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에 해당되는 글 2건
SuJae님의 글 '사람답게 살고, 인터넷하고, 댓글 달자'을 보고 문득 생각이 들어서 사람들의 논쟁 단계를 한 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사실 넘쳐나는 사람들의 논쟁을 단계별로 분류함은 쉽지 않은 일이겠으나 제 경험에 의거해 볼 때는 대충 들어맞지 않을까 합니다. 제 나름대로 생각한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 정념(情念)의 단계
말 그대로 상대방의 논리를 받아들이기보다 자기 감정에 근거해서 이야기합니다. 물론 감정적인 부분도 서로간의 커뮤니케이션에 중요한 부분이겠으나 이가 우선해버리면 아예 경청이 불가능하기에 절대 좋은 결과를 낼 수 없습니다. 누구나 이가 잘못되었음은 알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2단계 : 변증(辨證)의 단계
상대방의 전체 논지를 바라보기보다 부분적인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물론 문제 지적은 언제나 유의미하지만 그것이 전체적인 맥락과 유리되어서는 비생산적일 뿐 아니라 논지 이탈마저 낳기 쉽습니다. 그리스에서 소크라테스를 좋아하지 않은 이유는 어차피 모든 주장은 일정의 오류를 포함할 수밖에 없는데 어떠한 대안을 낳으려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죠. 대개 지식과시욕이 강한 이들이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단계 : 투아(投我)의 단계
단순한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자기 의견을 내세웁니다. 언제나 그렇듯 비판은 쉽지만 작은 대안 제시는 물론 의견 개진조차도 쉽지 않습니다. 일단 이 단계에 이르르면 적어도 비생산적인 논쟁은 사라집니다. 내 의견과 상대방의 의견 중 무엇이 더 나은지를 상대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도 변증법이 더욱 효율적으로 이용되는 등 더 나은 대안을 찾아 나갈 수 있습니다.
4단계 : 수용(受容)의 단계
기본적으로 3단계와 비슷하지만 자기 의견 개진을 넘어 상대방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마음을 연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inuit님의 경청의 3단계에서 open to your mind가 이에 해당하지 않을까 합니다.
5단계 : 소쟁(消爭)의 단계
제가 생각하는 논쟁에서의 최고 단계로 '論爭'에서 '論'만 남으며 '爭' 자체를 무화시킵니다. '누구의 의견이 옳은가'에서 '주어'가 사라지며 오직 '올바름'만이 남습니다. 엄연히 論과 爭으로 구성된 개념에서 절반을 때어낸다는 게 모순처럼 보일지 모르겠으나 가능합니다. 물론 이러한 경험을 접할 기회는 많지 않겠으나 일단 한 번 누군가를 통해 경험하면 이후 논쟁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뀔만큼 마법과 같은 단계입니다.
말 그대로 상대방의 논리를 받아들이기보다 자기 감정에 근거해서 이야기합니다. 물론 감정적인 부분도 서로간의 커뮤니케이션에 중요한 부분이겠으나 이가 우선해버리면 아예 경청이 불가능하기에 절대 좋은 결과를 낼 수 없습니다. 누구나 이가 잘못되었음은 알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2단계 : 변증(辨證)의 단계
상대방의 전체 논지를 바라보기보다 부분적인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물론 문제 지적은 언제나 유의미하지만 그것이 전체적인 맥락과 유리되어서는 비생산적일 뿐 아니라 논지 이탈마저 낳기 쉽습니다. 그리스에서 소크라테스를 좋아하지 않은 이유는 어차피 모든 주장은 일정의 오류를 포함할 수밖에 없는데 어떠한 대안을 낳으려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죠. 대개 지식과시욕이 강한 이들이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단계 : 투아(投我)의 단계
단순한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자기 의견을 내세웁니다. 언제나 그렇듯 비판은 쉽지만 작은 대안 제시는 물론 의견 개진조차도 쉽지 않습니다. 일단 이 단계에 이르르면 적어도 비생산적인 논쟁은 사라집니다. 내 의견과 상대방의 의견 중 무엇이 더 나은지를 상대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도 변증법이 더욱 효율적으로 이용되는 등 더 나은 대안을 찾아 나갈 수 있습니다.
4단계 : 수용(受容)의 단계
기본적으로 3단계와 비슷하지만 자기 의견 개진을 넘어 상대방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마음을 연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inuit님의 경청의 3단계에서 open to your mind가 이에 해당하지 않을까 합니다.
5단계 : 소쟁(消爭)의 단계
제가 생각하는 논쟁에서의 최고 단계로 '論爭'에서 '論'만 남으며 '爭' 자체를 무화시킵니다. '누구의 의견이 옳은가'에서 '주어'가 사라지며 오직 '올바름'만이 남습니다. 엄연히 論과 爭으로 구성된 개념에서 절반을 때어낸다는 게 모순처럼 보일지 모르겠으나 가능합니다. 물론 이러한 경험을 접할 기회는 많지 않겠으나 일단 한 번 누군가를 통해 경험하면 이후 논쟁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뀔만큼 마법과 같은 단계입니다.
