 반갑기 그지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첫 술에 배 부를 리 없다고 좀 문제가 있기는 합니다. 우선 올스타전의 의미인데요. 사실 올스타전은 기본적으로 팀 스포츠를 위해 존재합니다. 왜냐하면 이토록 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이 한 팀에서 뛰는 것은 보기 드물거든요. 생각해 보세요, 언제 이대호, 양준혁, 류현진이 한 팀에서 뛰겠습니까? 김주성, 서장훈, 방승현도 마찬가지고요. 돈으로 긁어 모으려 해도 힘들 정도의 팀입니다. 이런 꿈을 일 년에 하루라도 만족시켜 주는 게 올스타전이죠.

그러나 개인전 위주의 스포츠에서 올스타전은 보기 힘듭니다. 골프나 테니스에서 언제 올스타전 하던가요? 아니면 복싱이나 프라이드에서? 없죠. 왜냐면 어차피 토너먼트 방식으로 실력 있는 선수들이 올라오다가 보면 이미 16강, 8강쯤 가면 올스타전화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가끔 무명 선수들이 약방 감초처럼 튀어나오기는 하지만 그것 역시 나름의 재미를 선사해 주죠. 바둑 역시 개인끼리 실력을 겨루는 스포츠입니다. 이 때문에 굳이 올스타전이 없어도 이러한 빅매치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뭐, 한 번에 몰아서 일어나기는 힘들겠지만 말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결승만 가면 그 나물이 그 밥...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개인종목에서 올스타전의 존재가 떠오르는 스포츠는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와 같은 e-스포츠 종목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e-스포츠도 위의 개인종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차피 얘네들끼리 붙는 빅매치는 자주 볼 수 있거든요. 요즘 너무 상향 평준화되어 이야기가 좀 다르기는 합니다만 기본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적어도 팬들이 ‘아기다리고기다리던매치’같은 것은 이제 스타에는 없다고 봐도 되는 상황이죠. 마본좌가 태굥이한테 좀 밟힌 후로는 특히 그러하고요. 온게임넷에서 WWE를 벤치마킹해 자꾸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죠. 예전처럼 임요환 띄우기 마케팅은 먹힐 수가 없으니까 뭐라도 사람들에게 기대를 주는 매치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그럼에도 e-스포츠에서 꾸준히 올스타전을 열 수 있는 이유는 위의 종목들과 달리 게임시간이 굉장히 짧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매니아라고 해도 복싱 12라운드를 세 번 정도 보거나 테니스 세 게임 정도를 보면 내가 왜 사나… 하면서 철학 모드에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와 달리 e-스포츠는 어지간한 게임은 30분 안에 정리되기에 올스타전을 열 수 있는 것이죠. 또 하나의 이유는 소속 구단입니다. 얘네들도 나름 소속 구단이 있기에 평소 경기할 때 함께 있을 일이 없습니다만 올스타전 때에는 함께 있고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을 팬들이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죠. 뭐, 다른 개인 종목인 대개 팀이 없거나 있어도 비인기종목의 경우 독점 시장이고 인기종목은 협찬, 후원 정도라…

그러나 e-스포츠는 좀 예외적인 경우고 바둑은 올스타전을 벌이기에 그리 조건이 좋은 종목은 아닙니다. 바둑도 워낙 치열한 종목이기는 하지만 8강 정도 되면 모두가 빅매치라는 점에서는 타 종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대국 시간 역시 100분 내외이기에 올스타전을 열기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온 종일 올스타전만 하지 않는 한 5국까지 치를 경우 3일을 보아야 하죠. 소속구단은 있으나 그것은 한국바둑리그에만 한정되는 것인지라 선수는 물론이고 보는 팬들도 딱히 선수를 생각할 적 소속구단을 떠올리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골치 아프죠. 한국바둑리그 올스타전이 열린 것은 참 좋은 일이지만 이처럼 부정적 요인이 많은지라 아쉬운 점이 몇 있습니다. 특히 타 종목의 올스타전은 ‘팬을 위한 이벤트’라는 점에서 조금 부족하지 않은가 합니다.

