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한 한국의 월드컵 프레젠테이션개망한 한국의 월드컵 프레젠테이션

Posted at 2010. 12. 3. 19:23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솔직히 프레젠테이션이 결정적 영향을 줬을 리가(...) 이미 뽑을 놈 다 결정해둔 상태였겠지. 비등한 상태였다면 어느 정도 의외의 요소로 작용했을 수는 있겠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보는 게... 그럼에도 언론 보도를 따르면 한국의 프레젠테이션은 한심한 수준이라는 생각이다. 전체 프레젠테이션은 여기서 볼 수 있다.

동양의 강점 중 하나가 스토리텔링이라 생각한다. 일반인의 입장에서 동양고전과 서양고전을 비교해보면 서양고전이 훨씬 읽기 까다로운 경우가 많다. 이것이 깊이의 차이일까? 내 생각에는 그렇지 않다. 知와 실천을 뚜렷하게 구분짓지 않은 동양철학과 상대적으로 그 둘의 구분을 꾀한 서양철학의 차이에서부터 독해의 난이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동양은 서양에 비해 이론적으로 늘어놓지 않고 이야기(story)와 서술·묘사(narrative)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경향이 강하다.


성경 역시 그러하다. 이야기가 곁들여지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흥하기 힘들었을 듯.


그런데 이번 프레젠테이션은 당최 이런 전통적 강점을 몽땅 갖다버리는 일이라 생각한다. 우선 내세운 메시지부터가 영 에러다.

뭔가 좀 대충 쓰여졌지만 여하튼... 출처는 여기


하나의 스토리에는 하나의 메시지만 담아야 한다. 만약 더 많은 메시지를 담으려면 메시지에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스토리는 불분명해지고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 <스토리텔링의 기술, 클라우스 포그 외>

이는 그만큼 핵심 메시지가 중요함을 의미한다. 미국은'상업적 성공'을, 일본은 '기술적 우위'를 내세웠다. 호주와 카타르는 '최초의 오세아니아 주 개최'와 '최초의 중동 개최'를 이야기했다. 이는 모두 '월드컵 개최의 이유'와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은 무려 '남북평화'를 내세웠다. 

그렇게 중요한 핵심포인트이건만...

결과는......


지난 2002년 월드컵은 한일간의 역사로 인해 이를 이야기할 수 있을지 몰라도 2022 월드컵이 '남북평화'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비교적 남북관계가 양호했던 2002년 월드컵 기간에 연평해전이 일어났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프레젠테이션 자체도 심히 에러스럽다. 내용이 별로 없음 재미라도 있어야 하는데... 

스토리는 오락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영화, 책, TV를 생각해 보라. 아이들이 옛날 이야기를 해 달라고 할 때 아이들은 즐거움과 오락을 원하는 것이지, 가르침을 바라는 게 아니다. <스틱, 칩 히스 외>


정몽준 어린시절 사진공개? 감성 어필? 출처는 여기


내일의 주역 말인가?


청소년 교통카드 대첩말인가?


아니면 정몽준 리즈시절?


정답은 여기에... 간만에 중학교 영어듣기 평가 수준의 영어를 들었다...


아... 안쓰러워서 마음이 아파와... 손발이 오글거려...


당최 뭘 노리는 건지 알 길이 없다. 정몽준 어린 시절이 대체 왜 튀어나오는 건지... 멀쩡한 이야기를 넣어도 모자랄 판에 어이없는 군더더기를 넣다니. 위 표에서 알 수 있듯 일본은 '8세 소녀 등장, 6천 명의 세계 어린이 초청'을, 호주는 '캥거루 애니메이션, 헐리우드 감독들이 만든 블록버스터 영상'을, 카타르는 '왕비까지 나서 감성 어필, 이스라엘과 카타르 소년의 동시 인터뷰로 중동평화 강조'할 때 '정몽준 어린 시절 사진 공개, 감성 어필'이라니... 나름 유머라고 한 것 같기도 한데 저 스산한 웃음소리는 잊기 힘들 듯하다.

사실 박지성의 프레젠테이션도 언론이야 완벽한 영어로 감동적 메시지... 라고 떠들지만 박지성은 한국에서나 레전드지, 외국에서는 그냥 one of them이다. 슈퍼스타이거나, 아시아 최초 등의 수식어를 달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 개발도상국에서 저런 이야기가 나왔으면 나름 감동도 있었겠지만 이미 한국은 어쨌든 남들이 볼 때는 선진국(...) 하지만 이런 메시지도 정몽준 앞에 무너짐(...) 

한 줄 요약하자면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그 핵심인 메시지와 풀어나갈 스토리도 없고... 


정몽준님, 그러니까 저 좀 어여삐 여기셔서 수행비서 시켜주세요.