어느 단계든 분명한 점은 이들 단계간의 차이가 어떠한 '기술'이나 '능력'에 의겨하기보다는 오히려 '인격'과 '품성'에 의거한다는 점입니다. 2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경청과 감정 자제가 필요하고 3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저 높은 곳에서 바라보지 않고 자신을 걸고자 하는 예의가 있어야 합니다. 4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포용력과 상대 존중이 필요하며 마지막 5단계를 위해서는 양 쪽 모두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는 풍요의 심리는 물론 상대방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겸허함'이 있어야만 가능한 단계입니다.
사실 각 단계는 종이 한 장의 차이에 불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쉽게 글로 옮겨낼 수 있는 것이죠. 그러나 그 종이 한 장의 차이는 대단히 큽니다. 한 단계를 넘어설 때마다 자신을 둘러 싼 세계는 극적으로 변화하고 넓어질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은 어떤 단계에 서 있습니까?
결론 : 걍 술로 풀자논쟁의 최고수는 나경원,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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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윗사람의 질문30년 윗사람의 질문
Posted at 2007. 11. 6. 00:36 | Posted in 수령님 생활일지여러 사회활동을 하는 선배가 술집을 열어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보다 30년 위인 분과 엮여서 이야기를 하게 되더군요.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 분이 대뜸 저에게 물었습니다.
"그런데 자네 나이가 몇인가?"
"예, 스물여섯입니다."
그러자 그 분은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젊은 친구가 참 나이에 비해 깨어 있고 여러 문제에 관심도 많다고 느끼는 듯해 어깨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분이 뱉은 슬픈 한 마디...
"근데 너 이새끼, 왜 이렇게 삭았어?"
......
"아니, 이거 서른은 훌쩍 넘긴 줄 알았더니..."
......
"그런데 자네 나이가 몇인가?"
"예, 스물여섯입니다."
그러자 그 분은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젊은 친구가 참 나이에 비해 깨어 있고 여러 문제에 관심도 많다고 느끼는 듯해 어깨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분이 뱉은 슬픈 한 마디...
"근데 너 이새끼, 왜 이렇게 삭았어?"
......
"아니, 이거 서른은 훌쩍 넘긴 줄 알았더니..."
......
선배 술집만 아니었으면 제2의 버지니아 공대 사건 터질뻔 했음... 우와아아앙~~~~~~
교훈 : 남자는 능력이다... 외모가 중요할쏘냐?당장 지하철을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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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기다리시면 얼마 지나지 않아 동안으로 변할 겁니다....
(전 10대때는 노안 소리를 들었는데 현재는 동안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
전 뭐 대1부터 27이라고 사람들이 그랬어요~
; 지금 와서는 그러고는 또 제 나이대로 볼 건 뭐랍니까...
; (기뻐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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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려보이는게 외모 빼고도 하는 행동과 말하는 내용을 보면 아직 어리게 느껴지나 봅니다. 저도 이승환님을 본받고 싶습니다. 진정한 26살이 되고 싶어요. (몇달뒤면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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뵙진 못했지만서도 승환님의 필력에 저도 30대 이신줄 알았답니다;;
본인도 26살인디 승환님의 외모가 미치도록 궁금해 지는군요.. ( *0*)/ -
상대에 따라서 단계가 바뀌니 1단계도 5단계도 될 수 있겠네요. 아리따운 여성분에게 대하는 것과 극렬마초(마초를 비하하는게 아닙니다.), 꼴통페미(역시 페미니스트를 비하해 하는 말이 아닙니다. 꼴통페미는 따로 존재합니다.)와 대화를 나눌때 논쟁의 정도가 달라질 뿐더러 상대에 따라 감정개입의 정도도 달라지니 분명 단계는 오르내리락하겠죠..
역시 이런 글 보면 너무 재밌습니다. 이 맛에 승환님 블로그 들어옵니다.ㅋㅋ
rss로만 구독하는 유령블로거가 댓글을 남기게 할 정도로 인상적이네요.
중국에 계셔서 그런지 한자글도 많은 것도 같구.. ^-^
근데 저도 아리따운 여성과 대화할때는 급 5단계화 얍삽함을 보입니다.
나의 의견을 주장하기보다는 다른 이의 의견을 수용하고 이를 통해 또 다른 자아를 생성하는 단계. 언듯보기에는 매우 이상적인 모습 같으나, 끊임없는 논쟁꺼리를 만들면서도 싸우지 아니하고, 밤새 키보드를 두드리는 절대 폐인의 단계.
내가 없고 너도 없으니 아무런 이익이 없고, 다만 헛된 지식으로 밥 굶기 딱 좋은 단계입니다.
이 단계는 이승환님의 5단계 어느 사이에도 존재하지 아니합니다.
수령님의 흥미로운 글 항상 재밌게 읽고 있슴니다. 이상 유령구독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