우선 올스타 기사 선정 방식부터가 그러합니다. 타 스포츠의 올스타전은 완전하게 팬투표에 선수 선정을 의존합니다. 바둑도 투표하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는데 여기서는 일차적으로 후보를 걸러서 내 줍니다. 하지만 타 종목은 그렇지 않아요. 안 그러면 야구 올스타전에서 올해 개죽 쓴 이종범 선수를 어떻게 보았겠어요. 작년 NBA 올스타전에는 그랜트 힐이 나왔죠. 이 양반 성적은 그저 괜찮은 정도였지만 오랜 부상에서 복귀한 그의 모습을 팬들이 보기 원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감독추천선수 제도 역시 존재해 이를 통해 더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듭니다. NBA의 경우 아예 조던을 감독추천선수로 내보낸 후 조던 신격화 쇼를 하기도 했죠. 쇼를 하라, 쇼~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국놈들 쇼맨십이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음으로 대국 환경이 일반 대국과 다를 바 없다는 점입니다. 뭐 다른 게임은 안 그렇냐고요? 마찬가지죠. 그런데 다른 스포츠의 올스타전에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선수들이 함께 뛰는 것이기도 하지만 함께 즐기는 것이기도 합니다. 정수근이 쇼하면 양준혁이 좋다고 박수치고, 이런 므흣한 광경들에 관중들은 즐거워하는 것이죠. e-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로 얘네들은 게임 방식이 개인인데도 스타들이 함께 모여 있다는 자체에 팬들이 즐거워합니다. 물론 바둑기사들이 타 종목에 비해 개인적인 팬층은 얕겠지만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웬지 비유를 잘못 한 느낌)

그리고 부대 행사가 없는 점도 아쉽습니다. 타 스포츠의 경우는 가수도 오고 치어리더 경연대회도 하고 아예 전야제를 때리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메이저리그는 전날 홈런 더비도 시원하게 해 주고 NBA는 루키 – 소포모어 올스타를 엽니다. 물론 바둑에 이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겠죠. 한국기원에서 천상지희가 ‘한 번 더, OK?’하면서 가릴 곳만 적당히 가린 채 춤 춰봐요, 그대로 바둑돌 날아오고 스포츠신문 1면 올라가지… 그래도 올스타전 하나만 달랑 하고 넘어간다는 것은 좀 시시하지 않나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이 먹으니 점점 애들이 이뻐보임, 추천...

어쨌든 이런저런 문제야 있지만 한국바둑에도 올스타전이 들어섰다는 그 의미는 낮게 보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재빨리 수습모드) 어찌 첫 술에 배 부르겠습니까? 사실 바둑처럼 기사들 한 자리에 모으기 힘든 스포츠도 없습니다. 야구, 축구 같은 팀 스포츠는 리그 전체가 하루 쉬면 그만이지만 바둑은 한국에서만 뛰는 게 아니라 중국 갔다가 일본 갔다가 바쁘거든요. 부대 행사는 어디 쉽답니까? 바둑 두는데 무슨 잠실 주경기장 빌릴 수도 없는 일이고. 물론 고정관념은 깨야 하겠지만 말이죠. (개인적으로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그래서 여자한테 좀 잘 채입니다)

이번 한국바둑리그 올스타전이 비록 불만족스러운 점도 있겠지만 이런 것에 매달리기보다는 (혼자 매달렸나?) 좀 더 나아가는 모습에 주목하는 게 더 바둑을 즐겁게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어차피 보는 사람만 보고 사실 저도 안 볼 생각이지만 말이죠. 그래도 바둑 팬들 입장에서 사실 며칠 동안에 일류기사들을 몰아 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자, 혹시라도 올스타전 보실 분은 소주와 담배를 재어 놓읍시다! (응?)
  1. 허걱... 소주와 담배를 재어놓으셔요~~ ㅋㅋ 바둑을 몰라서리...
  2. madox01
    흥행을 위해서 올스타 기사들 "오목 결정전" 또는"알까기" 같은 행사를 하면 쿨럭...
    안되겠지요. ^^;;
    (바둑이라고는 고스트바둑왕 본게 전부입니다 ㅠㅠ)
  3. 흐흐~~ 10초바둑 20판 같은 방식의 토너먼트 정도면 될듯...ㅋㅋ
  4. 설마 부대 행사가 없을라구요. 지방 투어 행사 때처럼 공개 해설도 하고 대규모 지도 다면기도 하고 이것 저것. 올스타전에 걸맞게 보통 공개 대국보다 조금 더 확장된 팬 서비스 행사를 할 것 같은데요. 무지 기대됩니다. @_@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