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비트에서 시작하자다시 비트에서 시작하자

Posted at 2009. 3. 31. 14:56 | Posted in 불법복제 통신부
음반 산업이 무너졌다고 좌절하는 이들이 많다. 

긴 시간이 지나서야 이게 다 MP3 때문이라는 생각은 꽤 줄어든 것 같지만 그렇다고 음반 산업 자체가 죽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못한다. 

그런데 역으로 생각해 보자. 애초에 아톰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즉 음악은 존재하되 음반이 아닌 비트의 형태로만 음악이 존재했다면? 그리고 우리들도 물리적 실체를 가지지 않고 단지 사이버 세계 안에서 유영하는 존재였다면? 

이처럼 질문의 틀을 새롭게 짤 경우 무한의 가능성이 생긴다. 만약 그러한 상태에서 우리가 물리적 실체를 얻었다면 우리는 과연 현존하는 CD 음반을 만들었을까? 아니면 전혀 새로운 무언가를 창출했을까? 답은 아마도 후자일 것이다. 음반은 우리가 음악이라는 콘텐츠를 활용해 내 놓을 수 있는 매우 단순한 하나의 상품 형태에 불과하다. 우리는 음반을 잃었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음악이 있다. 

단지 물 건너간 음반을 음악이라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인간관계 역시 마찬가지이다. 타락한 목동님이 블로그에서 엄친아를 만날 때의 느낌에 대해 포스팅하셨다. 여기에 대해 사람들의 답변은 차갑다. 블로그에서 잘났다는 놈들 실제로 본 적 있는지, 정말 잘 나가는 놈은 클럽에서 논다느니, 차라리 싸이를 한다느니... 

이가 사실이든 아니든 여기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은 여전히 온라인에서의 정체성을 오프라인에 종속된, 혹은 부대된 하나의 무언가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과연 그러할까? 물론 우리의 마음은 육체에 종속되어 있으나 동시에 몸 역시 마음에 의해 움직인다. 마찬가지로 오프라인의 육체이건 온라인의 흔적이건 그것은 모두 우리 총체적 인격체의 투영일 따름이다. 이들이 완전한 이분법의 선을 그을 필요도 없으며 그 어느 한 쪽이 우위를 점하고 하나를 포용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우리가 부정하려고 해도 이미 비트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온라인을 오프라인에서 완전히 그어내려 아무리 노력해도 이는 칼로 물베기에 다름 아니다. 그것은 이미 물이자 공기와 같은 존재이다. 우리의 그 논쟁조차 비트 안으로 흡수되며 그들의 반론을 메타적으로 부정하고 있다. 

우리들은 과연 어디에 놓인 존재일까? 이 모든 것이 매트릭스처럼 환상의 세계일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이미 존재하는 모든 아톰들은 비트에 의존하고 있다. 굳이 비트를 아톰 아래에 놓고 아톰에 부대해 존재하는 요소라 이야기하지 말자. 

차라리 제로에서, 다시 비트에서 시작해 보자. 그 때 우리에게는 그간 보지 못했던 수많은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결론은 언제나 일본이 앞서 간다는 것...
  1. 저련
    이.. 일루젼!!
  2. 글보다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1인 [..]
  3. 결론은 언제나 일본이 앞서 간다는 것...

    ------------------------------------------

    대한민국의 선진화가 시급합니다 ㅡ.ㅡ;;
  4. 아아.. 이해 안되던 글이 짤방(?)으로 다 이해되는군요!!!
  5. 미행미행
    미행이다 하악
  6. 시밤 먼 말인지 하나도 몰겠네...-_-;;
  7. natsume nana
    승환님 초대장감사합니다 그런데 티스토리 블로그가 좀 어렵네여
    네이버처럼 생각했다가 한방먹었습니다 아직 건들지도못했습니다
    승환님블로그를 보니 감탄사가 나오네여
    여담이지만 승환님이 딸갤들을 모아서 소개하는글을 봤는데요
    그딸갤들의 로망은 승환님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분들 대부분 승환님을 알더군요;;;
  8. natsume nana
    테츠님도 여기 오시는군요 우아 테츠님 블로그 잘보고있습니다
    • 2009.03.31 22:16 [Edit/Del]
      대한민국 최고의 블로그가 현실창조공간이니 머.
      아이디 보니 나츠메 나나를 조아하는 모양인데,나츠메 나나는 만난 적 없지만,오자와 마리아는 인터뷰 한 적 있소. 죽는 줄 알았소. 참느라....-_-;;
    • 2009.04.01 23:24 신고 [Edit/Del]
      이 동네는 다들 엮이고 엮이는 동네로군요......
  9. 시스템의 문제이죠.. 수많은 분들이 이 블로그를 찾는것도 "쉽고 재밋기 때문"인데,
    음악을 파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도 시디 파는 행위가 "쉽고 돈벌기 편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모든건 "편리"함 때문인것같네요. 물론 이승환님이 계속 "뜨거운 글"을 쓰다고 해서
    음반파는 분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줄거라는건 아닙니다. :)
  10. 그림보다는 실사가 더 좋은
    (...)
    음악산업은 죽쓰는지는 몰라도 좋은음악은 쓰나미처럼 나오니...
  11. 음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센스있는 재치가 이 포스팅으로 종결되는 느낌이군요. 이렇게 완벽한 포스팅은 1988년 이후로 첨봅니다.
  12. 역시 짤방의 힘은 대단하군요.. ^^;
  13. 비밀댓글입니다
  14. 저런 게임 깔때마다 여동생한테 걸린다는;;
  15. 오늘 대전 강의가는 지라 KTX 탔는데 KTX잡지 특집이 블로거였거든...거기에 현실창조공간도 소개되었더라....얼...파워블로거!!
  16. 김선생
    역시 당할수가 없다니깐요..ㅎㅎㅎ
  17. 지나가다
    테이프,CD 등의 음반시장은 mp3로 인해 이전에 비해 규모가 적어졌겠지만, 벨소리, 컬러링 등 새로운 시장이 열려 전체 음악시장의 규모는 이전보다 더 커졌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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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캐스트와 앱스토어오픈캐스트와 앱스토어

