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스포츠는 재미없는 스포츠일까?이기는 스포츠는 재미없는 스포츠일까?

Posted at 2010. 10. 27. 01:48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SK 야구는 재미 없다.

야구 팬들이 종종 하는 소리다. 그런데 손윤 옹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다. SK 야구야말로 고급 야구라는 것이다. 그 어느 팀보다 수비 위치가 다양하고 타구에 대한 반응도 다채로운 야구이기에, 이런 걸 보는 맛이 있는 야구라고. 뭐, 잦은 투수 교체 등 무조건 긍정할만한 요인이 있는 건 아니라고 덧붙이긴 했지만. 이해도만 충분하다면 SK 야구는 팬들에게 매우 다양한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

아, 배트걸 고다을... 이 년 싸이 자기 사진 닫았어 ㅠㅠ 변태오빠가 간절히 원하니 열어다오...


샌안토니오 농구는 재미 없다.

역시 NBA 팬들이 자주 하는 소리 팀의 에이스인 던컨의 별명은 '미스터 기본기' 말 그대로 기본에 충실하고 화려한 맛이 없다 보니 재미 없다는 것. 그런데 이 팀의 농구의 짜임새는 그야말로 대박이다. 다른 팀과 달리 샌안토니오 선수들에게 무리한 출장시간이란 없다. 선수들은 제 때 나와서 자기 역할을 하고 들어간다. 단순하지만 매우 성공률이 높다. 다른 팀이 이렇게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잔재미는 부족하지만...


이윤열 경기는 재미 없다.

한 때 스타크래프트 팬들이 자주 했던 이야기. 이윤열은 그냥 앞마당 먹고 물량 폭발해서 한 방에 끝내고는 했다. 그 때 이윤열 포스는 거의 지금 이영호 급이라 이윤열을 꺾을 때쯤 되면 상대방 팀에서 박수가 터지고, 해설자들은 '박수칠만 하죠. 다른 선수도 아닌 이윤열을 이긴 거니까요.'라고 흥을 돋구었다. 이윤열의 업적이라면 자원 최적화. 지금은 기본으로 여겨지지만 그 때는 뭔가 아스트랄한 능력으로 여겨졌었다.





이처럼 실력에 비해 인기가 부족한 팀들을 보면 좀 안쓰럽다. 이들이 정말 재미 없는 경기를 하냐면 별로 그렇지 않다. 이들의 죄라면...


화려한 플레이 등 볼거리가 적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 시각을 바꾸면 되려 볼거리 많은 게임이기도 하다. 이건 사실 전문가진, 또는 프론트진의 문제이다. 이들의 플레이가 화려한 볼거리 이상의 탄탄한 플레이가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플레이가 이루어질 수 있는 배경이 무엇인지 설명해 줘야 하는데 그냥 겉핥기 이야기만 해대니 팬들 수준도 항상 그저 그렇고, 그 속의 묘미를 깨달을 수 없다는 것. 

요즘은 일개 이름 없는 팬도 이 정도는 하는데 말이지...


원래 인기가 없어요. 

이게 결정타인데 SK는 쌍방울을 이어받지 않고 인천에서 재창단을 시도했다. 한 마디로 시골바닥 갑툭튀 팀인 격인데 인천은 워낙 다양한 지역 출신이 많은지라 그냥 다른 팀 응원하는 사람이 상당수(...) 샌안토니오는 대표적인 스몰마켓 팀으로 원래 더럽게 인기가 없다. 나름 텍사스 주에서 두 번째 인구 수를 자랑하긴 하는데 제일 많은 휴스턴과 제일 잘 나가는 댈러스가 있어서(...) 이윤열은 황제 다음에 튀어나온지라 하필이면 각 종족을 대표할 기회를 잃어버렸다. 

어딜 가도 인기 없는 리승환군의 모습. 옆의 토끼는 그 이유를 묘하게 상징하고 있다.


아픔도 없는 것들이 기존 인기팀을 깨버림.

