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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지수 높여서 뭐하나?국제화지수 높여서 뭐하나?

Posted at 2007. 11. 23. 00:03 | Posted in 사교육산실 교육부
요즘 대학들이 다들 국제화지수 높이는 데 난리입니다. 뭔 소리냐면 대학들이 무자게 신경쓰는 중앙일보 대학평가 중 국제화부문이 있거든요. 이거를 높이려고 아둥바둥이라는 거죠. 이 국제화지수가 뭔가 하면...

국제화 부문 평가는 외국인 교수 비율, 유학생.교환학생 비율, 영어강좌 비율 등 국제화 지수를 측정함으로써 대학의 국제화 노력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링크)

그리고 이 국제화 비중은 중앙일보 대학 평가 총점 400점중 70점을 차지하는 것으로 무진장 높습니다.

지난해까지 총 5개 부문 52개 지표를 사용했으나 올해는 총 4개 부문 38개 지표(가중치 400점)로 지표 숫자를 줄였다. 평가 부문은 ▶교육여건 및 재정(100점) ▶국제화(70점) ▶교수 연구(120점) ▶평판.사회진출도(110점)다. 지난해까지 평가지표였던 개선도 부문은 올해 폐지했다. 개선도 부문 지표들은 교육여건.재정 부문, 교수연구 부문의 일부 지표를 중복 평가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는 대학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링크 : 상동)

물론 대학평가는 중앙일보의 것뿐 아니라 세계 유수 언론에서도 실시하지고 여기에도 많은 대학들이 신경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중앙일보 대학 평가와 달리 이들 평가에서 국제화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일 유명한 게 더 타임스와 상해교통대학의 것인데 상하이교통대학에서는 아예 무시하고 더 타임즈의 경우 외국인 학생과 교수에만 10%를 할애합니다. 한 번 이들의 기준을 비교해 보도록 하죠. 아, 역시 조선일보가 언제나 좋은 정보를 많이 줍니다. 특히 요즘 WEEKLY 수준은 그야말로 극강이고요. 다들 구독신청하세요.

상하이교통대학 평가의 경우 ▲노벨상과 필즈상(Fields Medal, 수학의 노벨상이라고도 함)을 수상한 동문 수(10%) ▲노벨상과 필즈상을 수상한 교수진 수(20%) ▲생명과학·의학, 물리학·공학·사회과학에서 자주 인용되는 우수 연구자의 수(20%)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 수(20%) ▲미국 과학정보연구소가 인정한 학술지에 실리는 과학기술 논문 편수인 SCI논문 수(20%) ▲위 5가지 평가기준을 각각 교수진 수로 나눈 점수의 합계(10%) 등 6개가 기준이다.

200개 대학 순위를 매긴 더 타임스의 평가는 ▲각국의 1300여명 학자들이 매긴 동료평가(Peer Review, 50%) ▲교수 1인당 논문인용 수를 토대로 한 연구 영향도(20%) ▲교수 대 학생 비율(20%) ▲외국인 학생비율(5%) ▲외국인 교수비율(5%) 등 5개 지표를 사용했다. (
링크)

대충 이들을 살펴보면 국제화 지수를 대학에서 올리고자 하는 이유는 둘로 볼 수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학교의 역량을 키우고 외부적으로는 평가를 높이겠다는 거죠.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가 정말 학교 역량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지 의문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꽤나 준비하지 않은 채로 무작정 도입한다면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봅니다. 먼저 가장 문제가 많은 영어강좌 이야기입니다. 고려대는 이들 수치 올리기에 가장 혈안이 된 대학교인데 학생들 반응이 마냥 좋지는 않습니다.

지난 3월 고려대 학보인 고대신문이 재학생 375명을 대상으로 영어강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56%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불만족의 이유로 ‘영어수준이 너무 높아 이해하기 힘들어서’가 42.5%였다. (링크)

고려대를 따라간 타 대학들도 다를 바 없습니다. 문제가 너무 많은데 정리하자면

1)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2) 교수들은 영어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고려해야 하니 상대적으로 기준을 낮게 잡을 수밖에 없고
3) 심지어 한국 교수들의 영어도 한계가 있고
4) 반대로 외국 교수들은 한국어의 한계로 유연성이 떨어지고
5) 마지막으로 오랜 연구를 거쳐 나온 게 아니기에 이미 짜여진 교육 커리큘럼에 제대로 녹아들어가지도 못하고...
 
등등입니다.
5throck님이 예전에 포스팅한 '국내 MBA과정에서 영어강의가 반드시 필요한가'는 이런 문제를 잘 보여줍니다. 비록 학부와 MBA라는 차이는 있겠지만 MBA에서도 이런 문제가 제기될 정도라면 학부에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예전에 장하준 교수 역시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고요.