Posted at 2008. 12. 5. 17:47 | Posted in 불법복제 통신부
저는 사회주의나 자본주의라는 말을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 사회주의이건, 자본주의이건 그 슬로건을 내거는 개개 국가의 제도를 살펴보면, 특히 그 맥락 속에서 살펴보면 도저히 같다고 부르기 힘든 제도들 투성이입니다. 제가 주목하는 것은 그 결과입니다. 이러한 제도를 통해 누가 힘을 얻고 누가 힘을 잃게 되는가? 또한 이런 결과는 윤리적으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이런 결과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자본주의, 사회주의 떠들어 봐야 그건 (흔히 발견할 수 있는) 극단적인 세력의 화려한 말잔치에 불과할 뿐이죠.

마찬가지로 저는 웹 2.0이라는 말 자체를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 안에 담겨 있는 정신이라는 참여, 공유, 개방이라는 3대 정신 역시 마찬가지고요. 저는 웹2.0을 질과 양이라는 두 측면에서 바라봅니다. 검색 기술의 비약적인 발달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기반에 상당한 양의 정보가 집적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란 거죠. mash-up은 이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최고의 질과 양을 가진 사업자와의 제휴만큼 소규모 서비스의 힘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테니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web 2.0?

최근 네이버 오픈캐스트 덕택에 웹이 뜨겁습니다. 마키디어님이 여기에 대해 훌륭하게 정리 및 주안점을 언급해 주셨네요. 그래봐야 구석탱이 블로고스피어 이야기이지만 변방의 축제도 축제이고 변방의 이슈도 이슈죠. 더군다나 네이버는 지상파, 이동통신사와 함께 이 나라를 주름잡고 있는 권력 집단 (이라고 쓰고 양아치라 읽습니다, 여기에 청와대 추가요!) 임을 생각하면 사실 작아야 할 이슈도 아니고요. 오픈캐스트에 대한 전체적인 평은 '조선일보 일촌이지만 이번 일은 잘 했다'라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이가 누구에게 힘을 주고 누구에게 힘을 앗아갈지를 생각하면 저는 여전히 이 서비스가 불러 올 변화에 회의적입니다.

egoing-2님은 포털을 경기장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 마디 덧붙이자면 개개의 포털은 한 스포츠 시장의 경영자입니다. 이들의 주요 역할은 자기 스포츠 시장에서 경기 내외의 룰을 변경시키는 것입니다. 경기 내에서는 파울 콜에 대한 변경을, 외에서는 구단간 수익분배제도의 조정 등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야구가 인기 끌면 축구가 죽듯 자기 스포츠 시장 뿐 아니라 타 스포츠 시장의 판도에도 영향을 주죠. 포털 역시 자사 내부의 관리와 겉으로 드러나는 웹페이지를 관리해야 하며 이들 경영은 포털간 점유율은 물론 전체 웹 서비스 점유율에 영향을 줍니다.

어쨌든 중요한 부분은 수 많은 팀(시장 참여자)이 모여 힘을 겨루는 각각의 스포츠 시장의 룰은 결국 포털이 결정한다는 점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큰 스포츠 시장(포털)의 경영자인 네이버는 그간 유지해 왔던 룰을 오픈캐스트라는 룰로 대체하는 것이죠. 여기서 과연 어떤 권력 변화가 생길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권력 변화의 대표적인 예

(별로 기대는 않지만) 그간 편집권을 포털에 통째로 내맡겨 왔던 언론사는 어찌 되었든 브랜드를 내세울 여지가 생깁니다. 개인 중 일부 역시 힘을 할당받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룰은? 여전히 네이버에 내맡겨져 있습니다. 일부 언론사만을 톱 페이지에 가능하도록 설정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오픈캐스트 하에서 개인이 만든 페이퍼나 블로그 포스팅을 등록할 수 있다 해도 이를 디폴트 페이지나 그에 준하는 급으로 밀어주는 것은 여전히 네이버 맘대로입니다. 즉 참여, 개방, 공유를 실현하건 말건 네이버 맘에 드는 이들이 힘을 얻고 그렇지 않은 이들은 상대적으로 힘을 잃는다는 점에서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 안에서 네이버의 힘은 여전히 건재할테고요. 오히려 사람들이 기존 매체에 질려가며 새로운 자극을 찾고 있음을 생각하면 현명한 선택이라 봅니다.