SK는 어차피 시작이 막장이라서 삼성처럼 긴 시간 콩라인의 역사도 없고, 엘롯기같은 암흑기도 없다. 샌안토니오는 원래 꾸준히 잘 해 오는 팀의 이미지가 강했고, 로빈슨 - 던컨으로 이어지는 에이스 라인도 원래 꾸준히 잘 해 오는 양반들이라 뭔가 그럴듯한 스토리가 그려지지 않음. 게다가 하필 조던 은퇴 후 이제 우승 좀 해 보려고 폼 잡고 있던 빅마켓 팀들을 밟아버렸다. 이윤열도 뭐 나오자마자 그냥 임요환, 홍진호 등 당시 최강자들을 다 쓸어버림. 더군다나 압도적으로 밟아버려서 도무지 사랑받지 못할 공공의 적이 되어버림.

부럽지만 부럽다고 말하면 지는 거다... 저 새끼는 재미 없다고 까야 해!!!



악역을 맡는 자의 슬픔

이러쿵저러쿵해도 전체 리그가 재미있는 건 인기선수, 또는 팀의 활약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열폭이기도 하다. 롯데의 길고 긴 개삽질이 있었기에 롯빠의 원성이 커졌고, 그들은 가을야구에 더욱 미칠 수 있었다. 샌안토니오의 짜임새 있는 농구를 공격적이고 화려한 팀이 이겨낼 때 팬들은 열광한다. 최연성은 한 방 물량이라는 점에서 이윤열과 느낌상 플레이가 비슷하지만 임요환 버프와 '이윤열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사람들은 그에게 열광했다.

단기적으로는 위의 선수, 팀들이 흥행브레이커로 보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이들의 플레이가 재미 없다고 성토한다. 실제로 시청률도 내려가고, 이들은 올스타 투표에서 실력에 비해 외면받는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이들을 통해 스포츠는 성장하고 발전한다. 이들의 플레이는 마치 생태계처럼 타 팀에 스며들게 마련이고, 그 플레이는 스포츠를 더욱 긴장감 있게 바꾼다. 게다가 재미있는 스토리라인에는 항상 악역이 필요하다. 어차피 스포츠는 팬심 넘은 빠심으로 유지되는 것, 그리고 모든 영웅기는 도전과 극복으로 이루어진다. 이것을 위해서라도 악역은 더욱 더 재미없는 팀이라 욕을 먹어야만 한다. 그래야 악을 물리치는 선이 존재하니까.

재미 없다고 까는 건 좋다. 그러나 그들이 가지는 가치를 폄하하지 말자. 스포츠는 그들을 통해 발전하고, 수준이 올라간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을 통해 재미있는 스토리라인이 그려진다.

그래, 악역이 있기에 니들도 재미있어 하는 거라니까~~~



  1. 적절한 쇼맨십과 적절한 실력, 적절한 경기내용이 적절하게 버물어지면 적절하게 재미있는 스포츠가 탄생하는데...

    항상 그 '적절'이 문제란말이죠.. 적절하게
  2. 훗.. 기본기에 충실하다고 우리가 여친있는 남자를 이길수 있을지..ㅜㅜ 엉엉엉
    거북이한테도 지는 토끼새끼들.. 다 잡아 먹어버릴겨..
  3. 바른손
    배트걸 살짝 씨엘 닮지 않았나요?

    이윤열 스타2 경기 했더라고요.

    임요환, 이윤열... 추억의 이름들을 보니... 스타1보다 스타2에 관심이 더 가네요.
  4. 어떻게 이기냐가 중요한거 같아요^^;
  5. 솔직히 나 글은 안 읽고 사진만 봤음.
  6. 악역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그게 흥행을 위한 필요악이라면 무작정 sk를 깔 수 많은 없겠네요.
    생각의 관점을 달리 보게 해주셔서 감사...

    그래도 일개 구단의 흥행과 인기가 아닌, 야구 전체의 흥행과 인기 측면에서 볼거리 많은 야구를 선호합니다. 그리고 악역을 발라버리는 판타지도 바라고 있고요. 근데 현실은 안그렇죠?

    야구나 인생이나...
  7. 좋아하는 팀은 아니지만 재미없지는 않다는...

    다만 격투기로 따지면 전성기의 효돌같달까...

    무지막지하게 강한데 인정사정없다....란 느낌...
  8. SK 팬인데...