  1. ㅋㅋ 남북통일이라니, 참 뜬금없죠잉~! 차라리, 떨어질지언정, 북진통일이나 외쳤다면 남조선 할배들의 심기나 후련했으련만.
    근데 떨어진 게 다행 아닌가효? 2002년 꼴 또 어케 봐용, 배 아파서. ㅡ,.ㅡ;;
    • 2010.12.03 19:41 신고 [Edit/Del]
      저도 떨어진 게 다행이라 생각... 안 그러면 다음 대선이...;;;
    • 글쎄요.....
      2010.12.03 22:29 [Edit/Del]
      배 아프다라.....
      님이 그렇게 열정적일 수 있었던 촛불시위도
      2002 월드컵의 거리 응원의 유산이 아닌가요?

      그전까지만 해도 광장 하면 화영병, 최루탄, 강제진압,
      곤봉 등이 연상될 뿐이었죠...

      얼마나 한국 축구에 억하심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한국 축구는 진보쪽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봅니다.. 북한과도 축구를 통한 교류와
      긴장완화도 많았고 50년동안 진보를 괴롭혔던
      레드 컴플렉스도 2002 월드컵의 비더레즈(빨갱이가 되자) 셔츠 하나로 완전히 날라가버렸으니까 말이죠..
      지금 누구 빨갱이니 뭐니 하면 비웃음거리밖에 더 되나요?
      이걸 2002년 이전과 이후로 나눠서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 아,
      2010.12.03 22:35 [Edit/Del]
      프리젠테이션이 병맛이었음은 저도 인정합니다..

      다만 남북평화에 기여한다는 컨셉은 괜찮았다고 보는데요..

      피파는 돈을 최우선시 여기지만 그 포장을 위한 명분 역시
      가볍게 보는 집단은 아닙니다..
      남북 긴장이 고조되는 한반도에서 축구가 평화에 기여하게 된다는게 얼마나 좋은 명분이 됩니까..
      다만 2002년 이후 20년밖에 안됐기 때문에 어차피 안될 일이긴 했어요..
      맥시코가 유일하게 20년만에 다시 월드컵을 치뤘는데 이는
      당시 월드컵 개최 예정국이었던 콜롬비아가 갑자기 개최를 포기했다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기 때문이죠...
    • 2010.12.04 00:54 신고 [Edit/Del]
      글쎄요 /
      전 배 아프다고 안 했어요(...) 참고로 촛불시위에 별로 열정적이지도(...)
      솔직히 촛불의 유산이 뭔지는 좀 더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노무현이 뽑히고 말고는 별로 중요하다 생각을 안 하고, 촛불의 가치는 사람들이 그렇게 모였다기보다 현재의 한계지점을 이야기한 것 같아요.

      근데 지금 누구 빨갱이니 해도 비웃음거리 됩니다. 더러운 세상이죠.

      아, /
      평화에 기여하는 컨셉이 괜찮음은 정말 기여할 때나 가능한 일입니다. 그 근거가 제대로 서지도 않았고 실제로도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야죠. 북한과 공동개최라도 하지 않는 한.
    • 2010.12.04 15:08 [Edit/Del]
      블로그 주인장한테 한 말이 아니고 그 위의 분한테
      한 말인데요.. ㅡ.,ㅡ;;;
      글구 글쎄요와 아는 다 제가 쓴 리플입니다.....
  2. 마오
    정몽준의 대선에 대한 꿈이 한방에 아작이 난 듯 해 난 기분이 좋아~~~ ㅋㅋ 예전에 피스컵보러 상암에 갔다가 어떤 얼빠진 언니가 정몽준한테 "다음 대선에 또 나오세요~~"라고 외치자 얼빠진 미소를 보여주던 모습이 아련하다는...
  3. 한 줄 요약: 총체적 병신짓(...)
  4. ㄹㄷㅈ
    이번에는 실질적인 프레젠테이션을 했습니다
    ->남북평화;;; 쉬어빠진 떡밥을 던지니 될리가...
    저는 뉴스보고 카타르 붙을 거 같던데 ㅋㅋ 한국뉴스에서 '카타르는 더위문제 해결을 제시한 현실적인 ppt를 하였고 그리고 한국은 시망입니다! 시망했습니다!'
  5. 이 개같은 것들 또 돈들여서 국제망신시키고 왔구나아~~
  6. 저는 besunny 자봉 공모전에 현대차 공모전도 대학다닐적에 줄기차게 했지만, 그래도 sk랑 현대 깐다능. 몽준이 까자..ㄲㄲㄲㄲ

    유튜브에 올라온 월드컵 비드 영상을 봤는데, 한국영상은 뭔가 참신하지도 않을뿐더러, 영어로 소개를 하는데.. 댓글엔 그걸 문제 삼는부분도 있고... 여하튼 별로였어요. 남북화합강조는 연평도 보온병으로 개망.;;