8 X 8 = 64 : 이 말은 강의를 하시는 분이 원래 모국어로 하시는 분의 80% 수준으로, 수업을 참관하는 학생의 영어수준이 80%인 경우 전체 강의내용을 60%밖에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잘 하시는 분들이 있으니 9 X 9 = 81%라고 하는 분도 있겠지만 그래도 80% 정도의 수준밖에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링크)

그(장하준)는 이어 영어 교육 열풍을 언급하면서 “세계화시대에 영어 잘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온 국민이 영어 한다고 매달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처럼 우수한 통역·번역사를 양성하고, 다른 사람들은 영어보다는 자신의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하는 방식의 분업(分業)이 국가 차원에서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 역시 영어 공부할 시간에 전공 공부에 보다 주력했던 것이 세계에서 인정받게 된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링크)

굳이 말도 제대로 알아먹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원어 수업을 강제하는 것은 마치 기초도 없는 선수를 링으로 몰아넣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원어 수업이 필요한 경우는 있겠지만 적어도 그에 대한 대비를 확실히 하고서 수업을 듣게 해야지, 일단 경쟁시키면 된다는 생각은 너무 낙관적입니다. 중국의 경우에는 외국어 수업 비율이 꽤 높은 편이지만 한국과 달리 실용영어 위주입니다. 1학년 같은 경우는 일주일에 6시간 이상 학교에서 실용영어 수업을 들어야 해요. 중국 대학 커리큘럼은 한국에 비해 분명 뒤떨어지지만 적어도 주먹구구식으로 도입하지 않는 것이죠. 한국은 이와 반대로 학교 영어수업은 토익 위주로 바꾸면서 정작 일반 수업은 원어 위주로 돌리려 하니 참으로 모순된 태도로 보입니다.

유학생, 교환학생 비율 역시 그리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듯한데...

한양대 이기정 국제어학원장은 "유학생이 한 명 들어오면 우리 학생이 15명 해외로 나가는 국제화 효과가 있다"며 외국 학생 유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링크)

사실 유학생이 많다고 나쁠 것은 없겠지만 유학생도 좀 엄밀히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는 어학연수를 받기 위해 온 학생이고 하나는 아예 한국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듣는 외국인입니다. 이 중 전자가 그렇게 국제화에 큰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이들 외국 유학생이 한국 학생들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라고는 고작 언어교환을 하는 정도에요. 물론 외국인과 친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단순 회화능력 향상을 벗어날 수 없다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큰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후자인 한국 학교에 등록한 유학생들은 좀 다르겠지만 그래도 위 말은 오버입니다. 제가 다니는 학교에 이런 학생들 넘쳐나는데 어차피 한국 대학 교육 커리큘럼 자체가 활발한 토론이나 세미나가 아닌 강의 위주이기 때문에 외국 학생들과 의견 교류는 없다고 보면 되거든요.

외국인 교수도 마찬가지에요. 데리고 온다고 다가 아니고 공동 연구 등의 프로젝트를 활발히 기획해야 합니다. 아니면 학문 선진국도 아닌 한국에서 얘네들이 뭐하려 하겠어요, 안식년 편히 보내고 가려고 하지. 학생들에 대한 수업도 마찬가지로 꼭 외국인 교수가 필요한 수업을 제공해야 합니다. 굳이 외국인이 맡을 필요도 없는 일반 언어 수업을 외국인 교수에게 맡기는 것은 자원낭비 입니다. 이보다 자국민만이 제공할 수 있는 교과를 교수 특성에 맞춰 제공하는 쪽, 그것도 애로사항을 반영할 수 있도록 피드백이 충분하도록 세미나식 수업을 진행하는 쪽이 훨씬 효율성이 높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개 원어민의 수업은 그냥 자국에서 하던 내용을 그대로 읊거나 아예 한국인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어학 수업을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무조건적으로 이러한 국제화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처럼 수치에 얽매인 대학 국제화는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습니다. 저는 대학의 국제화 개념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 좀 많고 학생들이 외국어 좀 잘 한다고 국제화가 아닙니다. 세계가 어떠한 환경에 놓여 있고 그들의 변화가 우리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알 수 있고 대비할 수 있는 게 진정한 국제화일 것입니다. 환율이 왔다갔다 할 적 외국 주식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고 외교적 멘트의 진의를 깨닫지 못하면서 인삿말을 주고 받는 게 어떤 의미가 있겠습니까? 이제 이런 외형적 수치에 얽매이지 말고 제발 내실에 충실했으면 좋겠군요.
  1. 제 글을 트랙백을 거셔서 저도 걸려고 하니 잘되지 않네요... 부족한 글을 인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7.11.25 11:35 [Edit/Del]
      헉, 글의 허접함이 알아서 거부하나 봅니다 -_-a
      이상하게 제 블로그는 트랙백이 잘 안 먹네요, 티스토리로 얼른 가든지 해야지...
  2. paris33
    영어잘하는 국제화보다 진정한 국제화가 어떤것인지 바로 알아야한다는 님의 글에 적극 동감하며 현실에 꼭 필요한 지적입니다 {"세계가 어떠한 환경에 놓여있고 그들의 변화가 우리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알 수 있고 대비할 수있는 게 진정..." }
    우리가 외국인처럼 키는 크지 않더라도 충분히 성숙한 국민은 될수 있는데요 숙고하며 판단하고 판단하며 책임을 아는...
  3. 낙타
    정말 공감,,완전 공감,,국제화된 마인드도 없이..인사만 할 줄아는 그런 인재는 필요없지요..
    일단 나부터 국제화된 마인드를 가져야할텐데 ㅡ.ㅡ;;;;
  4. 한국말로 하는 전공수업을 들어도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 있는데..영어로 하면 정말 뷁이죠.
    그나저나 중앙일보는 정말 좋은 정보를 제공해주네요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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