    감독님 빼곤 다 재미있는 팀이죠.

    김성근 감독 빠지고 나면 어떤 모습이 될지도
    궁금하구요.

    꼴스크..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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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의 멘탈리티와 통계스포츠에서의 멘탈리티와 통계

Posted at 2007. 10. 28. 10:35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예전에 inuit님이 돈 버는 놈 따로 있고 사후 설명하는 놈 따로 있다고 했는데 이 중에서 명확한 쪽은 돈 버는 쪽입니다. 사후 설명은 아무렇게나 하면 그만이니까요. 물론 그게 설득력이 있고 그러한 일이 반복되어야 명성을 얻고 그걸로 돈벌이 하는 게 언론의 세계이겠지만 야구의 경우는 이게 정말 안 먹히는 듯 하네요. 한국 언론의 문제는 이상하리만큼 멘탈리티를 강조한다는 겁니다. 아래 두 기사는 이를 잘 보여줍니다.

결과적으로 신예들의 활약은 두 팀 베테랑들이 좌우했다. 두산의 독특한 선후배 문화가 팀이 3번째 우승했던 2001년 분위기를 재현하고 있다. 선배가 코칭스태프로부터 존중을 받기 때문에 후배에게 형처럼 다가설 수 있다.

홍성흔은 시리즈 2차전 6회 자기 판단으로 스리번트를 댔다. 또 번트 성공 뒤 덕아웃에 들어와 결승홈런을 친 타자처럼 액션을 보였다. 채상병이 홈런을 터뜨렸을 때도 후배에게 자리를 빼앗긴 홍성흔은 자기 일처럼 좋아했다. 홍성흔의 팀내 입지가 탄탄하기에 가능한 장면이다.

반면 SK는 평등하다. 박재홍·김재현·김원형 등도 기득권을 잃고 똑같이 경쟁했다. 사실 이들은 후배를 도와줄 여력이 없다. 당장 한 경기, 한 타석을 걱정해야 한다. 정규시즌과 달리 리더가 있어야 할 큰 경기에서 SK가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
링크 - 두산의 힘, SK에 없는 독특한 선후배 문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몇몇 선수들에서 비롯된 즐기는 야구의 나비효과는 침체된 팀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페넌트레이스 때처럼 선수단 전체가 경기를 즐기자 결과도 좋았다. 김성근 감독의 말대로 즐기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자 좋은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찬스 때마다 헛방망이를 휘두르며 맥없이 물러나던 타자들의 방망이 끝에 집중력이라는 기운이 감돌자 두산 투수들도 어찌할 도리를 찾지 못했다. 상대 투수에 따라 적극적인 타격이 효과적으로 주효했지만 무엇보다 팀 배팅과 동료 타자들을 믿는 '화합의 야구' 효과도 빼놓을 수 없었다.

특히 김재현의 경우에는 페넌트레이스 때 부진으로 소위 '말발'이 먹히지 않을 수 있었지만 " 그때 후배들을 묵묵히 도와준 것이 한국시리즈에서 후배들이 잘 따르고 도와주는 이유가 된 것 같다 " 며 겸손하게 설명했다. 인고의 세월을 참고 기다린 인내의 결실이 지금의 김재현과 SK로 하여금 화합의 야구를 할 수 있게끔 만든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
링크 - 3연승 SK '달라진 분위기 - 달라진 경기력')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정신적인 면은 중요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데이터를 중시하기로 유명한 김성근 감독도 인터뷰를 보면 알 수 있듯 무지 멘탈리티를 중요시합니다. 그런데 분석에 있어서 이를 도입하면 좀 곤란해집니다. 그냥 갖다붙이면 그만이거든요. 3패하던 팀이 역전 4승하면 '정신력의 승리'고 연이어 4패하면 '압박까지 작용'했다고 말하는 것처럼요. 저는 멘탈리티를 요인으로 승부를 예측한 기사를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기껏해야 대개 예상 후 면피용(?) 반전의 가능성으로 제시하는 정도죠.