    수행비서는 같이좀.. 굽신
  7. 수행비서는 같이 좀.. 굽신굽신.. 제가 말하기는 몰라도 듣기 능력은 꽤 된다능... 헤헤

    는 훼이크고 한국은 어찌됐건 일본이 떨어져서 기분이 좋습니다

    일본이 붙었으면 배아파서 어떻게..ㅋㅋㅋㅋ
  8. Lancer
    일평생 경쟁 같은거 안해본 사람들에게 갑자기 세계 무대에서 저런 수준의 경쟁을 시키니 제 정신을 차릴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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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인터뷰어떤 인터뷰

Posted at 2009. 4. 9. 13:47 | Posted in 예산낭비 문화부
얼마 전 극찬한 유정식님의 글 '내가 싫어하는 9가지 유형의 책' 중 일부이다.

3. 인터뷰나 토론 내용을 모은 책

어떤 주제에 대해 인터뷰했거나 두 명 이상의 화자가 나와 토론을 벌인 내용을 책으로 기록해서 내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나는 페이지를 펼쳐보고 그런 구성임을 발견하면 흥미가 싹 가시면서 책을 내려놓게 된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런 책은 오랜 시간을 공들여 쓴 게 아니라, 숙성되지 않은 생각을 단시간에 쏟아부은 것 같아서이다. 촘스키 책 중 이런 책이 몇 권 있는데 별로 달갑지 않다.

충분히 동의하는 내용이다. 이 내용을 다시금 언급하는 것은 언젠가부터 신문이건 블로그건 인터뷰 기사가 늘어나는데 난 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인터뷰는 힘이 세다. 

인터뷰는 근본적으로 구어체이기에 아무래도 좀 더 부담없고 쉽게 느껴지며 화자의 인격마저 느껴져 스토리텔링으로서의 힘도 가진다. 

그럼에도 나는 대부분의 인터뷰 기사를 긍정적으로 여기지 않는다. 대부분의 인터뷰들이 화자의 입을 빌려 인터뷰어가 하고픈 이야기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즉 화자는 인터뷰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힘을 더해주기 위해 선별된 이에 불과하다. 일반 기사가 '편집'이라는 하드한 힘을 통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는 느낌을 버리는 동시에,자기 생각이 아니라는 적당한 공정성마저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인터뷰어의 계획대로다. 무릎팍 도사가 애널서킹이라는 의도를 가지고 있듯.

외부 기고 칼럼은 최소한 '본지의 논지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라는 말을 꼭 남긴다. 그러나 인터뷰는 그냥 조용히 막을 내린다. 모든 미디어는 그 존재 자체로 권력이지만 유독 많은 인터뷰어들은 그것을 잊거나, 혹은 잊은 척 하거나 하는 것 같다. 

끝으로 좋은 인터뷰의 예시를 첨부한다
  1. 마지막 사진 2pac 아닌가요?

    오.. 떨립니다만
  2. 기사쓸 때 가장 편한 게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 라고 합니다' 인터뷰 인용이지요 ㅋㅋ
  3. 간만에 진지한 코멘트를 달라고 했는데...길어질 거 같으니 새롭게 포스트를 세우는 방향으로.
  4. 민트
    랄랄라~ 천년 묵은 짤방..
  5. 인터뷰에 대해선 저랑은 정반대 관점이네요. : )
    좌빨 바통도 아직 받지 못했지만, 이건 꼭 쓰고 싶네요. ㅎㅎ
  6. 뭐라뭐라 카더라..
  7. 비밀댓글입니다
  8. 후ㄷㄷ
    무릎팍 도사의 새로운 의도를 알았어요...
    애널써킹 이였다니 후 ㄷㄷ 하군요 ..
  9. 잘 읽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인터뷰로 만든 책이 인터뷰이보다는 인터뷰어의 작품이라는 느낌이 강해서 아마도 집어들지 않게 되나 봅니다. ^^
  10.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입니다. 항상 무릎팍 도사를 보면 유명인의 숨겨진 모습을 보여준다는 목적으로 방송하기에 긍정적으로만 평가했는데, 사실 말하자 하는 것만 골라 말하자면 인터뷰가 아닌, 자기 홍보의 수단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광고일 수도 있겠네요. 애널서킹, 한 번 생각해볼만한 단어인 것 같습니다.

    포스트는 (http://minoci.net/818) 이 링크를 따라왔습니다. 최보식 기자의 이외수 작가 인터뷰를 보고 작가 검색을 해봤는데 제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생각하시는 분이 계셔서 글을 읽게 되었네요. 다양한 방면으로 인터뷰의 목적에 접근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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