이게 무조건 잘못 되었냐면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소 엉뚱한 비유일 수 있지만 저는 오픈캐스트를 보고 애플의 앱스토어를 생각했습니다. 얼마 전까지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를 공개하지 않은 애플은 폐쇄적인 정책으로 자기 구미에 맞는 어플리케이션을 채택해 왔죠. 그러나 동시에 이는 매우 안정적인 질을 갖춘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네이버도 시작화페이지처럼 모든 것을 유저에게 맡기지 않고 오픈캐스트로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미디어를 선택한 후 유저들에게 적당한 공간을 제공함으로 윈윈을 꾀하리라 생각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약하면 네이버가 약간의 공간을 더 열고 유저에게 약간의 선택권을 주었음에도 결국 이에 대해 심판권은 네이버가 쥐고 있습니다. 결국 참여, 공유, 개방과는 거리가 있지만 저는 이런 추상적 단어의 나열로 왈가왈부할 거리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매우 폐쇄적인 서비스도 그 질에 있어서는 높을 수 있고 얼마든지 유저를 만족시켜 줄 수 있으니까요. 애플이 지닌 엄청난 브랜드 로얄티가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죠. 물론 네이버 유저들이 애플처럼 높은 브랜드 로얄티를 가지고 있지는 않겠지만.

네이버는 이번 변화를 통해 조금은 더 질을 높이고 유저를 만족시켜 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죽어도 기존에 쓰던 방식으로 쓰려는 분들은 디폴트 페이지만으로도 그럭저럭 만족스레 쓸 수 있고 나머지 분들은 좀 더 나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테니까요. 그러나 이게 어떤 큰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아마 기존 언론사 정도나 가질 것 같습니다. 이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어떤 시스템이냐에 앞서 변화 그 자체이니까요. 여전히 네이버는 네이버이지만 적어도 책임 소재는 회피한 셈입니다. 물론 단순히 판만 깔아주고 끝내지 않고 이 판 자체의 룰은 여전히 네이버의 손에 있지요.
  1. 녹색콘돔을 두고 C방새니 어쩌니 욕하면서도 결국엔 인정하는게
    먼저 총대차고 나가서 저지르는 일들을 보면 그래도 대가리 답다고 해야할까요?
    ex) 카페와 블로그의 폰트, 퍼스나콘 전격 무료화. 환급

    먼저 못했던 것들은 선발주자들의 장점을 끌어모아 야금야금 백화점식으로 다 흡수시키고
    ex)엠파스가 버린 지식거래소를 주워와 지식인으로 대박,
    블로그 시즌2를 시작하면서 스마트리포터, 자유도 높은 레이아웃제공

    그래서 보면 볼수록 샘숭을 닮은것 같아 마침내는 아니꼬와집니다.
    • 2008.12.06 13:41 신고 [Edit/Del]
      확실히 네이버를 보면 샘승틱합니다. 일을 벌여도 앞서 나가면서 벌이고 일종의 표준을 주도한다고나 할까요? 그에 비하면 SKT가 역시 양아치 넘버 원...
  2. 네이버가 먼저 총대를 매고 나가서 질른다니요...

    네이버가 먼저 총대 매고 앞장서서 뭘 선도했던 기억이 저게는 단 한껀!!! 도 없습니다.
    이번 오픈 캐스트를 구글이 앞서 했던 그것과 비교하는 블로거가 적은 것도 희안하고요...
    (사실 네이버 얘기는 같잖아서 안합니다.. 생각하기도 싫다고 할까요..)

    물론 몸집이 워낙 커서 한번 움직이면 시장의 패러다임을 지 이름값으로 바꿀수는 있죠..
    울며 겨자먹기로 시장이 따라가는 경우도 왕왕 있고..

    하지만 네이버는 기본적으로 이전에 얼추 완성된 기술이나 개념을 자기 딴으로 해석하여 자기 칼라를 입혀서 포장하고 자기가 관리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용하도록 강제하여 그 기술을 대세로 만드는데 도가 튼 기업입니다.

    물론 이게 나쁘다곤 할수 없지만...이로 인해 죽어나가는 수많은 중소기업들과 네이버 맘대로 성격을 규정하고 자기 칼라를 입혀버려서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고 끌려다니는 네티즌의 문제는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 마소가 욕먹는 이유를 생각하면 일정 부분 이해가 가실듯...
    • 2008.12.11 12:17 신고 [Edit/Del]
      사실 웹에서는 미투전략이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라 승자독식은 그저 피할 수 없는 듯이 보입니다. 네이버가 이에 대해 일말의 책임감도 가지지 않고 도전도 최대한 안정적으로만 취하고 있는 부분은 크게 아쉽지만요. 그러나 그런 안정적 라인이 결국 더 이상 네이버를 키우기 힘들게 만들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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