또한 사후적으로 그 요소를 제시한다고 해도 그게 사실일 가능성은 낮습니다. 선수들을 무지하게 조사하면서 그 공통요소를 찾아낸다면 모를까, 그냥 선수 몇 명한테 인터뷰하다보면 자연히 그 인터뷰 내용이 타 선수의 인터뷰에도 영향을 주고 처음 생각 그대로 흐를 수밖에 없죠. 뿐만 아니라 인과관계가 역일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습니다. 즉 팀의 멘탈리티가 좋아 이긴 게 아닌 경기 내용이 좋다보니 자연히 신이 나는 거죠. 제 생각에는 이 쪽이 훨씬 신빙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러쿵저러쿵해도 다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기본적으로 야구는 통계의 스포츠입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단장으로 불리는
오클랜드의 빌리빈은 경기장에 갈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하지만 그의 팀은 가장 효율적인 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복잡한 통계를 통해 야구 전체를 수치로 설명하고자 하는 세이버매트릭스의 영향력은 점점 커져가고 있습니다. 세이버매트릭스주의자들의  이론에 따르면 큰 게임에 강하다거나 득점주자가 있는 경우에 강하다거나 하는 특이한 케이스도 사실상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샘플의 크기가 작기에 일어나는 착각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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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치 능력으로 매일 발리는 에이로드

그러나 한국 스포츠언론에서 이들 수치를 잘 활용하는 일은 드문 일입니다. 대개 상황설명만 열심히 한 후 그 원인을 멘탈리티에서 찾고자 하죠. 물론 통계란 것이 완벽할 수 없듯 세이버매트릭스 안에서도
클러치 능력이 존재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와 단장들이 모든 것을 세이버매트릭스에만 의존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죠. 제 아무리 설득력이 높고 신뢰도가 높다고 해도 수치는 어디까지나 수치입니다. 추상과정에서 많은 요소가 배재될 수밖에 없고 질적 요소는 개입조차 할 수 없는 통계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죠. 그러나 한계를 가진다고 해도 이들 수치는 훌륭한 참고자료이기에 큰 중요성을 가집니다.

사실 두산이 2연승 후 SK가 3연승을 거둔 것은 처음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리 놀랄 것도 없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2승을 거둔 팀이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하는데 길게 보면 더 중요한 그 2승을 거둔 팀의 패넌트레이스 성적이 어땠나, 혹은 상대 전적이 어땠나입니다. 기사에 따르면 4승으로 스윕한 경우만 네 차례인데 제 기억에 네 팀 모두 패넌트레이스 우승 팀입니다. 즉 기본 전력이 더 탄탄한 팀이죠. 그러니 이번 한국 시리즈의 경우 SK가 초반 2패를 했지만 전력상 앞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제 설명도 사후적인 부분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사실 저도 두산의 우승을 예상했는데 이건 순전히 사기유닛 리오스 때문입니다. 작년 류현진도 대단했지만 사기유닛은 아니었는데 리오스는 올해 아주 인간이 아닙니다. 플레이오프는 단기전 성격상 S급 투수 한 명이 A급 투수 두 명보다 더 낫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막말로 리오스 세 게임 나와서 상대 A급 투수와 두 번 상대해 2승 1패만 잡아줘도 SK는 나머지 경기에서 3승을 거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는 거죠. 근데
5억짜리가 한 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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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띠껍게 생긴 류현진과 달리 인물도 잘 났음... 돈도 많고 인물도 잘나고... ㅅㅂ

어쨌든 분명 스포츠는 모르는 일이고 전문가라고 다 맞춰야 할 이유도, 의무도 없습니다. 그 잘 나간다는 ESPN의 전문가들의 플레이오프 예상도 작년의 경우 50%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그들의 예상이라고 일반인과 별로 틀릴 것도 없고요. 그러나 전문가들의 예상에는 그럴듯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어떤 이유로 어느 팀이 승리할지 적절한 근거를 제시한다면 그것은 스포츠를 관람하는 데 재미를 배가시키겠지요. 이는 사후해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둘러대기식이 아닌 다양한 상황에 적절한 통계를 활용해 경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관심과 재미를 끌어올리는 게 전문가들의 역할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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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재미있게 봤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통계를 충분히 활용한 야구가 이뤄지면, 더 재미있을텐데 말이지요.
    아예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많이 줄지 않았나 싶어요. TV를 잘 안보니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 2007.10.29 16:17 [Edit/Del]
      네, 제가 야구에 관심 가졌던 시절이 90년 초반인지라 기억은 안 나지만 분명 그런 듯 합니다. 제가 초딩 때는 학교에서 애들이 야구 이야기만 했거든요, 아무래도 놀 거리가 너무 많이 생겨서가 아닐지...;
  2. 확실히 통계 쪽에 관해서라면 물 건너 미국쪽이 식겁할 정도로 정리가 잘 되어있죠..

