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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의 이기는 축구와 스포츠의 진화히딩크의 이기는 축구와 스포츠의 진화

Posted at 2008. 6. 28. 15:54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또 다시 jean님의 글을 트랙백합니다. jean님의 주장을 요약하면 '히딩크 축구 = 이기는 축구'이며 이가 전파 될 경우 승리한 팀의 팬 외에 축구 자체의 즐거움을 기대하는 팬들은 되려 경기장을 떠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한 가지 전제가 필요한데 먼저 '히딩크 축구'가 '축구 자체의 즐거움을 해치는 재미 없는 축구'라는 전제가 깔려 있죠. 또 하나 추가하자면 그것을 이기기 힘들다는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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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축구를 잘 모릅니다. 히딩크 감독 스타일도 마찬가지고요. 정확히 말하면 골이 얼마 안 터지는 게 답답해서 축구를 잘 보지 않는 편이죠. 그러나 만약 히딩크 축구가 재미는 없지만 승리를 얻는 하나의 정석이라는 jean님의 주장을 받아들인다 해도 별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이제껏 이런 일들은 축구 외의 스포츠에서 많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마다 그 문제는 해결되어 왔습니다.

우리는 마이클 조던을 가장 위대한 농구 선수로 기억하지만 사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괴물 윌튼 채임벌린이 그 뒤에 있습니다. 그는 시즌 평균 50득점 20리바운드를 기록했으며 한 경기 100득점을 기록했습니다. 그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가드의 스피드를 가진 최장신 센터였으니까요. 그러나 그의 영향력은 점점 약해졌는데 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룰 개정이었습니다. 그를 막기 위해 페인트 존이 확장되었습니다. 자유투도 제자리에서 던져야만 했습니다. 점프력과 신장을 이용해 레이업으로 넣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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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농구에서 빅맨의 활약은 여전했습니다. 빅맨 중심의 게임은 아무래도 화려함이 떨어지고 보는 이로 하여금 지루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자 핸드체킹룰이 탄생했고 이후에는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페넌트레이션 위주의 가드/포워드들의 가치가 올라가게 되었죠. 그렇다고 무조건 드리블만 중시한 것은 아니고 부정수비 룰 개정을 통한 지역방어의 도입으로 슈터들의 가치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룰 개정을 통해 더욱 재미있는 게임을 이끌어 낸 것이죠.

야구는 특정 선수의 영향으로 룰이 개정되는 일은 적은 편입니다. 그러나 역시 리그의 재미를 위해 다양한 조정이 들어갑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스트라이크 존과 마운드의 높이입니다. 이를 통해 투수와 타자간의 유불리를 조정함으로 지나친 타고투저, 혹은 투고타저를 막는 것이죠. 지금도 종종 행해지는 스트라이크 존 변화는 비교적 그 변화 폭이 작은데 이는 현재 스트라이크 존에 그만큼 긴 역사가 누적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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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투수와 타자간의 유불리 관계를 조정함은 단순히 한 쪽으로 치우침을 막음 외에도 경기 시간 조정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너무 길면 사람들은 지루해 하고 짧으면 야구의 다양한 전술을 맛볼 수 없습니다. 때문에 투수 인터벌이나 공수교대 등에도 다양한 제한이 들어가 있죠.

물론 야구는 농구에 비해 전술이 중요한 종목이기에 종종 '이기는 야구'가 문제시되기도 합니다. LG 김재박 감독과 SK 김성근 감독이 바로 '이기는 야구'로 이야기되고 있죠. 그러나 이는 기본적으로 과대평가가 깃들어 있다고 봅니다.

김재박 감독이 현재 맡고 있는 LG의 성적은 최하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어떠한 특정 전술이 무조건적으로 통용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죠. 김성근 감독 역시 '하위권 조련사'라는 별칭을 가졌지만 SK 우승 이전에는 단 한 번의 우승 이력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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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저 역시 이들 감독이 한국 역사에 남을 명장임은 인정하지만 그것은 팀과 전술이 조화를 이룰 뿐 아니라 선수들의 수준까지 받쳐줄 때 가능한 일입니다. 물론 잦은 투수 교체 등은 지양되어야한다는 의견에 저 역시 동의하지만 이 역시 룰 개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축구 역시 상당한 룰 개정을 통해 각종 전술에 대응해 왔습니다. 초기 축구는 4-3-3, 4-4-2, 3-4-3 등이 아닌 7~8명의 선수가 공격을 하는 극단적 포메이션이었습니다. 당연히 점수도 지금과는 비교도 될 수 없을만큼 많이 나왔죠. 때로는 핸드볼 스코어도 나왔다고 하니까요.

현재 자주 문제시되는 오프사이드 역시 그 탄생은 일렀지만 변화는 잦았습니다. 오프 사이드 룰의 변화를 통해 공격 축구와 수비 축구간의 균형을 잡고자 했죠. 이 밖에도 잦은 룰을 따지면 끝도 없을 것입니다. 옐로우 카드, 레드 카드도 처음부터 있지 않았으며 그 강도도 변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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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종목 뿐만이 아닙니다. 김연아로 잠깐 떴던 피겨의 룰 개정, 여자 배구에서의 백 어택 2점 부여, 최근은 2:2까지 시범 도입하는 태권도의 다양한 룰 개정 모두 재미를 추구합니다. 심지어 야구에서는 연장전이 길어지지 않도록 두 명의 주자를 미리 내보내는 연장촉진룰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히딩크 축구가 정말 '이기는 축구'라면 모두들 그 방법을 취할 것이고 그건 또 다른 축구의 발전을 낳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해법이 없고 재미없는 축구'라고 해도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리그는 그것을 취할 수 없는, 혹은 약화시키는 새로운 룰을 낳을테니까요. 때문에 저는 히딩크의 축구가 축구계에 별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든 서비스는 생존을 위해 진화합니다. 소비자에게 더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 말이죠. 이발소는 미장원으로 변하고 싸이월드는 단순한 일촌 중심 서비스에 머무르려하지 않습니다. 스포츠 역시 하나의 서비스입니다. 그들은 고객을 이탈시키는 단순한 게임과 전력 극단화를 피하려 갖은 수단을 통해 변화합니다.

물론 진화가 생태계의 섭리이듯이 끝내 환경 변화에 적합한 진화에 실패한다면 도태됨 역시 자연의 섭리입니다. 그러나 저는 긴 역사를 통해 세계적인 스포츠로 등극한 축구가 그리 쉽게 무너지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스포츠는 장기간 형성된 팬맨십과 로열티로 생존하지, 경기 내용 자체로 생존하는 게 아니니까요.

  1. 늘 팬을 잡기 위해 룰을 계정하곤 하죠. 프로스포츠에서는.
    덕분에 기존에 우위를 점했던 플레이어들이 많이 그 영향력이 줄어들기도 했는데.
    히딩크의 이기는 축구가 확산된다면 그에 또 걸맞는 룰개정도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드네요. ^^;
  2. 민트
    운동이야기에 읽지도 않고 스크롤을 끝까지 내리고 말았습니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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