    (무슨 카드 게임처럼 통계치로만 경기시켜 보는 것도 있었던 것 ㄱ타고...)
  3. 정말 잘 읽었습니다. 스텟 야구의 편집증 정도가 넘어서 어떤 분석 사이트는
    선수의 가족생일이나 병사 이런것까지 변수로 집어 넣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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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스 인수 반발은 SK이기 때문인가?이글루스 인수 반발은 SK이기 때문인가?

Posted at 2006. 4. 9. 23:46 | Posted in 불법복제 통신부

 며칠 전 SK가 이글루스를 인수한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저도 한 때 이글루스에 몸담았기에 이런저런 생각이 듭니다. 사실 그간 이글루스는 심하다 생각될만큼 수익모델이 없었기 때문에 이글루스가 이런 날을 이제껏 기다려오지 않았나 생각도 듭니다. 이글루스 플러스는 수익모델이 되기에는 너무 사용유저가 적었고 나드리 광고도 큰 수입이 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종이책 서비스나 달력 판매도 이글루스에 대한 유저들의 애정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각도로 보면 그간 재정이 얼마나 궁핍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어쨌든 이글루스 인수에 대해 이글루스 유저분들은 대부분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벌써부터 나가겠다는 분들도 종종 보입니다. 불만의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 이제껏 유저의 의견을 존중해 온 이글루스가 독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싸이화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많습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하이텔, 네츠고에 대한 SK의 횡포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가 가장 결정적인 이유로 받아들여지는 추세입니다. 이른바 ‘왜 하필 SK냐’는 것이죠.

그러나 제가 생각할 때 딱히 인수의 주체가 SK이기 때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무의미한 가정일 수 있지만 저는 삼성이나 KT가 이글루스를 인수했더라도 마찬가지로 큰 반발이 일어났으리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SK의 과거 경력(?)들이 문제화된 것은 초반 트랙백이 걸린 글들에서는 거의 찾을 수 없습니다. 그보다 모두 싸이와 상업성 이야기를 하며 이글루스도 그렇게 변질될 거라 이야기하고 있었죠. 그러나 어느새 SK의 경력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는 처음에는 단지 감정적 거부감을 느끼던 유저들이 논리의 필요성에 따라 SK의 과거 경력을 불러왔다고밖에 생각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SK가 과거 네츠고나 하이텔에서 했던 행위처럼 억지스러운 주문이 있을거라 생각하기는 힘듭니다. 과거 동호회를 일방적으로 옮기라는 말도 안 되는 억지가 가능했던 것은 그 동호회가 포털 운영에 있어 수익성을 높이는 데 별반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블로거 개개인이 수입원이 되는 블로그 서비스에서 이래라 저래라 명령을 내리는 것은 15억이라는 투자비용을 그냥 내버리는 꼴일 테니 억지스러운 주문은 있을 리 없겠죠. 그런데도 SK의 인수에 대해 이글루스 유저들이 강력한 반발을 보이는 이유는 SK라는 특정 기업에 대한 불신이나 반기업정서보다는 이글루스 블로거 특유의 정서가 가장 큰 요인으로 보입니다.

이글루스 블로그 서비스가 다른 포털업체의 블로그 서비스와 다른 첫번째 특징은 다른 블로그 서비스에 비해 유저 수는 적으나 코어 유저층이 대단히 많다는 데에 있습니다. 이글루스 블로그를 링크타고 돌아본 분이라면 이 곳에 얼마나 매니악한 블로그가 많은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한 분야에 대해 어지간한 관심 없이는 무슨 소리하는지 알아보지도 못할 블로그도 다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블로그들끼리는 연대를 상당히 많은 연대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코어 유저가 아니더라도 이 곳에서는 ‘펌’이 대단히 적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비롯한 포털 사이트가 제공하는 블로그의 경우 ‘펌질’이 일상화 정도가 아니라 아주 포털 측에서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편입니다. 그래서 인기가 좋은 블로그를 보면 펌질한 정보가 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포털의 블로그들은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큰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글루스는 출처없는 자료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트랙백이나 링크를 거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즉 출처를 존중하고 그곳에 자기 코맨트를 더하는 형태죠.

또한 다른 블로그는 스킨을 주 수입원으로 삼는데 비해 이글루스의 경우 스스로 스킨을 쉽게 꾸밀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또한 많은 블로그가 텍스트 중심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는 많은 이들이 SK의 인수에 대해 ‘싸이가 싫어 여기로 왔다’고 하는 데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설사 이미지가 많다고 해도 그것이 무의미한 퍼나르기용으로 포스팅되는 경우는 다른 블로그에 비해 적은 편입니다.

그리고 이 외에도 이글루스가 다른 블로그들과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은 다른 블로그에 비해 상당히 비상업적인 운영을 해 왔다는 점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 스킨은 판매는커녕 마음껏 손 볼 수 있었으며 참 사람을 황당하게 했던 폰트판매는 물론 음악판매 등도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그간 상업적인 운영을 ‘못 해왔다’라고 표현해도 괜찮은 듯 합니다. 이글루스도 그간 수많은 수익모델을 모색했지만 유저에 대한 배려와의 좋은 접점을 찾지 못했고 그 결과가 이번 인수로 이어진 것이니까요.

코어 유저들이 매니악한 포스팅을 통해 연대를 이루는 점, 정보를 단순히 퍼나르지 않고트랙백을 통해 나름의 재생산을 거친다는 점, 스스로 스킨을 꾸미고 스스로 글을 쓰는 점이 주는 효과를 요약하면 ‘단순히 퍼나르고 사진 올리는 싸이식의 블로그보다 훨씬 큰 일체감과 애정을 부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유를 열거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충분히 설명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단순히 남의 정보를 옮기는 것과 스스로 생산한 정보 사이에, 돈을 주고 산 스킨과 스스로 꾸민 스킨 사이에, 얼마나 큰 애정의 차이가 있는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여기에 이글루스의 비상업적인 운영방식은 위의 이유들과 맞물려 많은 이글루스 유저가 이글루스에 상당한 신뢰를 가지게 하는 큰 이유가 되었습니다. 즉 다른 블로그 서비스에 비해 블로그 자체에 대해서나 서비스 업체에 대해서나 상당히 정을 가지는 것도 당연한 것이겠죠.

그런데 SK의 인수 소식에 유저들이 그토록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그간 이글루스에서 누려오며 블로그에 쌓은 정과 자부심에 위기의식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인 듯 합니다.

우선 SK에 넘어가며 싸이월드 이미지가 겹쳤을 것입니다. 이글루스가 가장 비상업적이고 깔끔한 공간이라면 싸이월드는 가장 상업적이며 비교적 요란한 공간입니다. 미니홈피를 갈 때마다 음악이 울려퍼지며 스킨은 화려하며 미니룸은 아기자기합니다. 그리고 이글루스 블로그가 비교적 특색있는 포스팅으로 채워진 공간이라면 싸이월드는 신변잡기로 가득한 공간입니다. 그야말로 둘은 정반대이니 맘에 들 리가 없겠죠.

다음으로 이제껏 비교적 소수의 이용자이지만 자기 블로그에 정을 가지고 스스로 꾸며가는 블로그가 많았던 이글루스가 일반 블로그처럼 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을 것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 이글루스는 펌질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었고 스킨도 스스로 꾸며가고 텍스트 위주의 포스팅이 이뤄지는 곳이었으니까요. 그러나 SK가 들어오며 대규모의 이용자가 더해진다면 아마 그러한 특색은 유지하기 힘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천만이 넘는 싸이월드 회원을 이끄는 SK라면 15만 정도의 이글루스 회원을 배로 늘리는 것은 일도 아닐테니까요. 하지만 이제껏 이글루스에 둥지를 튼 분들에게는 이러한 일은 상당히 불만족스러울 것입니다.

어쨌든 SK는 이번 인수를 통해 아마도 싸이월드와 완전히 차별화된 블로그를 함께 끌고 나가려는 계획이었는 듯 합니다. 뜻대로만 이루어진다면 사실상 싸이월드와 큰 차이 운영되는 다른 블로그 서비스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무기를 손에 쥐게 되겠네요.

뭐, 벌써부터 많은 블로거분들이 옮긴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공들여 꾸며온 블로그를 옮긴다는 것은 말만큼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또 SK측에서도 이글루스의 독립적 운영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재 생각은 차라리 '나갈 블로거는 빨리 나가라' 쪽의 생각도 가지고 있지 않은가 합니다. 벌써부터 이탈한다는 이들을 막아봐야 시끄러워지기만 할 테니까요. 그리고 SK도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이들은 소수일 수밖에 없고 이들이 이탈한다면 남은 소극적 반대하는 이들은 별로 시끄럽지는 않을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후 많은 이들이 걱정하는 사태, 즉 엄청난 수의 블로거가 진입해 이글루스가 여타 블로그와 그다지 차별점을 갖지 않는 블로거들의 모임으로 될 경우는 SK측도 우려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글루스 유저는 꽤 많은 이들이 네이버나 파란처럼 요란벅적한 블로그를 피해서 온 이들이니까요. 그러한 점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정말 많은 블로거들의 이탈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럴 경우 나름대로 SK가 눈여겨 두었을 우수한 컨텐츠를 헐값에 무한 공급받는 일도 멀어지게 되고요. 그렇다고 특정 블로거에게 혜택을 주다가 똥되는 꼴은 이미 이글루스 칼럼이 잘 보여주었으니 그런 삽질은 하지 않을테고요.

여하튼 앞으로 이글루스가 용량이 늘어나고 편집기가 편해지더라도 이 분위기를 잘 이어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 갑니다. 뭐, 어지간한 거면 자본력으로 해결보겠지만 현재 유저들이 문제삼는 것은 자본력으로 어찌 할 부분이 아니니까요. 어차피 이글루스에서 딱히 수입모델을 이래저래 시험하지는 않을 것 같으니부디 SK가 지금의 분위기를 잘 이어나가길 바랄 뿐입니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무대포 무수입 모델을 유지하지도 않겠지만 싸이처럼 이것팔고 저것팔고 이거 만들어라, 저거 지어라 하지는 않겠죠.

마지막으로 드는 생각은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지만 이글루스의 자금난이 이러한 형태로라도 해소되어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SK와 이글루스 유저분들의 공생이 이뤄지기를...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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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dadadaV   06/03/11 21:13 
제 블로그에도 썼지만, 어쩌면 이글루스에 대해 '선민적 오만'이 있었던 건지도 몰라요. 우월감을 동반한 자부심. 혹은 로망.
그래도 전 안 떠납니다. ^^;
inuit   06/03/11 21:48 
제 블로그에는 더이상 이글루스 글을 쓰기 싫어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아무것도 변할 것은 없다'는 이글루스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글루스는 많이 변할 것이에요. 이글루스 유저들에게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 과정에 최소한의 인터랙티브는 포함될 것이란 거지요.
패스츄리   06/03/12 13:11 
두루뭉술하던 생각을 깔끔하게 정리해 놓으셨네요.
지적하신데로 이글루스가 가지는 어타 블로그들과의 '차별성'과 그에따른 '자부심'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한번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이승환   06/03/14 21:03 
dudadadaV / 이글루스는 19금입니다. 양심을 가지고 떠나세요 -_-
이승환   06/03/14 21:04 
inuit / 음... 솔직히 여타 블로그처럼 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변할지 상상히 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과연 다양한 상업 요인을 어떻게 끼워 넣을지도... 역시 전 장사에 소질이 없나 봅니다 ㅠ_ㅠ...
이승환   06/03/14 21:05 
패스츄리 / 음... 왠지 옮길 것 같은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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